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경석 두나무 대표가 9일 서울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파르나스에서 열린 'UDC 2025'의 오프닝 스테이지 무대에 올라 두나무의 비전과 전략을 발표하고 있다. / 사진=이소라 기자
오경석 두나무 대표가 9일 서울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파르나스에서 열린 'UDC 2025'의 오프닝 스테이지 무대에 올라 두나무의 비전과 전략을 발표하고 있다. / 사진=이소라 기자

 

국내 최대 블록체인 축제 UDC 2025의 주최사 두나무가 불과 1년새 3배 가량 기업가치를 끌어올려 주목된다. 디지털자산 대중화에 발맞춰 개인 투자자 외 기관들까지 시장에 밀려들어온 덕이다. 두나무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자체 블록체인 기와를 공개하고 단순 코인 거래소를 넘어 웹3 플랫폼으로 도약하겠다는 각오다. 

9일 두나무는 서울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파르나스에서 열린 UDC 2025를 통해 자체 블록체인 기와, 이를 기반으로 한 코인 지갑 기와월렛을 공개했다. 옵티미스틱 롤업 기반의 레이어2 블록체인 '기와체인'과 멀티체인 지갑 '기와월렛'을 통해, 국내 개발자와 이용자가 쉽게 참여할 수 있는 웹3 생태계를 제공하겠다는 구상이다. 해외 중심으로 돌아가는 블록체인 시장에서 한국이 소외되지 않도록 자체 인프라를 마련하겠다는 선언이기도 하다. 

이날 오경석 두나무 대표는 "두나무는 체인, 지갑, 수탁 등 미래 금융을 위한 준비를 차근차근 이어가고 있다"며 "대한민국을 넘어 아시아, 글로벌 시장으로 확장할 수 있는 미래 금융 모델을 치열하게 고민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두나무는 개인 투자자 중심의 거래 수수료 수익에서 벗어나 ▲기관·법인 서비스 ▲스테이블코인 ▲웹3 인프라로 영역을 다각화하며 코인베이스와의 직접 경쟁 구도에 들어섰다. 규제 리스크에도 불구하고 안정적 사업 구조를 만들어가고 있는 점이 기업가치 상승을 뒷받침하고 있다는 평가다.

9월 9일 두나무 장외 주가 / 사진=증권플러스 비상장
9월 9일 두나무 장외 주가 / 사진=증권플러스 비상장

 

두나무가 빠르게 몸집을 불리며 글로벌 가상자산 거래소 코인베이스를 정조준하고 있다. 불과 1년 만에 장외 주가가 3배 뛰며 기업가치가 급상승한 데 이어, 원화 스테이블코인·기관 대상 커스터디·자체 블록체인 '기와'까지 신사업을 잇달아 내놓으며 글로벌 경쟁 구도를 본격화하는 모양새다.

지난해 여름 10만원대에 머물던 두나무 장외 주가는 최근 32만원대를 기록했다. 3년 만의 30만원대 복귀다. 두나무 주가는 9일 오후 12시 기준 전일 대비 4.93% 뛴 29만8000원을 기록 중이다. 추정 시가총액은 9조8997억원에 달한다.

가상자산 시장의 회복세, 특히 이더리움 강세에 따른 알트코인 거래 수요 확대가 직접적인 동력이 됐다. 국내 투자자 특성상 알트장이 본격화하면 거래소 수익이 크게 늘어난다는 점에서 업비트의 실적 개선 기대감이 주가를 끌어 올렸다.

하지만 단순한 시장 반등만으로 이같은 성장세를 설명하기는 어렵다. 두나무가 규제 환경 변화에 맞춰 새로운 성장 축을 만들어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최근 두나무는 네이버페이와 손잡고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을 추진 중이다. 발행은 네이버페이가, 유통은 업비트가 맡는 구조로 지급결제 시장까지 사업 영역을 확장하는 셈이다. 이날 공개된 기와가 두나무 생태계의 주춧돌이 될 전망이다. 여기에 국내 최대 거래소의 유통망을 기반으로 한 원화 스테이블코인이 현실화될 경우, 제도권 안에서 안정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새로운 수익 모델 또한 창출될 것으로 보인다. 

기관 고객 확보 전략도 속도를 내고 있다. 두나무는 최근 100개 법인 고객을 유치하며 기업용 서비스 시장에 본격 진입했다. 여기에 기관·법인 전용 가상자산 수탁 서비스 '업비트 커스터디'를 내놓으며 신뢰 기반의 인프라를 구축했다. 이는 코인베이스가 미국 내에서 기관 수요를 기반으로 성장한 것과 닮은 행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코인베이스가 미국 규제 틀 속에서 기관 고객을 기반으로 성장한 것처럼 두나무도 원화 스테이블코인과 커스터디, 기와를 통해 글로벌 경쟁력을 쌓아가고 있다"며 "두나무는 한국을 넘어 세계 시장에서 코인베이스와 어깨를 나란히 할 가능성을 현실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미희 기자 sophia@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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