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클라우드·NC AI·SKT·업스테이지 전략 공개

국가대표 AI 파운데이션 모델 구축 사업의 첫 탈락자를 선정하는 1차 평가가 한 달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네이버클라우드와 NC AI, SK텔레콤, 업스테이지 4개 컨소시엄 주관 기업이 모델 개발 철학과 기술적 방향성을 구체화했다.

19일 '독자 AI 파운데이션' 프로젝트에 참가하는 4개 컨소시엄 주관사는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5 한국인공지능학회 추계학술대회'에 참석해 코앞으로 다가온 모델 평가를 앞두고 각 컨소시엄의 차별화 전략을 소개했다.

정부 주도의 독자 AI 파운데이션 사업은 단순한 대규모 언어모델(LLM) 개발을 넘어 한국형 데이터 기반의 소버린 AI를 개발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프롬스크래치, 멀티모달 역량 등 산업 현장 적용성까지 종합적으로 평가한다. 

컨소시엄 주관사들은 대중적 모델을 넘어 비용 효율성을 살리거나 특정 산업에 특화된 버티컬 모델로 승부를 볼 생각이다. 네이버클라우드는 국가형 플랫폼, NC AI는 산업 AI 전환, SKT는 한국어·제조 특화 MoE, 업스테이지는 문서·업무 특화 초대형 모델 전략을 내세웠다. 

내달 첫 평가 이후 컨소시엄별 전략이 실제 성과와 어떻게 맞물리는지가 독자 AI 사업의 향방을 가를 전망이다.


네이버클라우드 "사진도 이해하는 멀티모달 네이티브 모델"

네이버클라우드는 AI 성능 향상이 둔화된 현 상황을 '소버린 AI'가 독립적인 시장을 형성할 적기로 해석했다. 국가별 규제에 맞춰 민감 데이터를 기반으로 학습되는 모델이 글로벌(범용) LLM과 또 다른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는 판단이다.

/사진=임경호 기자
성낙호 네이버클라우드 기술총괄이 19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5 한국인공지능학회 추계학술대회'에 참석해 '독자 AI 파운데이션' 프로젝트 전략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임경호 기자

핵심 전략은 멀티모달 네이티브 모델 구축이다. 성낙호 네이버클라우드 기술총괄은 "맨날 보는 거리나 도시를 사진만 보고도 네이티브하게 이해하는 AI 모델을 만들려고 한다"며 "AI는 연결에 가치가 있고, 그런 연결성이 잘 구현되는 플랫폼을 만드는 것은 네이버가 그간 잘 해오던 일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네이버는 사용자-에이전트-경제주체를 연결하는 플랫폼 구조를 중심에 두고 국민 모두에게 가치를 줄 수 있는 기술 구현을 목표로 하고 있다. 성 기술총괄은 "벤치마크 경쟁보다 실제로 쓸 수 있는 프로덕트에 도움이 되도록 만들 것"이라며 "우리가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하고 준비해나가겠다"고 덧붙였다.


NC AI "산업 AI 전환 초점...추론·크로스모달·산업데이터"

NC AI는 한국 제조업 중심의 산업 AI 전환 가속화를 이번 사업 목표로 설정했다. 제조업 AI 도입률이 3.9%에 불과한 국내 현실을 바탕으로 산업 현장에서 즉시 쓸 수 있는 파운데이션 모델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성낙호 네이버클라우드 기술총괄이 19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5 한국인공지능학회 추계학술대회'에 참석해 '독자 AI 파운데이션' 프로젝트 전략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임경호 기자
김건수 NC AI 실장이 19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5 한국인공지능학회 추계학술대회'에 참석해 '독자 AI 파운데이션' 프로젝트 전략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임경호 기자

개발 전략은 ▲추론 능력 ▲크로스 모달리티 ▲산업데이터 내재화 3가지로 요약된다. 올해 100B급, 내년 상반기 200B급 모델 공개를 목표로 한다. 김건수 NC AI 실장은 "NC소프트에서 분사해 게임 데이터와 관련된 강점이 있다”며 "이미지·센서·음성·3D 메쉬 등을 아우르는 멀티모달 확장도 병행 중"이라고 강조했다.

NC AI는 제조나 국방M 금융 등 온프레미스 활용 수요가 높은 산업 특성을 고려해 내년부터 온프레미스 환경에서 다운로드 해 쓸 수 있는 파인튜닝 플랫폼을 개발해 제공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컨소시엄에 참여한 롯데이노베이트 등 SI 기업과 협업 중이다. 

김 실장은 "여기서 나오는 수익기금을 활용해 개발 중인 파운데이션 모델을 지속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생태계를 만들 것"이라고 부연했다.


SKT "500B급 MoE·한국어 토크나이저·제조 AI 전환"

SK텔레콤은 2018년부터 개발한 자체 LLM 기술을 기반으로 500B 이상급 MoE 모델 개발을 목표로 한다. 가장 큰 특징은 한국어 최적화 토크나이저 기술이다. 오픈소스 기준 A.X 4.0 모델에서 한국어 형태에 맞춘 토크나이저 설계를 통해 챗GPT-4o 대비 약 33% 토큰을 절감할 수 있다. 

이태훈 SK텔레콤 팀장이 19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5 한국인공지능학회 추계학술대회'에 참석해 '독자 AI 파운데이션' 프로젝트 전략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임경호 기자
이태훈 SK텔레콤 팀장이 19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5 한국인공지능학회 추계학술대회'에 참석해 '독자 AI 파운데이션' 프로젝트 전략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임경호 기자

이태훈 SK텔레콤 팀장은 "이는 곧 추론 비용 절감과 성능 효율화로 이어진다"며 "챗GPT나 퀀 등 동급 모델 대비 한국어 데이터를 300배 이상 넣은 점이 특징"이라고 말했다.

SK텔레콤은 이미 통화요약 서비스로 하루에 최대 5000만건의 업무를 처리하는 등 실사용 경험을 확보했다. 이를 바탕으로 다음 단계로 제조 AI 모델 개발을 준비 중이다. 도면·로그·영상·센서 데이터를 함께 처리하는 멀티모달 제조 모델을 목표로 한다.


업스테이지 "100B 모델로 추론·사무 에이전트 1등 목표"

스타트업 중 유일하게 주관사로 선정된 업스테이지는 100B급 모델로 특정 분야에서 선두를 차지하겠다는 전략을 선택했다. ▲문서 이해·생성 ▲금융·사무직 중심 에이전트 ▲고난도 추론 모델 등 성과가 직접 드러나는 영역에 집중한다.

김성훈 업스테이지 대표가 19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5 한국인공지능학회 추계학술대회'에 참석해 '독자 AI 파운데이션' 프로젝트 전략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임경호 기자
김성훈 업스테이지 대표가 19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5 한국인공지능학회 추계학술대회'에 참석해 '독자 AI 파운데이션' 프로젝트 전략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임경호 기자

업스테이지는 GPU 확보가 어려운 국내 환경을 고려해 적은 GPU로 고성능 모델을 구축하는 기술을 핵심 경쟁력으로 제시했다. 토크나이저 구성, 스템 데이터 생성, 모델 결합 알고리즘 등 실험적 방법론도 활발히 시행 중이다.

김성훈 업스테이지 대표는 "경쟁에서 이기려면 GPU를 구글만큼 가지거나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누구보다 빠르게 실행할 수 있어야 한다"며 "스타트업이 배팅할 수 있는 곳은 후자 쪽이고, 그래서 업스테이지가 해낼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임경호 기자 lim@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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