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이전부터 주당 5만~6만원선을 지겹게 맴돌았던 삼성전자가 11월 들어 고공행진을 거듭, 창사 이래 최고치에 도달해 그 배경에 이목이 쏠린다. 주당 가격은 6만6300원까지 치솟았고 시가총액 또한 400조원 돌파가 코앞이다.
특히 동학개미라 불리는 개인투자자들 뿐만 아니라 외인과 기관도 삼성전자 매수 행렬에 동참하며 7만원선 돌파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다만 내년 상반기 내 백신 보급 여부와 코로나19 재확산 분위기, 미국의 경기부양책, 삼성전자의 배당 이슈 등 시장 변수가 많아 단기전망은 쉽지 않은 분위기다.
외인들은 韓 대표주 '삼성전자'를 사야했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 16일, 전일대비 4.9% 급등한 주당 6만6300원에 장을 마쳤다. 이달 초와 비교하면 무려 17% 급등한 것이다. 이로써 삼성전자는 창사 이래 최초로 시가총액 400조원 돌파를 앞두고 있다.
11월 삼성전자 상승세의 주역은 바로 동학개미가 아닌 외국인이었다. 외국인은 이날 하루에만 573만주를 순매수하는 등 8거래일 연속 삼성전자를 사들이며 급등세를 주도했다. 증권가에선 외인들이 삼성전자를 사들인 이유로 ▲미국 대선을 비롯한 외부 이슈 ▲메모리 가격 기대감 ▲주주환원책 등 삼성전자 내부 이슈 등을 꼽는다. 특히 11월 들어 화이자를 비롯한 글로벌 백신사의 백신이 임상 결과를 속속 공개한 가운데, 바이든 대통령 당선자의 등장으로 비롯된 신흥국 대표주 선호 현상이 뚜렷해졌다는게 증권가의 대체적 시각이다.
김장열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코로나는 극복될 것이라는 자신감이 엿보이지만 동시에 실제 백신의 충분한/안정적 보급 이전까지 경제 영향이 지속될 수 밖에 없어 시장 대표주를 포트폴리오에 추가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미국 대선이 실질적으로 끝났고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확실성도 완화되는 가운데 코로나 백신 성공 기대감으로 달러 약세가 강화되며 신흥국으로 투자자금이 유입되는 중"이라고 덧붙였다.
실제 지난 16일,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6.3원 내린 1109.3원에 거래되며 종가 기준 지난 2018년 12월4일(1105.3원) 이후 약 1년11개월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미국에서 주식을 사는 것보다 한국 주식을 사는 것이 더욱 유리해진 셈.
아울러 메모리 가격이 내년 1분기를 기준으로 반등할 것이라는 전망이 잇따르는 점도 삼성전자 주가를 끌어올린 이유로 꼽힌다. 김 연구원은 "메모리 가격이 21년 1분기 저점 (회사 전체 이익 바닥도)으로 반등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고, 1월말 분기실적발표를 통해 주주환원 정책이 나올 것으로 보여 기대감이 반영되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투자업계의 한 관계자 또한 "성장주에서 가치주로 포트폴리오가 전환되고 있는 가운데, 상대적으로 안전한 대표주에 수급이 몰리고 있는 것"이라며 "이재용 부회장의 상속세 이슈로 배당 기대감 또한 그 어느 때보다 높아 연말까지 매수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달리는 말에 올라타?" 신중론에 '눈길'
증권가에선 삼성전자의 최근 주가 급등의 이유를 다양하게 분석하면서도 단기 추가 상승 여부에 대해선 신중한 모습이다.
김장열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내년 하반기 반도체 수급전망과 주주환원 정책 내용에 따라 추가 상승 여력을 알 수 있을 것"이라며 "매크로 측면에서 2021년 상반기 내 백신 보급 과정과 주요국의 경기부양책 단행 및 규모, 미중 무역합의 이행 및 대중 관세 변동 여부에 따라, 진행과정이 느리거나 다소 부정적으로 전개된다면, 주가 상승률은 제한될 것"이라고 말했다.
뻔한 얘기지만, 외부 수급 요인에 따라 언제든 주가가 일부 빠질 수도 있다는 얘기다. 매일 바뀌는 코로나19 상황과 백신 보급 뉴스에 따라 단기 변동 가능성이 높다는 것.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 또한 "과거 사례를 비춰보면 삼성전자의 최고치 경신이라는 사실만으로 막연한 기대는 자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2000년 이후 우상향 추세를 그려왔지만 최고치 경신 이후, 추가 상승을 보인 것은 세번 뿐"이라며 "현재 이익 컨센서스를 살펴보면 2022년까지 꾸준한 레벨업은 가능해보이지만 2017년, 2018년 수준에 못 미치기 때문에 당장 추세 상승을 이어가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익 레벨이 보다 더 높아야 400조원에 달하는 현재의 시총을 유지하면서 추가 상승을 꾀할 수 있을 것이라는 얘기다. 최근 주가 상승에 따른 차익실현 매물이 급증할 가능성도 적지 않다. 이에 대해 이 연구원은 "향후 삼성전자 이익의 추가적인 레벨업, 기대감을 높여가기까지 단기 매물소화 과정이 전개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투자업계의 한 관계자 역시 "연말이 다가오며 기관들이 배당을 많이 주는 가치주로 옮겨가고 있어, 단기 차익 매물이 급증할 가능성은 충분하다"도 부연했다.
이수호 기자 lsh5998688@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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