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간의 기다림"

젠지e스포츠(젠지)가 젠지 이름을 달고 첫 국제대회 우승을 기록한 데 이어 리그 오브 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LCK) 7년의 한을 풀어줬습니다. 

젠지는 19일 중국 청두 파이넨셜 시티 공연 예술 센터에서 펼쳐진 2024 미드 시즌 인비테이셔널(MSI) 결승전에서 중국 대표 빌리빌리게이밍(BLG)를 상대로 3대1 승리를 거두며 챔피언에 올랐습니다.


국제 대회와 인연 없었던 젠지

젠지는 삼성전자가 운영하던 리그 오브 레전드 팀을 인수해 한국 e스포츠씬에 처음 입성했습니다. 이후 젠지는 지속적으로 한국에서는 최강팀으로 분류됐지만 유독 국제대회에서는 약한 면모를 보였습니다. 

젠지e스포츠/사진=라이엇 게임즈 플리커
젠지e스포츠/사진=라이엇 게임즈 플리커

2017년 삼성 갤럭시가 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 챔피언십(롤드컵)에서 우승했기 때문에 젠지가 국제 대회 우승 기록이 한번 있다고 해도, 젠지 이름으로는 아직까지 국제 대회에서 한번도 우승하지 못한 것은 사실입니다.

LCK 최초로 네번이나 우승을 차지하면서 한국을 호령했지만, 세계를 호령하지는 못했습니다. 지난 해 롤드컵에서도 젠지는 T1이 우승하는 것을 지켜봐야만 했죠.


MSI에서 약했던 LCK

국제 대회에서 약했던 젠지는 또 하나의 징크스롤 안아야 했습니다. 이상하게도 롤드컵에서는 곧잘 우승하던 LCK가 MSI에서는 약한 모습을 보였으니 말입니다.

2015년 처음으로 시작한 MSI는 초대 우승을 중국의 에드워드 게이밍이 차지했죠. 이후 2016년, 2017년 모두 T1이 우승하며 LCK의 강세가 지속되는 듯 했습니다.

하지만 그것이 마지막이었습니다. 2018년부터 2023년까지 MSI는 중국 또는 유럽이 우승을 차지해왔습니다. 2018년, 2021년, 2022년은 로얄 네버 기브업이 우승을 차지했고 2019년 G2, 2022년에는 징동게이밍이 우승컵을 들어 올렸죠.

7년 동안 다른 지역에서 우승을 차지하는 모습을 LCK는 보고만 있어야 했습니다. 특히 지난 해에는 4강에 LCK팀이 두팀이나 오르며 기대를 모았지만 두팀 모두 결승 진출에 실패, MSI에서 약하다는 징크스를 깨지 못했죠.


모든 징크스 떨쳐버린 젠지

국제대회에 약한 젠지의 징크스, MSI에 약하다는 LCK 징크스. 무려 두개의 징크르를 안고 출전한 젠지는 한방에 이 모든 것을 떨쳐냈습니다. 2024년 리빌딩이 드디어 통한 셈입니다.

MSI 우승 후 트로피 세리머니 하는 젠지/사진=중계화면
MSI 우승 후 트로피 세리머니 하는 젠지/사진=중계화면

젠지는 결승전에서 BLG를 상대로 내리 두 세트를 따내면서 완벽한 경기 운영을 보여줬습니다. 3세트를 내주긴 했지만 4세트에서 침착한 경기력으로 더이상 국제대회에서 약하지 않음을 증명했죠.

이로써 LCK는 7년 만에 MSI에서 우승하는 쾌거를 만들었습니다. '기인' 김기인, '캐니언' 김건부, '리헨즈' 손시우 영입과 사령탑을 김정수 감독으로 바꾼 것이 제대로 통한 것입니다.

젠지는 이로써 2024년 롤드컵 직행 티켓도 거머쥐었습니다. 그동안의 한을 말끔하게 씻어내는 듯한, 다양한 혜택을 손에 쥔 것입니다.

'쵸비' 정지훈은 "많은 팬 여러분들과 제가 너무나 간절히 원하는 국제대회 우승을 이루고 나니 너무 기뻐 할 말이 떠오르지 않는다"며 "최고의 미드라이너로 우뚝 서겠다는 약속을 지켜 정말 기쁘다"고 말했습니다. 

이소라 기자 sora@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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