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1기, 세탁기 세이프가드 요구 전략 유사…삼성·LG, "검토 후 대응"
미국 가전업체 월풀이 소송을 통한 시장 지키기에 나섰다. 삼성전자 LG전자 등의 전자레인지 후드 일체형 제품의 미국 수입과 판매를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월풀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1차 집권 때는 세탁기 시장 사수를 위해 같은 전략을 취한 바 있다.
18일(현지시각) 월풀은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에 삼성전자 LG전자 GE 등이 '로-프로파일 전자레인지-후드 일체형 제품(LP-MHCs)' 특허를 침해 혐의 조사를 요청했다고 홈페이지를 통해 발표했다.
마이클 그로스 월풀 제품 마케팅 및 상품화담당 수석부사장은 "LP-MHCs는 월풀만의 디자인"이라며 "조리대 공간 절약과 수납 공간을 확대할 수 있다"라고 주장했다.
월풀의 조치는 주로 한국과 중국 업체를 겨냥했다. ▲삼성전자 ▲LG전자 ▲마이디어 ▲하이얼 ▲GE ▲일렉트로룩스 등 11개사를 대상으로 삼았다. GE는 2016년 중국 하이얼이 인수했다.
월풀은 ITC에 11개사 제품 수입 및 판매 금지를 요구했다. 2017년 한국산 세탁기를 문제 삼았던 방식과 유사하다.
당시 월풀은 삼성전자 LG전자 세탁기 수입 및 판매 금지를 위해 ITC에 특허 침해 혐의로 제소했다. 트럼프 1기 행정부 때다. 월풀의 손을 들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삼성전자 LG전자 세탁기에 긴급수입제한조치(세이프가드)를 내렸다. 미국 이외 지역에서 생산한 완제품과 부품 최대 50% 추가 관세를 부과했다. 삼성전자와 LG전자의 미국 가전 공장 설립 계기가 됐다.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정책과 일맥상통한다.
삼성전자 LG전자는 조심스러운 분위기다. 양사는 "제소 내용을 검토해 대응할 계획"이라고 원론적 답변을 내놨다.
윤상호 기자 crow@techm.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