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누적 당기순이익 1000억 돌파
최우형 행장 연임 가능성 ↑
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가 두 차례 상장 철회 끝에 다시 코스피 입성을 추진한다. 기관 수요 부진과 시장 침체로 번번이 고배를 마셨던 IPO 전략을 전면 재정비한 만큼, 이번에는 성공 가능성이 한층 높아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케이뱅크는 지난 10일 한국거래소에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위한 예비심사를 다시 청구했다. NH투자증권과 삼성증권이 대표 주관을 맡았으며, 심사가 통과되면 내년 상반기 상장을 목표로 한다.
케이뱅크의 상장 도전은 이번이 세 번째다. 2022년 첫 시도는 증시 침체로 인해 공식 서류 제출 전 자진 철회됐고, 지난해 재도전 당시에는 기관투자자 수요예측이 기대에 크게 못 미치며 공모 절차가 중단됐다. 당시 공모가 밴드는 9500~1만2000원, 예상 시가총액은 최대 5조원으로 제시됐지만 고평가 논란과 높은 구주매출 비중이 부담으로 작용했다.
반면 이번 재도전에서는 공모 구조 조정에 방점을 찍었다. 케이뱅크는 전체 상장 예정 주식 중 약 6000만주를 신주로만 공모할 계획이다. 지난해 추진한 8200만주 대비 규모를 줄였고, 기존 주주 지분 매각 비중도 대폭 낮춰 투자자 부담을 줄였다는 분석이다.
실적 개선세도 긍정적인 요인이다. 케이뱅크는 올해 3분기 누적 순이익 1034억원을 기록하며 2년 연속 '연 순익 1000억원대' 고지를 밟았다. 다만 3분기 단일분기 순이익은 IT·마케팅 비용 증가로 전년 대비 48.1% 감소한 192억원에 그쳤다. 수신 잔액은 30조4000억원, 여신 잔액은 17조9000억원으로 각각 38.5%, 10.3% 늘었다.
특히 기업대출 성장세가 두드러진다. 3분기 말 기준 기업대출 잔액은 1조93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4.1% 증가했다. 개인사업자 대출 누적 공급액도 3조원을 돌파했다. 케이뱅크는 그간 가계대출 비중이 높다는 지적을 받아왔지만 올해는 여신 증가분의 절반이 기업대출에서 발생하며 수익구조 다변화에 속도를 냈다는 평가다.
비이자이익도 크게 늘었다. MMF 운용수익 증가, 가상자산 거래 활성화에 따른 펌뱅킹 수수료 확대, 대출비교·광고 플랫폼 매출 증가가 맞물리며 3분기 비이자이익은 229억원으로 전년 대비 90.8% 급증했다.
다만 리스크 요인도 존재한다. 수요예측 과정에서 재무적투자자(FI)들의 지분 매각 가능성과 보호예수 설정이 최대 변수로 꼽힌다. 오버행 우려가 남아있는 만큼 기관투자자들의 확약 비율이 IPO 흥행을 좌우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업비트 예치금 비중 역시 잠재적 리스크다. 올해 상반기 기준 전체 수신의 16% 수준으로 지난해 국정감사 당시 지적된 20% 대비 낮아졌지만, 규제 변화에 따라 자금 구조 변동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
그럼에도 증시 반등은 분명한 호재다. 올해 3분기까지만 해도 3100선에 머물던 코스피는 정부의 자본시장 개혁 기대감에 힘입어 4000선을 돌파하며 활황세를 보이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시장 분위기가 크게 개선된 만큼 케이뱅크의 상장 도전에는 지금이 적기"라며 "특히 보호예수 강화 여부가 성공의 핵심 기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우형 케이뱅크 행장, 연임 가능성 높아
오는 12월 임기 만료를 앞둔 최우형 케이뱅크 행장의 연임 가능성 역시 커지고 있다. 최 행장은 부임 이후 상장 추진과 실적 회복, 체질 개선을 동시에 이끌며 안정적 리더십을 입증했다. 2024년 취임 첫해 1281억원, 2025년 3분기 누적 1034억원의 순이익을 달성하며 2년 연속 1000억원대 실적을 유지했다. 특히 기업대출 확대와 개인사업자 대출 공급 증가로 수익성 다각화와 포트폴리오 안정성을 강화했다.
금융권에서는 이번 IPO가 마지막 기회인 만큼 연임 여부가 향후 전략 실행의 핵심 변수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케이뱅크 최대주주는 BC카드(지분 33.7%)다. 상장에 성공하면 카카오뱅크·토스뱅크에 이어 세 번째로 증시에 오르는 인터넷전문은행이 된다. 케이뱅크는 2017년 출범한 국내 1호 인터넷전문은행으로, 가장 오랜 업력을 바탕으로 여러 시행착오를 거쳐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구축했다.
케이뱅크 측은 "IPO를 통해 자본을 확충해 기업금융·AI 전환·디지털자산 금융 등 신사업에 속도를 낼 것"이라며 "철저한 준비로 시장의 올바른 평가를 받겠다"고 밝혔다.
서미희 기자 sophia@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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