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주 NXC(넥슨 지주사) 대표 / 캐리커쳐 = 디미닛
김정주 NXC(넥슨 지주사) 대표 / 캐리커쳐 = 디미닛

 

미국의 뉴욕증권거래소·나스닥과 함께 세계 3대 증권거래소로 불리는 도쿄 일본거래소에서도 대표 주가지표로 통하는 '닛케이 225'에 국내 게임사 넥슨이 이름을 올리며 '게임한류'의 힘을 과시하고 있다. 국내 기업 중 닛케이 225에 입성한 곳은 넥슨이 최초다. 일본의 대표기업으로 자리잡게 돼 추후 투자유치 및 유동성 확보에도 큰 힘이 될 전망이다.  


닛케이 225 입성한 넥슨…日 대표기업으로 자리매김 


23일 일본 증권거래소에 따르면 넥슨은 오는 29일을 기점으로, 닛케이 225에 편입된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발표하는 '닛케이 225'는 미국의 다우 지수나 S&P 500처럼 일본을 대표하는 주가 지표로, 일본 상장사 최상위권 기업들이 밀집한 것이 특징이다. 유동성이 원활한 우량기업만 닛케이 225에 진입할 수 있다. 

실제 닛케이 225에는 파나소닉과 도시바, 후지쯔, 토요타, 혼다, 아사히그룹, 일본담배산업, 후지필름, 미쓰비시 등 사실상 일본 각 주요 산업계의 대표기업이 몰려 있다. 인터넷 분야로는 넥슨을 비롯해 일본 대표 게임사인 반다이남코와 코나미, 인터넷 기업 소프트뱅크와 야후재팬, NTT도코모 등이 이름을 올리고 있다.

이로써 넥슨은 일본을 대표하는 인터넷 기업으로 확실히 자리매김하게 됐다는 평가다. 증권가의 한 관계자는 "닛케이 225는 일본 증시 움직임을 표현할 때 기본적으로 인용하는 핵심 지표"라며 "넥슨 입장에선 굉장히 잘된 일"이라고 분석했다.

실제 관련업계에선 넥슨이 닛케이 225 편입을 계기로 우량기업으로 인정받게 되면서, 기관들의 추종 자금 및 파생 상품 내에 진입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경우 상당한 수준의 자금이 유입돼 현재 시가총액(약 27조원)을 뛰어 넘는 덩치를 불릴 공산이 크다.

넥슨 관계자는 "닛케이 225 편입에 따라 우량기업으로 인정받게 돼 의미가 크다"고 답했다.

 

사진 = 넥슨
사진 = 넥슨

 


미래 내다본 김정주의 한 수, 탈아시아 성장 일궜다 


넥슨의 창업자 김정주 NXC(넥슨 지주사) 대표는 국내시장보다 더 많은 자본을 확충할 수 있는 일본 상장을 결정, 지난 2011년 일본 도쿄 증시 입성에 성공했다. 김 대표는 일찍부터 게임의 본고장인 일본 시장 진출을 염두에 두고, 지난 2002년 일본에 현지법인을 세웠다. 특히 당시만해도 게임사에 대한 인식이 좋지 않았던 한국을 떠나 게임기술을 높게 쳐주던 게임종주국 일본에서 승부를 보기로 결정했다. 

결국 넥슨은 지난 2011년 12월 14일 일본 도쿄 증시에 화려하게 데뷔했다. 상장을 한달여 앞두고 메이플스토리 회원 1300만명의 개인정보 유출 사건이 발생했지만, 일본시장에선 넥슨의 기업가치를 폄하하지 않았다. 상장 당시 넥슨의 시가총액은 무려 8조원에 달했다. 이를 통해 넥슨은 던전앤파이터와 메이플스토리, 카트라이더 등 숱한 흥행 IP를 발굴할 수 있는 동력을 확보했다. 

특히 넥슨은 던전앤파이터의 중국 흥행을 바탕으로 글로벌 매출 비중이 급격하게 증가하면서 일본 증시 입성 6년만인 지난 2017년, 일본 상장 국내 기업 중 최초로 시가총액 10조원을 돌파했다. 그리고 3년만에 시총 20조원을 넘어서고, 이제는 닛케이 225 편입을 계기로 시총 30조원을 바라보고 있다. 국내에 상장했다면 감히 상상하기 어려운 기업가치라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나아가 넥슨은 올해 초부터 초격차를 다짐하며 현재의 성과에 안주하지 않고 새로운 성장 동력을 발굴하기 위해 지난 6월, 새로운 형태의 조인트벤처를 설립했다. 원더홀딩스와 2개의 합작법인을 설립하고 각각의 법인에서 '마비노기 모바일', '카트라이더: 드리프트' 등 기대를 모으고 있는 신규 타이틀을 전담 개발한다. 무엇보다 독창성과 다양성을 기반으로 끊임없는 도전 기회를 제공하는 개발 환경을 조성, 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는 신작을 완성해내는 데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이수호 기자 lsh5998688@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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