올 설 연휴에도 '라떼워킹맘'이 재미있게 정주행 할만한 콘텐츠를 잔뜩 안고 돌아왔어. 올 연휴는 5일이 아니라 4일이잖아. 짧아진 연휴라 그런지 집에서 맛있는 것 먹으면서 OTT를 보겠다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더라고. 그래서 이번에 '같이보소'는 더욱 심혈을 기울여봤지.

최근 드라마 트렌드를 보면 회귀물이 큰 사랑을 받고 있는 것 같아. 주제가 어떻든 과거로 돌아가 새로운 인생을 살아보는 이야기들이 많이 나오고 있지. 얼마 전 '이제 곧 죽습니다'를 리뷰한 적이 있는데 알고 보니 '라떼워킹맘'은 회귀물을 좋아하더라고. 인생 드라마 베스트3에 회귀물이 꽤 많은거야. 

이번 연휴 때는 회귀물을 정주행해 보는 것은 어떨까? 회귀물이라도 같은 내용은 하나도 없다는 것! 취향대로 골라보면 될 것 같아.

라떼워킹맘의 인생 드라마, 고백부부

처음에는 제목 때문인지 보고 싶다는 생각이 안들었어. 그저 그런 로맨스물이라고 생각했거든. 우연히 채널을 돌리다가 장기용의 제복 입은 모습을 보고 홀딱 반해서 시청하게 됐다는 다소 부끄러운 비밀이 있는 드라마지.

2017년에 나온 작품인데 주인공은 장나라와 손호준이야. 요즘 '내 남편과 결혼해줘'로 큰 인기를 누리고 있는 이이경도 나오고. 무엇보다도 '이재 곧 죽습니다'에서 최이재 어머니로 등장해 우리의 심금을 울렸던 만인의 어머니 김미경님이 여기에서도 장나라 어머니로 등장해 우리의 심금을 울려.

육아와 직장일에 찌들어 서로 얼마나 사랑했는지 잊고 살았던 두 부부가 과거로 회귀하면서 벌어지는 다양한 이야기를 보여주는 드라마인데, 작가가 천재라는 생각이 들었어. 코믹과 감동이 적절하게 잘 섞여 있거든.

'라떼워킹맘'도 아이를 키우는 주부다보니, 눈물 콧물 다 흘려가면서 이 드라마를 봤던 기억이 나. 특히 '엄마'가 되고 난 후의 나의 '엄마'를 바라보는 마음 그리고 우리가 잊고 있었던 작은 것의 소중함과 행복까지도 모두 느낄 수 있어.

우리에게는 모두가 반짝반짝 빛났던 시기가 있잖아. 하지만 이 드라마는, 지금도 우리는 반짝반짝 빛나고 있다는 것을 느끼게 해줘. 세상 모든 부부에게 추천하고 싶은 드라마인 고백부부는 웨이브에서 시청 가능하니 참고해.

내 남편과 결혼해줘

이건 아직 완결이 나오지는 않은 드라마야. 웹툰이 원작이고 12부작까지 방영되서 현재 4부작 정도만 남아있어. 사실 내용은 막장이고 마음을 울리는 메시지는 없지만 콘텐츠의 본질을 건드려. 재. 미. 있. 거. 든.

암에 걸린 부인을 두고 부인의 오래된 친구와 바람을 피우는 남편에이 있어. 말기 암에 걸린 부인은 결국 남편과 친구에 의해 살해되지. 그리고 이 부인이 과거로 돌아가 이들에게 통쾌하게 복수하는 이야기야.

어때? 간단한 줄거리만 봐도 정말 막장이지? 그리고 고구마가 너무 많을 것 같아서 보기 꺼려지는 사람도 있을 것이라 생각해. 개인적으로는 고구마가 긴 드라마는 별로더라고. 최근에 방영된 '웰컴 투 삼달리'는 고구가마 너무 길어서 보다가 포기한 드라마 중 하나거든.

그래서 개인적으로는 이 드라마를 안보려고 했는데 고구마는 거의 1편에서 끝이 나고 2편 중반부터 시원한 사이다 내용이 나와. 물론 12편이 살짝 고구마이긴 하지만 아마 13편부터는 또 바로 사이다가 나오지 않을까 생각해 이 드라마는 고구마를 길게 끌고 가지 않더라고.

내용만 보면 남편이 최고의 빌런같지? 아니야. 이 드라마의 최고 빌런은 부인의 친한 친구, 정수민이야. 진짜 손이 부들부들 떨릴 정도로 온갖 악행을 모두 저질러. 실제로 저런 사람을 만나면 어떻게 하나 걱정이 될 정도로 말이야.

통쾌한 복수가 있는 회귀물이 좋다면 적극 추천해. 물론 크게 남는 것은 없지만 재미있잖아. 가끔은 아무 생각없이 재미있는 콘텐츠를 보고 싶을 때도 있을테니 말이야. 아참! '내 남편과 결혼해줘'는 티빙에서 시청 가능해.

형사물 좋아한다면 라이프 온 마스

로맨스도, 막장도, 잔잔한 가족 드라마 보다는 형사물이나 추리물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라이프 온 마스를 추천해. 한 형사가 과거로 돌아가 한 사건을 해결하는 드라마인데 개인적으로 정경호를 다시 보게 만든 드라마기도 해.

과거로 간 정경호는 박성웅과 고아성을 비롯해 사람 냄새 풀풀 나는 팀을 만나 펼치는 수사극인데 정말 재미있어. 이 드라마 역시 코믹과 추리, 범죄물이 적절하게 섞여서 지루할 틈 없이 볼 수 있는 듯 해.

이 드라마에서는 빌런조차도 사연이 있거든. 무작정 미워할 수만은 없게 나오다 보니 잘 만든 드라마라는 생각이 들더라고. 게다가 이서부경찰서 팀은 개인적으로 우리 회사 동료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너무 푸근해. 

앙숙처럼 엄청 싸우다가도 사건 앞에서는 찰떡 궁합으로 변하는 정경호와 박성웅의 '티키타카'도 볼만하고. 고아성과 정경호의 잔잔한 로맨스도 재미있어.

개인적으로 정경호가 이렇게 따뜻한 드라마에 잘 어울릴 것이라 생각한 적이 없어서 그런지 굉장한 반전 매력으로 다가왔던 것 같아. 내용은 차치하고라도 배역을 맡은 배우들의 합이 너무 좋았던 드라마거든.

라이프 온 마스는 티빙에서 시청 가능해. 총 16부작이니 설 연휴에 정주행하면 딱 좋을꺼야. 적극 추천해.

이소라 기자 sora@techm.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