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게임즈가 개발한 서브컬처 수집형 RPG '블루 아카이브'가 일본을 비롯한 글로벌 시장에서 흥행을 이어가고 있어 주목된다. 블루 아카이브 흥행 이후 수많은 서브컬처 장르 게임들이 등장했지만 여전히 블루 아카이브는 '한국 서브컬처의 대명사'로 굳건히 자리하고 있다.
지난 2021년 2월 일본 서비스를 시작한 이후 볼륨감 있는 콘텐츠 업데이트와 이용자 친화적인 운영을 통해 장기 흥행 기반을 구축했다. 현재는 국내외 서브컬처 장르 게임을 대표하는 작품으로 거듭났다.
특히 블루 아카이브는 한국을 비롯한 글로벌 지역에서도 꾸준히 성과를 내고 있으며, 지난 7월에는 플랫폼 확장의 일환으로 글로벌 PC 플랫폼 '스팀'에도 정식 출시됐다. 이를 통해 모바일을 넘어 멀티플랫폼 기반까지 이용자 층을 확대하고 있다.
'서브컬처 종주국' 일본을 공략하라
시장조사기관 마켓 리서치 인텔렉트에 따르면, 전세계 서브컬처 시장은 지난 2023년 기준 약 209억달러(약 30조원) 규모다. 연평균 11% 성장세를 보이며 2031년에는 485억달러(약 70조원)에 이를 전망이다. 미래에셋증권 역시 전체 게임 시장이 2018년부터 2023년까지 연평균 5.2% 성장한 데 비해, 서브컬처 게임 시장은 16.7%의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고 분석한 바 있다.
이러한 흐름에 맞춰 국내 주요 게임사들도 최근 서브컬처 장르 신작을 잇달아 선보이는 가운데, 한국이 아닌 일본에서 먼저 게임을 선보이는 사례도 늘고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간한 ‘2025년 글로벌 게임산업 트렌드 보고서’에 따르면 일본 게임시장은 지난해 기준 480억 달러(약 69조 원) 규모를 형성하고 있으며, 이는 미국과 중국에 이은 세계 3위 수준이다.
또한 일본은 서브컬처의 본고장으로, 해당 장르의 세계관·캐릭터·스토리에 익숙한 이용자 층이 매우 두터운 편이다. 이 때문에 일본은 서브컬처 신작의 게임성을 검증받을 수 있는 핵심 시장으로 평가받는다.
하지만 일본 시장은 이미 다수의 인기 지식재산권(IP)이 포진하고 있어 경쟁 강도가 매우 높은 편이다. 실제로 신작 IP가 코어 이용자 층과 팬덤을 두텁게 형성하는 경우가 드물다. 안정적인 흥행궤도에 오르는 데까지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매년 평균 3~4종의 토종 서브컬처 게임들이 일본 시장을 겨냥한다. 하지만 이 게임들 가운데 초반 흥행을 넘어 장기적인 서비스 안정화와 팬덤 확장에 성공하는 신생 IP는 극히 드물다.
일본 평정한 '한국 서브컬처의 대명사' 블루 아카이브
경쟁이 치열한 일본 시장에서 블루 아카이브는 한국의 신규 IP로서 매우 이례적인 성과를 만들어냈다. 2021년 2월 일본 정식 서비스를 시작한 이후, 이용자 친화적 운영을 통해 서브컬처 장르 내에서 독보적인 입지를 구축했다.
블루 아카이브는 2023년 1월 처음으로 일본 애플 앱스토어 매출 1위를 기록했고, 이후 N주년 기념 페스티벌(페스, FES) 시즌 및 대규모 업데이트마다 현지 앱마켓 매출 최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 7월 23일 적용된 4.5주년 대규모 업데이트 이후 하루 만에 일본 애플 앱스토어 매출 1위를 기록했다. 페스 한정 학생(캐릭터) '나기사(수영복)'와 '미카(수영복)'가 출시된 30일에도 다시 정상에 복귀했다.
짧은 기간 내 연속 1위라는 기록은 업데이트 콘텐츠에 대한 높은 이용자 관심을 입증하는 결과다. 같은 기간 일본 'X(옛 트위터)'에서는 '블루 아카'와 캐릭터명이 실시간 트렌드 상위권에 오르며 높은 화제성을 보이기도 했다.
블루 아카이브, 2차 창작 생태계에서도 존재감 과시
블루 아카이브는 일본 내 팬 커뮤니티와 2차 창작 활동을 중심으로 IP 영향력을 꾸준히 확장해왔다. 출시 초기부터 게임 내 학생들과 스토리를 기반으로 한 팬 콘텐츠가 활발히 제작됐다. 이러한 이용자 주도의 창작 문화는 시간이 지나면서 하나의 생태계로 자리 잡았다.
일본 창작 커뮤니티 '픽시브(Pixiv)' 내에서 블루 아카이브 관련 팬아트 등록 수는 10월말 기준으로 92만건을 넘어섰다. 이는 한국 게임 중 가장 높은 수치이자 원신(약 89만 건), 우마무스메(약 57만 건) 등 글로벌 인기작을 상회하는 수치다.
온라인 2차 창작의 활성화는 오프라인으로도 이어졌다. 세계 최대 2차 창작 행사 '코믹마켓(코미케)'에서 블루 아카이브는 2023년 102회차부터 인기 IP에게만 주어지는 독립 장르 코드를 부여받았다. 103회차 이후로는 단일 IP 기준 참여 서클 수 1위를 유지하고 있다. 해외 IP가 코믹마켓 서클 수 1위를 기록한 것은 블루 아카이브가 최초이며, 현재까지 유일하다.
참여 서클 수는 103회차 1700개, 104회차 1922개, 105회차 2290개, 106회차 1842개로 집계됐다. 특히 106회차는 전체 부스 수가 전년 대비 약 20% 감소했음에도 블루 아카이브의 서클 비중은 8%대로 상승해 창작 열기가 꾸준히 유지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온·오프라인을 아우르는 창작 생태계가 형성되며, 블루 아카이브는 팬 문화 중심의 대표 서브컬처 게임 IP로 성장했다.
글로벌 확장과 서비스 완성도 강화
일본에서 쌓은 인지도와 IP 파워를 바탕으로, 블루 아카이브는 글로벌 시장에서도 영향력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콘텐츠 품질과 이용자 편의성 강화를 위한 업데이트를 지속하고 있으며, 일본버전과 글로벌 버전 간 업데이트 시차 단축 작업도 병행 중이다.
지난 7월에는 스팀 버전을 정식 출시하며 서비스 영역을 확대했다. 현재 블루 아카이브는 스팀 내 약 1만5000건의 리뷰 중 91%가 긍정 평가를 기록하며 '매우 긍정적' 평가를 유지하고 있다. 멀티플랫폼 확장을 통해 모바일 이용자 외에도 새로운 접점을 확보하며, 글로벌 유저 저변을 확대하고 있다.
김용하 넥슨게임즈 총괄 PD는 "선생님들께서 만족하실 수 있는 콘텐츠를 선보이기 위해 많은 준비를 하고 있다"며 "일본 출시 5주년을 앞둔 만큼, 블루 아카이브가 더욱 사랑받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블루 아카이브는 오는 11월 29~30일 일산 킨텍스에서 글로벌 서비스 4주년 기념 행사를 개최하고 신규 콘텐츠와 팬 참여 프로그램을 공개할 예정이다.
허준 기자 joon@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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