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규돈 카카오 최고기술책임자(CTO)는 24일 '이프 카카오 25' 콘퍼런스 기조연설에서 AI 네이티브 전환 성과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배수현 기자
정규돈 카카오 최고기술책임자(CTO)는 24일 '이프 카카오 25' 콘퍼런스 기조연설에서 AI 네이티브 전환 성과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배수현 기자

"AI로 무엇(What)을 할 것인가 보다 어떻게(How) 할 것인가가 훨씬 중요하다"

정규돈 카카오 최고기술책임자(CTO)는 24일 '이프 카카오 25' 콘퍼런스 기조연설에서 지난 1년간 추진해온 AI 네이티브 전환 성과를 발표하며 이 같이 강조했다.

정 CTO는 "AI 시대에도 시행착오를 하며 모바일 시대와 마찬가지로 다양한 제품을 만들어야 한다"며 "준비된 하우(How)로 왓(What)을 만드는 전략이 현재 AI 네이티브 시대에 맞는 전략"이라고 말했다.

이날 정 CTO는 인프라부터 서비스 릴리즈까지 전 영역에 AI를 적용해온 과정을 공유하며 ▲개인 및 소규모 팀 중심의 AI 실험 ▲조직 기반 확산 및 협업 체계화 ▲기업 차원의 AI 네이티브 전환 등 3단계 목표를 세우고 여정을 이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규돈 카카오 최고기술책임자(CTO)는 24일 '이프 카카오 25' 콘퍼런스 기조연설에서 AI 네이티브 전환 성과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유튜브

정 CTO는 가장 먼저 추진한 '바이브 코딩' 실험에서 1명의 개발자가 AI 툴을 활용해 일주일만에 풀스택 앱 프로토타입을 완성한 사례를 소개했다. 여기서 가능성을 본 이후 카카오는 내부에서 오픈소스를 관리하는 '올리브' 시스템에 AI 도입을 추진했고, 그 결과 50~100% 이상의 생산성 향상을 체감한다.

실험은 사내 해커톤으로 이어졌다. 참가자들이 10시간 동안 AI 도구를 활용해 최소기능제품(MVP)을 구현하는 형태로 진행된 올해 해커톤엔 개발자 뿐만 아니라 모든 직원 참여했으며, 참가한 75개 팀 중 15%는 비개발자만으로 구성되는 등 누구나 아이디어만으로 서비스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줬다.

정 CTO는 "해커톤이 끝나고 내부에서 자발적으로 회의록을 만들어 주는 앱 등을 개발하는 움직임이 일어났고, 이런 것들이 확산되기 시작했다"며 "AI 진화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탑다운의 전략과 의지, 이를 통한 바텀업의 참여와 동기부여 등이 결합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 단계로 카카오는 더 많은 개발자들이 AI 툴을 활용해볼 수 있도록 'AI 마일리지 프로그램'을 기획해 운영했다. 3개월간 100여 명의 개발자가 커서, 클로드 코드 등 다양한 AI 툴을 활용한 결과, 참여자의 98%가 개발 리드타임 단축을, 89%가 프로젝트 품질 향상을 체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정 CTO는 AI 활용이 이런 개발 단계에만 머무르지 않고 기획, 디자인 등 서비스 파이프라인 전반의 생산성과 효율성을 높여야 실질적인 효과를 볼 수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정 CTO는 "현재 카카오 테크에서는 코드 품질 관리, 테스트, 릴리즈, 모니터링 등 소프트웨어 개발 생애주기(SDLC) 전반에 걸쳐 AI 에이전트의 역할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다"며 "전체 워크플로우를 재설계하고 AI 중심의 유기적 협업 시스템을 구축하는 실험도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정규돈 카카오 최고기술책임자(CTO)는 24일 '이프 카카오 25' 콘퍼런스 기조연설에서 AI 네이티브 전환 성과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유튜브
정규돈 카카오 최고기술책임자(CTO)는 24일 '이프 카카오 25' 콘퍼런스 기조연설에서 AI 네이티브 전환 성과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유튜브

정 CTO는 AI 도입으로 인해 개발자들의 역할이 더 커질 것이란 전망도 내놨다. AI로 인해 개발 기술 자체에 대한 허들은 낮아진 게 사실이지만, 계속해서 기술 도메인의 전문성을 갖고 AI를 파트너로 인식하면서 역량을 강화하는 능력이 AI 시대 엔지니어가 나아갈 방향이라는 조언이다.

그는 "AI 시대에서 많은 기회와 많은 두려움도 있지만 결국은 더욱 개발자의 역할은 확장될 것"이라며 "AI 시대에도 엔지니어들은 일반 서비스 개발뿐만 아니라 로우 레벨 엔지니어까지 포함한 다양한 역할이 전문화되고, 바이오, 제조, 금융, 법률, 의료 등 모든 방면에 AI 전환이 일어나면서 그 시대 어떤 시대보다도 많은 개발자들이 필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남도영 기자 hyun@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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