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매출 7272억원으로 역대 최고치 경신
상장 이후 첫 영업손실..."투자 시기 놓치면 안돼"
4분기 잔여 비용 추가 반영...2026년 실적 개선 본격화

사진=하이브
사진=하이브

하이브가 상장 이후 첫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신규 아티스트 IP 데뷔를 위한 선제 투자 집행이 반영됐다. 북미 시장 사업 개편을 통한 수익화 기반 마련 작업도 영향을 미쳤다. 회사는 일종의 '숨고르기'를 통해 방탄소년단이 활동을 재개하는 내년부터 안정적인 사업 구조 효과를 가시화 할 전망이다. 글로벌 IP 발굴도 미국 시장으로 한정하며 상대적으로 낮은 투자 대비 높은 수익성에 대한 기대감을 키웠다.


상장 후 첫 영업손실...코르티스 등 5개 신규 IP 투자

하이브는 연결기준 2025년 3분기 매출 7272억원, 영업손실 422억원을 기록했다고 10일 공시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37.8%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적자전환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률은 10.3%에서 -5.8%로 감소했다. 

매출은 지난해 4분기 기록(7264억원)을 넘어서며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지만 글로벌 아티스트 지식재산권(IP) 확대를 위한 선제적 투자가 이뤄지며 상장 이후 첫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대형 프로젝트에 따른 마케팅 및 콘텐츠 제작비 등이다. 

한국에서 데뷔한 보이그룹 코르티스가 대표적이다. 코르티스의 데뷔 앨범은 초동 약 44만장의 판매고를 올렸고, 데뷔 후 한 달 동안 스포티파이 누적 스트리밍 1억회를 돌파했다. 미국 활동을 통해 현지 팬들과의 접점도 확대 중이다.

하이브 신인 그룹 코르티스 /사진=하이브 IR
하이브 신인 그룹 코르티스 /사진=하이브 IR

남미에선 동명의 오디션 프로그램을 통해 5인조 보이그룹 산토스 브라보스가 선발됐다. 또 라틴 밴드 오디션 '파세 아 라 파마'를 거쳐 하이브 라틴 아메리카 산하 레이블 시엔토 레코즈 소속 밴드 무사가 데뷔했다. 최종 결승 진출 팀인 데스티노와 프로그램 방영 당시 높은 인기를 얻었던 로우 클리카도 전속 계약을 맺고 데뷔를 준비 중이다.

북미 사업 구조 개편에 따른 일회성 비용 지출도 영업이익률 추가 하락 요인으로 이어졌다. 하이브는 북미 시장 내 사업의 수익성과 운영 안정성을 강화하기 위해 매니지먼트 중심에서 레이블 중심의 IP 통합 비즈니스 체계로 전환 중이다. 내년부터 구조 개편 효과가 가시화 될 것으로 기대 중이다. 방탄소년단 활동도 예정됐다.

이재상 하이브 대표는 "이번 실적에 회사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투자와 해외 사업 재편에 따른 단기적 비용이 반영됐다"며 "이런 변화 속에서도 본질적 경쟁력과 성장 기반이 유지되고 있어 이를 기회로 사업 구조와 실행 체계를 더욱 견고하게 재정비하고 새로운 도약의 기회로 삼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공연 효과에 MD 매출 동반 상승...위버스 3Q 누적 흑자

부문별 매출은 골고루 성장했다. 직접 참여형 4774억원, 간접 참여형 2498억원이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7.8%, 21.9% 성장했다. 

같은 기간 세부 사업 실적은 갈렸다. 직접 참여형은 ▲음반·음원 1898억원(-11.5%) ▲공연 2450억원(231.1%) ▲광고·출연료 426억원(23.4%), 간접 참여형은 ▲MD·라이선싱 1683억원(69.8%) ▲콘텐츠 468억원(-41.3%) ▲팬클럽 등 346억원(33.3%)이다.

2025년 3분기 위버스 매출 추이 /사진=하이브 IR
2025년 3분기 위버스 매출 추이 /사진=하이브 IR

아티스트의 컴백이 비교적 적어 음반원 부문 매출이 상대적으로 부진했으나 방탄소년단 진의 글로벌 솔로 투어와 투모로우바이투게더, 엔하이픈 월드투어 등 대규모 공연이 매출 확대에 기여했다.

MD 및 라이선싱 부문 매출은 아티스트 투어 활동에 따른 투어 MD와 응원봉, IP 기반 캐릭터 상품의 판매가 견인했다. 글로벌 팬덤 플랫폼 위버스도 3분기 누적 기준 흑자 전환했다. 디지털 멤버십, 광고 등 신규 비즈니스 모델 도입에 따른 성과다. 다만 아티스트 활동 감소로 전분기 대비 전체 결제 금액이 28% 감소했다.

이경준 하이브 CFO는 "3분기 월평균 월간 활성 이용자는 1160만명으로 분기 최대치를 경신했다"며 "위버스에서 정기적 매출이 발생하는 디지털 사업의 규모도 꾸준히 성장 중"이라고 부연했다. 위버스는 오는 18일 중국 최대 음원 스트리밍 플랫폼 'QQ뮤직'에 프라이빗 채팅 서비스 '위버스 DM'을 오픈한다. 


2026년 수익 개선 본격화...BTS 완전체·사업 개편 효과

하이브는 내년부터 수익성 개선 효과가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3분기부터 발생하기 시작한 구조조정 및 신규 프로젝트 관련 비경상적 비용, '아키텍트: 랜드 오브 엑자일' 초기 마케팅 비용 등이 추가로 반영되며 4분기 단기 수익성 회복 폭은 제한적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사진=하이브
사진=하이브

하이브는 2026년 본격적인 실적 반등을 노린다. ▲BTS 활동 재개 ▲주요 아티스트들 성장에 따른 이커머스 부문 매출 확대 ▲위버스 자체 디지털 사업 부문 성장에 따른 흑자폭 확대 등에을 기대 중이다. 북미 지역 구조조정 등에 따른 사업 재정비로 확보한 안정적 수익구조의 효과도 가시화 될 예정이다.

특히 글로벌 IP 투자 측면에서 올해보다 적은 지출을 예고하며 BTS 효과에 대한 기대감을 키웠다. 이경준 하이브 CFO는 "내년에도 미국에서 새 IP에 대해 투자할 것"이라며 "캣츠아이를 통한 노하우로 이전보다 적은 비용에 많은 리턴을 얻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라틴·인도·중국 시장 신규 IP 데뷔는 예정되지 않았다.

이재상 하이브 대표는 "실적을 방어하면서도 동시에 시장에 대한 기회를 놓치면 안된다는 원칙으로 투자 시점과 이에 대한 비용을 집행 중"이라고 말했다.

'위버스DM'을 필두로 한 중국 시장 사업 확대 가능성도 있다. 이재상 하이브 대표는 "'위버스DM' 외에도 다양한 사업 모델에 대한 현지 제휴를 논의 중"이라며 "당장 공격적인 접근을 하고 있진 않지만 현지 팬들과의 접점을 확대하기 위해 노력 중이고, 이런 사업은 바로 수익으로 이어지는 부분이 있다"고 부연했다.

이경준 CFO는 "BTS 완전체 활동을 비롯해 주요 아티스트 컴백, 신인 IP의 본격적인 수익화, 북미사업 안정적 레이블 수익 기반이 향후 실적에 반영될 것"이라며 "변동성을 줄이고 예측 가능한 실적 구조를 갖춘 글로벌 음악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해나가겠다"고 말했다.

임경호 기자 lim@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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