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표 웹3 포털로 진화한 업비트 운영사 두나무가 한국의 이더리움을 표방하며 자체 블록체인 '기와'를 꺼내들었다. 단순 코인 거래소의 역할을 넘어 코인베이스-바이낸스와 같은 웹3 플랫폼 사업자로 올라서겠다는 각오다. 동시에 투기의 산물로 불리던 토종 코인이 두나무 생태계와 결합, 새로운 가치를 만들 것이라는 기대감이 일고 있다.
9일 두나무는 서울 강남구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에서 열린 '업비트 D 컨퍼런스(Upbit D Conference·UDC)'를 통해 자체 블록체인 기와를 공개, 기와 기반의 월렛도 공개했다. 기와는 겹겹이 모여 지붕을 이루고, 수백년간 비바람을 막아 우리 선조들을 안전하게 지켜왔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토종 블록체인으로, 디지털 자산 시대 주권을 지키겠다는 의지다. 기와는 이더리움 기반의 레이어2로 개발, 두나무가 직접 체인 개발을 주도했다. 구체적인 서비스 계획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아직 테스트 버전으로 자체 코인 발행 여부는 공개되지 않았다. 기와 체인은 1초마다 블록이 생성, 빠른 속도로 실시간에 가까운 사용자 경험을 제공한다. 이더리움의 개발 언어인 솔리디티(Solidity)로 작성돼 기존 스마트 컨트랙트를 그대로 사용할 수 있다. 기와체인은 옵티미즘(Optimism) 재단에서 관리하는 OP 스택을 기반으로 한다.
무엇보다 기와는 금융 친화적 서비스로 KYC-AML이 용이, 금융 기반 웹3 서비스 개발을 유도한다는 계획이다. 이날 오경석 대표는 "웹2와 웹3의 게이트웨이로, 댑 생태계를 키워낼 것"이라며 "업비트 유저와의 연동을 돕고, 서비스가 해외로 나갈 수 있도록 도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업계에선 코인베이스 베이스, 바이낸스의 BNB 생태계와 유사한 형태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사실 코인베이스는 베이스 생태계를 꾸리고 자체 체인을 내놨지만, 미국 규제당국을 의식해 기축코인은 발행하지 않았다. 반면 바이낸스는 거래소 코인 BNB를 활용, BNB 생태계를 빠르게 키워냈다. 국내에선 거래소 코인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상당한 만큼, 두나무는 코인베이스의 길을 따라갈 것으로 보고 있다. 자체 코인 없이 네트워크를 두나무가 직접 꾸리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토종 웹3 사업자는 기와 기반으로 블록체인을 만들고, 자체 토큰도 발행할 수 있게 된다.
예컨대 코인베이스는 스테이블코인 USDC 운영사 서클과 손을 잡고 기반 수익을 확대하고 있다. 코인베이스 플랫폼 내 USDC 보유 잔액에 따른 지급준비금 이자를 일부 수취하고 있다. 대신 레이어2 베이스를 통해 웹3 인프라를 주도하며 다수의 히트 개발사를 육성해냈다. 베이스 기반으로 발행된 토큰 및 웹3 서비스가 이미 수백여개에 달한다.
이에 대해 코인베이스 측은 "100만명의 크립토 빌더와 10억명의 사용자를 온체인으로 데려오는 게 우리의 목표"라고 밝히기도 했다. 실제 베이스 기반 디앱들의 사용자 또한 이미 수십만명에 달하며 프렌즈테크, 다수의 밈코인 등을 통해 이미 글로벌 대표 웹3 플랫폼으로 자리를 잡았다는 평가다.
특히 베이스는 이더리움 가상머신(EVM)과 동일한 방식으로 작동되기에 기존 이더리움 체인에서 사용하던 코드와 도구, 인프라를 그대로 가져와 사용할 수 있다. 대신 플랫폼 수수료, 일종의 가스비(gas fee)는 이더리움 네트워크보다 수배 가량 저렴한 것이 특징이다.
두나무 기와 역시, 네트워크 운영 전반을 두나무가 주도하며 관련 비용을 부담하고 대신 토종 블록체인 개발사들이 자리를 잡을 수 있도록 도울 것으로 보인다. 기와 기반의 코인 개발사가 서비스를 만들고, 해당 코인이 업비트에 상장해 유동성을 확보하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해외 코인 거래소 및 현지 시장 진출도 잇따를 전망이다.
이와 별개로 국내 스테이블코인 활성화에도 기와가 큰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두나무는 네이버와 손 잡고 스테이블코인 협력을 공식화한 상태다. 기와와 네이버페이 생태계가 만나, 국내 웹3 결제 시장 또한 크게 팽창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이 기하급수 성장하는데, 네이버와 카카오 등 토종 플랫폼의 역할이 컸던 만큼, 두나무의 자체 블록체인 또한 토종코인 유틸리티 사례 확장의 신호탄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수호 기자 lsh5998688@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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