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은 세계 최대 종합 반도체 회사입니다. CPU는 물론 컴퓨터 관련 칩셋, 서버, 낸드플래시에 통신 분야까지 반도체가 들어가는 대부분의 제품을 생산합니다.
1968년 창업 이래 2016년까지 세계 반도체 시장에서 매출 1위자를 놓친 적이 없어 외신에선 인텔을 'The Chip Giant(반도체 거인)'라고 부를 정도입니다. 2017년에 삼성전자에 1위 자리를 내주긴 했지만 2019년에는 다시 반도체 기업 매출 1위 자리를 탈환했습니다.
그러나 인텔은 2020년 3분기 최악의 실적을 기록했습니다. 인텔이 10월22일에 발표한 3분기 실적에 따르면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4% 줄었고 순이익은 28%나 감소했습니다. 데이터센터 실적 부진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됐습니다.
같은 기간 경쟁사 AMD와 엔비디아가 어닝 서프라이즈를 달성한 것에 대비돼 주가는 10%나 급락했습니다. CPU 자체 생산 기술이 뒤쳐져 TSMC에 반도체 위탁 생산을 맡긴다는 소식도 악재였습니다. 현재 인텔의 시가총액은 엔비디아에 추월당했고, 시장 점유율은 AMD에 위협을 받고 있는 상황입니다.
경쟁에서 뒤쳐진 인텔은 선택과 집중에 나섰습니다. 지난 10월, 비주력 사업인 낸드 플래시 메모리 사업 부문을 SK하이닉스에 매각했습니다. 매각 대금은 90억달러(약 10조3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인텔이 종합 반도체 회사의 지위를 내려놓고 수익이 나지 않는 사업부는 과감하게 정리에 나섰다는 분석입니다. 인텔 메모리 부문의 3분기 매출은 11억50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1% 감소했습니다. 증권가 예상치인 15억달러에 못 미치는 수준입니다.
지난 19일엔 대만 미디어텍에 전원관리(PWM) 반도체 사업부 '엔피리온(Enpirion)'을 매각했습니다. 인텔은 프로그래머블반도체(FPGA), 시스템온칩(SoC), 중앙처리장치(CPU) 등에 엔피리온의 고주파 전력 솔루션을 탑재해왔습니다. 계약 규모는 8500만달러이며 연내에 계약을 마무리지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인텔은 매각 대금을 데이터센터 사업과 자율주행차 기술에 집중할 계획입니다. 밥 스완(Bob Swan) 인텔 CEO는 지난 10월 인텔 3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데이터센터, 인공지능, 5G 등 규모가 큰 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이겠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인텔이 선택과 집중을 통해 반도체 시장 1위 자리를 지켜낼 수 있을지 업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자료=미디어뱀부
정리=김현기 기자 khk@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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