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도 심심치않게 가끔 '스타크래프트'를 한다. 로스트템플(스타크래프트 맵 이름) 싱글 플레이를 자주하는데, 최근에는 컴퓨터 3대랑 붙어 28분만에 승리하기도 했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자칭 '스타 고수'다. 그는 더불어민주당 게임특별위원회 2기 출범식에 참석해 과거 스타크래프트를 즐겼던 실력을 뽐내며 게임산업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게임특위 위원장을 맡은 김성회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30대에 PC방을 운영했던 이력을 꺼내며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와우)' 원정대를 이끌었던 시절을 회상하기도 했다. 

이는 지난 3월 게임특위 1기 출범식에서 이재명 대통령(당시 더불어민주당 대표)이 '갤러그' 고수임을 밝혔던 일화와 오버랩 된다. 당시 이재명 대통령은 "오락실에서 갤러그를 할때면 손님들이 뒤에 서서 구경할 정도로 실력이 있었다"며 자신의 실력을 어필했다. 이들은 모두 게임을 즐겼던 일화를 꺼내며 게임에 애정이 크다는 것을 우회적으로 표현한 것으로 읽힌다. 

하지만 이들을 바라보는 젊은 층의 시각은 다르다. 그도 그럴것이 스타크래프트는 1998년 출시된, 27년 전 게임이라는 것. 와우 역시 2005년 출시돼 올해로 21주년을 맞이했다. 젊은 세대에서 스타와 와우는 '고전게임'에 속할 정도다. 왕년에 게임을 즐겨봤다는 중장년층이 이야기하는 게임과, 현재 게임산업 생태계와는 괴리감도 느껴진다. 개인적인 경험만 강조할 뿐, 실질적인 정책 방향에 대한 청사진이 없어 아쉽다는 평가다. 

게임산업과 관련한 정책을 다루는 만큼 과거 게임을 즐겼던 이력을 공개하며 게임산업 이해도를 높이고자 하는 의도는 긍정적으로 해석될 수 있다. 하지만 출시된 지 20년 이상 된 게임, 과거에만 머물러있는 듯한 인식은 오히려 현재를 이해하지 못한다는 부메랑이 될 수있다. 현재 게임 산업은 과거의 '오락'을 넘어 문화와 경제를 이끄는 국가 K콘텐츠 300조원 시대의 핵심 산업으로 성장했기 때문이다. 

게임특위가 국내 게임산업 발전을 위한다면 과거 회상에 머무르기보다 다가오는 미래 게임 시장의 변화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실질적인 정책 마련에 집중해야 한다. 거버넌스, 인식개선, 게임산업 육성, e스포츠 진흥 등 각 분과에 대한 구체적인 비전은 부재한 상황에서 자칭 '게이머'임을 내세우는 방식은 '현재 게이머'들의 목소리를 담아내기에 역부족이다. 게임산업이 대한민국 경제의 한 축으로 더욱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 앞으로 게임특위가 가야 할 길이다. 

조성준 기자 csj0306@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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