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금부자 네오플 돈 활용한 M&A 추진할 듯
지난해 4000억, 이번엔 3800억원 빌려
국내 개발사보다 해외 개발사 쪽에 '무게'
#넥슨표 M&A 다시 한번?
#매년 1조씩 버는 네오플은 김정주 M&A의 원천
#국내보다 해외 유력할 듯
넥슨의 국내법인 넥슨코리아가 돈 많은 자회사 네오플로부터 4000억원에 육박하는 거액을 빌려,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게임업계에선 넥슨발 대규모 인수합병(M&A)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지난해 김정주 NXC(넥슨 지주사) 회장의 넥슨 매각 추진이 수포로 돌아간 이후, 지난 1년간 고강도 조직개편을 통한 체질개선을 진행한 넥슨이 M&A를 통해 새로운 반전을 꾀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현금부자 네오플 돈 활용한 M&A 한번 더?
지난 8일 넥슨코리아는 자회사 네오플로부터 3800억원에 달하는 거액을 빌렸다. 상환일은 내년 2021년으로 이자율은 4.6%다. 넥슨코리아는 공시를 통해 "운영자금 및 투자재원 용도"라고 밝혔으나, 업계에선 사실상 투자용도로 사용하겠다는 의지로 해석한다.
넥슨코리아가 네오플의 돈을 빌려 투자나 M&A에 나서는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이미 지난해 9월 네오플의 돈을 빌려 투자에 나선 사례가 있다. 던전앤파이터로 매년 영업이익 1조원 이상을 벌어들이는 네오플의 현금을 활용해 넥슨코리아와 넥슨(일본법인)이 투자에 나서는 모습이 연이어 포착되고 있는 것이다.
넥슨을 매각하려다 뜻을 이루지 못한 넥슨 창업자이자 지주회사 엔엑스씨 대표인 김정주 대표는 지난해 말 넥슨 매각을 철회하고 고강도 조직개편과 함께 M&A와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위기 때마다 넥슨을 구했던 'M&A 전략'을 다시 가동한 것이다.
김정주 대표는 넥슨코리아의 모회사인 넥슨(일본법인)을 통해 스웨덴 개발사인 엠바크스튜디오를 사들였다. 이를 위해 넥슨(일본법인)은 자회사인 넥슨코리아로부터 현금배당을 받았다. 넥슨(일본법인) 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9월9일 넥슨코리아가 넥슨(일본법인)에 303억엔(약 3400억원)을 현금배당했다.
2000억 아직 못갚았는데 추가 대출... 돈 급했던 이유는 역시 M&A?
지난 2018년, 창사 이래 첫 적자를 기록했던 넥슨코리아이기에 현금배당이 의아할 수 있다. 넥슨코리아는 넥슨(일본법인)의 100% 자회사다. 넥슨(일본법인)이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배당 등을 통해 현금을 가져갈 수 있다. 이렇게 확보한 자금이 엠바크스튜디오 인수자금으로 쓰인 것으로 분석된다.
넥슨코리아는 배당 직후 위메프의 모회사인 허민 대표가 이끌고 있는 원더홀딩스에 약 3500억원의 투자를 단행한다. 배당으로 인해 현금이 없었던 넥슨코리아는 네오플로부터 4000억원을 단기 차입한다. 아직도 이 가운데 2000억원은 상환하지 못했다. 네오플 역시 넥슨코리아의 100% 자회사다.
지난해 빌린 돈도 갚지 못했는데 이번에 3800억원에 달하는 거액을 다시 빌렸다. 지금 반드시 필요한 자금이 있다는 얘기다. M&A에 무게가 실리는 이유다.
내부선 4대 IP 집중하고... 신규 IP는 M&A로?
넥슨은 올초 자체 IP 4종을 통해 반등을 노리겠다고 선언했다. 대표적으로 스테디셀러로 불리는 '바람의나라'와 '던전앤파이터', '마비노기', '카트라이더'를 비롯한 4종의 IP가 현재 모바일 플랫폼으로 개발되고 있다. 가장 먼저 나오게 될 '바람의나라 연'은 넥슨이 약 20년전 개발한 첫번째 MMORPG '바람의나라' IP를 활용한 모바일게임이다. 이르면 올해 상반기 내 출시될 예정이다.
넥슨의 최고 흥행작으로 지금도 중국에서 연간 1조원에 달하는 로열티를 받고 있는 '던전앤파이터'를 활용한 모바일게임과 넥슨의 또 다른 히트작 '마비노기'를 활용한 모바일 게임도 연내 출시된다. 현 2030세대의 추억의게임으로 통하는 '카트라이더'를 활용한 모바일게임도 연내 출시된다.
이처럼 넥슨 내부에선 기존 흥행 IP를 활용하는 방식으로 조직이 정리됐지만, 넥슨은 신규 IP 발굴을 여전히 포기하지 않았다. 지난해 말 출시된 신규 IP 모바일게임 'V4'가 국내외에서 괜찮은 성과를 내고 있다. 물론 'V4' 역시 개발사 넷게임즈 인수를 통해 품은 신규 IP다.
국내보다 해외 개발사 유력... 또 현금배당할지도 관심
이로 인해 게임업계에선 신규 IP 개발 및 콘솔 등 새로운 시도를 위해 넥슨이 M&A 시장에 다시 뛰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김정주 대표는 수차례 M&A를 통해 넥슨의 덩치를 키워왔다. 게임업계 역사상 가장 성공한 M&A라고 평가받는 '던전앤파이터'의 네오플 인수 외에도 '메이플스토리'의 위젯 인수, '서든어택'의 게임하이 인수, '군주'와 '아틀란티카'의 엔도어즈 인수, 'V4'의 넷게임즈 인수 등을 통해 지금의 넥슨을 일궈냈다.
이번엔 어떤 M&A로 넥슨의 신규 IP 갈증을 해소할 수 있을지 관심이다. 업계에서는 국내보다는 해외 개발사 M&A에 무게를 두고 있다. 엠바크스튜디오의 사례처럼 김정주 대표의 눈이 이미 해외로 향하고 있다는 것이다. 게다가 국내에서 수천억원 규모의 M&A를 추진할만한 게임사도 많지 않다. 이번에도 넥슨코리아가 현금배당을 통해 넥슨(일본법인)으로 현금을 수혈할 가능성도 높다는 분석도 나온다.
넥슨 내부 사정에 정통한 업계의 한 관계자는 "위메프 추가 출자, 기존 라이브 조직 강화 등 여러설이 돌지만 4000억원에 가까운 현금을 확보했다는 점에서 인수금융 등을 활용한 대규모 M&A 가능성이 높아졌다"면서 "과거에도 넥슨은 신규 사업을 위해 외부 게임사를 적극 사들였던 만큼, 내부정리를 마무리하고 다시 몸집불리기에 나서는 것"이라고 추정했다.
허준 기자 joon@techm.kr /이수호 기자 lsh5998688@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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