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빗썸
사진=빗썸

 

업비트와 함께 국내 디지털자산(코인)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빗썸이 과감한 마케팅 전략으로 선두 경쟁에 불을 붙이고 있어 주목된다.

14일 코인 거래업계에 따르면 빗썸은 이날 '시빅'과 '헌트'를 각각 원화마켓에 신규 상장한다고 공지했다. 시빅은 이더리움 기반의 디지털 자산지갑으로 자산 저장 및 신원보증을 지원한다. 헌트 역시 이더리움 기반의 토큰으로 웹 3.0 유틸리티 시장의 큰 손으로 불린다. 

무엇보다 두 코인 모두 빗썸의 경쟁사인 업비트를 대표하는 거래 코인이라는 점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빗썸이 업비트의 주 거래 알트코인을 겨낭하고 나선 것. 실제 이날 오전 11시 기준, 빗썸의 시빅-헌트 상장 소식이 전해진 후 업비트 내 두 코인 가격은 전거래일대비 두자릿 수 이상 뛴 모습이다. 

사실 빗썸은 가근 월드코인을 비롯, 스텍스 등 국내에서 차별화된 알트코인을 대거 수혈하며 존재감을 키웠다. 국내 코인 뿐 아니라 해외에서 유망한 코인을 유치, 글로벌 시장에서도 존재감을 입증했다는 평가다. 또 시장에서 퇴출된 위메이드의 '위믹스'를 재상장, 국내 코인시장과의 신뢰를 두텁게 쌓은 점도 도움이 됐다.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이젠 업비트의 주 시장까지 공략하겠다는 것이 빗썸의 전략이다. 시빅과 헌트 모두 업비트를 통해 국내 투자자들의 선호도가 상당하다. 이에 앞서 빗썸은 지난해 10월부터 공격적인 무료 수수료 정책을 통해 국내 시장점유율을 40% 수준까지 끌어올렸다. 오너인 이정훈 씨의 법무 리스크가 일부 해소되며 공격적 마케팅이 힘을 받았다.

최근 빗썸은 무료 수수료 정책으로 점유율을 끌어올린 후, 지난 5일부터 수수료를 다시 부과하기로 했지만 이용자 규모는 여전히 건실하다. 실제 모바일 빅데이터 플랫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3월 이후 빗썸의 앱 이용자는 올초대비 오히려 10% 가량 늘었다. 수수료 이벤트가 종료됐음에도 불구하고, 빗썸 생태계의 이용자 '락인'이 확인된 셈. 특히 이용자 증대와 수익성 회복까지 모두 이뤄낸 것이다. 

이에 시장에선 빗썸의 IPO 흥행 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다. 앞서 빗썸의 운영사 빗썸코리아는 지난해 10월 삼성증권을 주관사로 선정하고 국내 코인 거래소 최초로 IPO를 추진하고 있다. 상장 목표 시점은 내년으로 추정되지만, 시장 상황 상 앞당겨질 가능성도 적지 않다. 

실제 미국 내 1위 사업자로, 빗썸과 유사한 현물 거래소인 코인베이스의 기업가치는 무려 80조원에 이른다. 덕분에 빗썸의 장외 몸값도 다시 뛰고 있다. 주당 6만원선에 거래되던 빗썸코리아의 주식은 이제 주당 18만원 수준까지 올라왔다. 총 발행 주식(423만5818주)을 고려하면 추정 시가총액은 7000억원에 이른다. 

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2년새 상당한 리스크를 겪었지만 최근 금융당국과의 적극적 소통을 통해 제도권 금융기관으로 완연히 자리매김한 모습"이라며 "경쟁사인 두나무의 몸값이 빠르게 뛰고 있는데다, 현물 거래소 중 업비트와 맞설 수 있는 유일한 곳인 만큼 IPO 추진 시 흥행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분석했다. 

 

이수호 기자 lsh5998688@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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