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주 NXC(넥슨 지주사) 대표 / 캐리커쳐 = 디미닛
김정주 NXC(넥슨 지주사) 대표 / 캐리커쳐 = 디미닛

 

국내 기술기업 최초로 일본 도쿄증시에 상장한 넥슨이 지난 5월, 시가총액 20조원을 돌파한 데 이어 석달만에 시총 30조원을 눈앞에 두고 있다. 올 2분기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기록적인 성과를 내며 이제는 닌텐도와 더불어 아시아를 대표하는 게임사로 확실히 자리매김했다는 평가다.


석달새 시총 7조원 더한 넥슨…현대차 시총과 비슷하네 


6일 일본 도쿄증권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넥슨은 주당 2883엔(약 3만2000원)에 장을 마쳤다. 이는 전일대비 3.8% 상승한 것으로 시가총액은 한화 기준, 27조5891억원에 이른다. 넥슨과 더불어 게임 '빅3'로 꼽히는 엔씨소프트(18.7조원)-넷마블(12조원)의 시총을 더한 것에 조금 못미치는 규모로, 국내 시총 10위인 현대차(30조원)와 비슷한 규모다. 

넥슨의 기업가치는 일본을 대표하는 닌텐도(73조원)에 비하면 여전히 작다. 하지만 반다이남코홀딩스(15조원)와 코나미(6조원) 등 일본을 대표하는 게임사를 압도하는 규모다. 특히 지난 2016년 일본 도쿄 증시에 입성한 이후 일본의 '국민 메신저'로 통하는 네이버 자회사 라인(15조원)보다도 약 10조원 가량 더 비싼 몸값을 자랑한다.  

사실 지난해초 넥슨의 창업자이자 오너인 김정주 대표가 경영권 매각을 시도하면서 넥슨 주가는 지난해 하반기 주당 1200엔까지 떨어졌다.  넥슨 주가가 다시 꿈틀대기 시작한 것은 넥슨이 사업재편을 비롯, 체질개선에 돌입한 지난해말 부터다. 당시 김 대표는 넥슨의 히트작이자, 자회사 네오플이 서비스하는 '던전앤파이터'를 발굴한 허민 원더홀딩스 대표를 고문으로 전격 영입한다.

그리고 넥슨은 약 600억원 이상의 개발비가 투입된 것으로 알려진 '페리아연대기'를 비롯해 '야생의 땅 듀랑고', '니드포 스피드 엣지' 등 10여종의 프로젝트를 접었다. 이 과정에서 기존 프로젝트에 있던 개발자들이 다른 게임으로 전환배치되는, 말 그대로 고강도 조직개편을 진행했다.

이를 통해 넥슨은 기존 게임의 라이브 능력을 끌어올려 제품수명주기(PLC)를 연장하는 전략을 세웠고, 메이플스토리와 피파온라인4, 던전앤파이터, V4, 카트라이더 러쉬플러스, 바람의나라:연 등이 이같은 분위기 속에 흥행에 성공했다. 그리고 1년만에 기업가치를 2배 이상 끌어올리며 아시아를 대표하는 게임사로 거듭났다. 

넥슨의 올 2분기 매출액은 7301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20% 급증했고, 영업이익은 3025억원으로 106% 성장했다. 넥슨의 상반기 전체 매출액은 1조6674억원, 영업이익은 7730억원에 달하며, 이젠 연간 매출 3조원을 넘어 4조원을 바라볼 수 있는 규모가 됐다.  

 

넥슨의 최근 주가추이 / 표 = 일본 도쿄증권거래소
넥슨의 최근 주가추이 / 표 = 일본 도쿄증권거래소

 


미래 내다본 김정주의 한 수, 규모의 성장 일궜다 


넥슨의 창업자 김정주 NXC(넥슨 지주사) 대표는 국내시장보다 더 많은 자본을 확충할 수 있는 일본 상장을 결정, 지난 2011년 일본 도쿄 증시 입성에 성공했다. 김 대표는 일찍부터 게임의 본고장인 일본 시장 진출을 염두에 두고, 지난 2002년 일본에 현지법인을 세웠다. 특히 당시만해도 게임사에 대한 인식이 좋지 않았던 한국을 떠나 게임기술을 높게 쳐주던 게임종주국 일본에서 승부를 보기로 결정했다. 

결국 넥슨은 지난 2011년 12월 14일 일본 도쿄 증시에 화려하게 데뷔했다. 상장을 한달여 앞두고 메이플스토리 회원 1300만명의 개인정보 유출 사건이 발생했지만, 일본시장에선 넥슨의 기업가치를 폄하하지 않았다. 상장 당시 넥슨의 시가총액은 무려 8조원에 달했다. 이를 통해 넥슨은 던전앤파이터와 메이플스토리, 카트라이더 등 숱한 흥행 IP를 발굴할 수 있는 동력을 확보했다. 

특히 넥슨은 던전앤파이터의 중국 흥행을 바탕으로 글로벌 매출 비중이 급격하게 증가하면서 일본 증시 입성 6년만인 지난 2017년, 일본 상장 국내 기업 중 최초로 시가총액 10조원을 돌파했다. 그리고 3년만에 시총 20조원을 넘어서고, 다시 석달만에 시총 30조원을 바라보고 있다. 국내에 상장했다면 감히 상상하기 어려운 기업가치라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나아가 넥슨은 올해 초부터 초격차를 다짐하며 현재의 성과에 안주하지 않고 새로운 성장 동력을 발굴하기 위해 지난 6월, 새로운 형태의 조인트벤처를 설립했다. 원더홀딩스와 2개의 합작법인을 설립하고 각각의 법인에서 '마비노기 모바일', '카트라이더: 드리프트' 등 기대를 모으고 있는 신규 타이틀을 전담 개발한다. 무엇보다 독창성과 다양성을 기반으로 끊임없는 도전 기회를 제공하는 개발 환경을 조성, 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는 신작을 완성해내는 데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이수호 기자 lsh5998688@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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