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의 두번째 미국 나스닥 도전이 사흘 앞으로 다가왔다. 네이버웹툰 모회사 웹툰엔터테인먼트는 오는 27일(현지시간) 나스닥에 기업공개(IPO)될 예정이다. 공모가 상단 가격을 적용하면 기업가치는 약 3조7000억원이다.
업계선 웹툰엔터테인먼트가 제2의 '라인'이 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앞서 네이버는 라인을 나스닥에 상장, 상장 직후 주가가 27% 상승해 흥행에 성공한 바 있다.
'웹툰엔터테인먼트' 美 나스닥 상장 D-3
24일 IT업계에 따르면 오는 27일(현지시간) 웹툰엔터테인먼트가 나스닥에 상장된다. 웹툰엔터테인먼트는 네이법웹툰과 라인디지털프론티어의 모회사다. 네이버가 웹툰엔터테인먼트 지분 71.2%를 보유 중이다. 나머지 지분 28.7%는 라인야후가 가지고 있다.
상장 티커 'WBTN' 웹툰엔터테인먼트가 제시한 주식 공모가격 희망 범위는 주당 18~21달러(약 2만5000원~2만9000원)다. 공모가 상단 가격으로 계산하면 기업 가치가 최대 26억7000만달러(약 3조85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웹툰엔터테인먼트는 이번 IPO를 통해 보통주 1500만주를 발행해 최대 3억1500만달러(약 43750억원)를 조달한다는 계획이다.
김준구 네이버웹툰 대표는 증권신고서 인사말에서 "많은 이야기가 영화, 스트리밍 시리즈, 애니메이션, 비디오 게임 등에 적용됐다. 특히 이 작품들은 넷플릭스,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 애플 TV 같은 플랫폼에서 전세계 1위를 차지했다"며 "향후 10년 동안 가장 큰 히트를 칠 IP 프랜차이즈를 네이버웹툰에서 발견하고 개발하는 것이 목표"라고 전했다.
네이버의 두번째 나스닥 도전...이번에도 흥행할까
네이버의 나스닥 상장 도전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네이버는 2016년 7월 14일(현지시간) 당시 자회사 라인을 나스닥에 상장했다. 당시 라인의 공모가는 32.84달러로, 기업 가치는 약 7조6000억원에 달했다. 특히 라인은 나스닥 상장 첫날 27% 가까이 급등하며 화려하게 데뷔했다.
이처럼 네이버의 라인 나스닥 상장은 한국 기업사에 의미있는 기록을 남겼다. 국내 기업의 해외법인이 현지 증시에 상장되는 사례는 있었지만 본사와 별개로 독자적인 기업 역량을 갖추고 성장한 해외 자회사는 라인이 최초였던 것.
이에 업계선 웹툰엔터테인먼트가 제2의 라인이 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웹툰엔터테인먼트 공모가는 오는 26일(현지시간) 확정된다.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웹툰엔터테인먼트의 올해 1분기 매출은 3억2670만달러, 순이익은 620만달러를 기록했다.
또 지난 3월 기준 웹툰엔터테인먼트의 월간 사용자 수(MAU)도 1억7000만명으로 국내 뿐만 아니라 글로벌 이용자도 다수 확보했다. 라인도 상장 당시 약 2억명에 달하는 글로벌 가입자를 확보한 상태였다.
라인야후 사태 문제는...네이버 가치 끌어올릴까
일각에서 라인야후 사태으로 인해 웹툰 사업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웹툰엔터테인먼트도 증권신고서에 "당사는 역사적으로 네이버의 자회사로 운영되어 왔으며, 사업 운영의 특정 기능을 네이버에 의존해 왔다"며 "당사는 라인야후 및 그 자회사와 특정 서비스 계약을 체결했다. 네이버 또는 라인야후와의 관계가 악화되면 그들이 우리에게 제공하는 서비스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전했다.
다만 라인야후처럼 지분 관계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네이버가 웹툰엔터테인먼트 지분의 과반이 훌쩍 넘는 71.2% 보유하고 있기 때문. 게다가 웹툰엔터테인먼트 이사회에는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자(GIO)를 비롯해 채선주 대외·ESG 대표, 김준구 대표 등 네이버의 성장을 이끌었던 주역들이 포진해 있다. 특히 이해진 GIO는 글로벌 진출 의지가 높고 웹툰의 글로벌화를 주요 사업으로 꼽고 있다.
또 웹툰엔터테인먼트의 나스닥 진출이 네이버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을지도 주목된다. 최근 네이버 주가는 연일 하락, 16만원대까지 밀려나며 연중 최저가를 경신했기 때문이다. 네이버는 웹툰엔터테인먼트 상장이 네이버의 가치를 끌어올릴거라 전망하고 있다. 특히 김남선 네이버 최고재무책임자(CFO)는 2024년 네이버 정기 주주총회에서 네이버웹툰의 가치가 네이버 주가에 제대로 반영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김남선 CFO는 "넷플릭스, 로플록스 등 지식재산권(IP) 사업에 밸류에이션을 더 주는 곳이 북미시장이다. 상장되면 브랜딩 효과가 있을 것이고, 궁극에는 주주가치 제고로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이성우 기자 voiceactor@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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