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은 카트리그에 대한 확고한 의지 보여줘야
문호준, 그 다음... 스타키우기 프로젝트 돌입하자

#카트라이더 리그 주춧돌이었던 문호준 은퇴

#넥슨의 확고한 의지가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기

#선수들도 주인의식 가지고 최선을 다해야 할 것


벌써 열흘이나 흘렀습니다. 지난 20일, 카트라이더 리그의 주춧돌과 같았던 '황제' 문호준이 은퇴를 선언하고 난 뒤 벌써 그렇게 시간이 흐르고 흘렀습니다. 

아직, 아무것도 달라진 것은 없습니다. 차기 시즌 카트라이더 리그가 아직 시작하지 않았기에 우리는 상황이 어떻게 변할지 아무도 예측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고민해야 합니다. '황제'가 사라진 카트라이더 리그를 어떻게 끌고 가야 할지를 말입니다.


문호준의 은퇴가 카트라이더에 미칠 영향


카트라이더 리그가 지금과 같은 인기를 누릴 수 있었던 8할은 문호준 덕분이었습니다. 아마도, 이 사실에 반기를 들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물론 문호준이 '황제'가 되고 그가 최고의 선수를 넘어 인기있는 크리에이터가 되기 까지 혼자 일궈낸 것만은 아닙니다. 만약 중간에 넥슨이 카트라이더 리그를 중단했다면 지금의 문호준도 없었겠죠. 문호준이 돋보일 수 있도록 옆에서 묵묵히 도와준 동료들도 있습니다. 정말 많은 사람들이 '황제' 문호준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은퇴를 선언한 문호준/사진=이소라 기자
은퇴를 선언한 문호준/사진=이소라 기자

하지만 확실한 것은, 문호준의 은퇴는 카트라이더 리그에 큰 영향을 미칠 것입니다. 그것이 긍정적인 변화가 됐든, 부정적인 변화가 됐든 말입니다. 사실은 부정적인 변화를 가지고 올 확률이 더 크기에 걱정이 되는 것 또한 사실입니다. 

아마 이런 부분을 너무나 잘 알고 있었기에 문호준 역시 은퇴를 미루고 미뤄왔겠죠. 그리고 어떻게 생각하면, 그는 은퇴를 1년 미루면서 우리에게 대비할 시간을 준 것일수도 있습니다. 우리는 그시간 동안 무엇을 했을지 돌아봐야 할 것 같습니다.


넥슨, 확고한 의지 선수들에게 보여줘야


지금 가장 불안한 것은 아마도 선수들일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문호준이 은퇴를 하게 되면 시청자나 팬이 확 줄어들 수밖에 없고, 그로 인해 리그가 혹시 사라질 수도 있다는 불안감 말입니다.

사실 선수 한명이 은퇴했다고 사라질 리그는 없습니다. 하지만 선수들이 이처럼 불안감을 느끼는 것 역시 이상한 일은 아닙니다. 넥슨이 지금까지 카트라이더 리그를 중단한 경험들이 있기 때문이죠. 매번 이유는 있었지만, 어쨌건 이번에도 선수들이 리그가 잠시 휴식기를 가지게 되는 것은 아닐지 걱정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는 현상입니다.

선수들의 불안은 경기력 저하나 프로게이머 생활을 포기하게 만드는 최악의 선택으로 갈 수 있습니다. 실제로 문호준의 은퇴 후 선수들은 농담 반, 진담 반으로 리그가 중단되는 것이 아니냐는 이야기를 하곤 합니다.

넥슨은 이런 때일수록 선수들에게 믿음을 주고 확신을 줘야 할 것입니다. 좋은 경기와 좋은 선수들이 모여 있다면 그 리그는 반드시 팬들을 끌게 돼있습니다. 선수 한명 은퇴했다고 시청자들이 모두 달아나는 것은 아닙니다. 남아 있는 선수들이 확신을 가지고 더욱 프로게이머 생활에 몰두할 수 있도록 안정감을 줘야 할 것입니다.


선수들 스스로 변해야 한다


이제 진짜 문호준이 없습니다. 선수들이 그저 머리 속으로만 떠올렸던 순간이 온 것입니다. 어떤 일이 발생해도, 불안 요소가 있을 때도 '호준이 형이 해결해 주겠지'라고 생각했겠지만 이제 진짜 문호준은 리그에 없습니다.

선수들은 이제 "내가 문호준이 돼야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경기에 임해야 할 것입니다. 이미 몇명은 그런 마인드를 가지고 경기에 임하고 있습니다. 샌드박스 박인수, 성남 락스 이재혁은 제2의 문호준을 꿈꾸며 프로게이머 생활을 해왔고, 사실 문호준이 은퇴한 지금이 '영웅'이 될 기회일 수 있습니다. 

포스트 문호준으로 꼽히는 박인수/사진=이소라 기자
포스트 문호준으로 꼽히는 박인수/사진=이소라 기자

하지만 두명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선수들이 이제 모두 사명감을 가지고 경기에 임해야 할 것입니다. 단순히 경기에서 이기기 위한 것이 아닌, 카트라이더 리그를 내가 이끈다는 생각을 가져야 합니다. 누가 해줄 것이라는 생각을 버리고 주인 의식을 가지고 프로게이머 생활을 해야 합니다.

생각보다 책임감과 프로 의식을 가지기는 쉽지 않습니다. 주인 정신은 누가 이야기 한다고 저절로 길러지는 것이 아니기 떄문이죠. 팬들과 어떻게 호흡해야 하는지, 팬들을 즐겁게 만드는 요소가 무엇인지, 팬들을 어떻게 불러 모으로 그들을 만족시킬 것인지를 끊임없이 고민해야 할 것입니다. 


스타 키우기 프로젝트 돌입합시다


말은 쉽지만, 정말 어려운 것이 스타를 발굴해서 키워내는 일입니다. 문호준 역시 그냥 문호준이 된 것은 아닙니다. 다양한 과정을 거치고 그의 활약이 조명됐고 가치가 높아지면서 스타가 된 것입니다. 

사실 스타 한명이 있으면 새로운 스타를 키워내기는 쉽지 않습니다. 이미 스타인 선수보다 모든 것이 뛰어나지 않고는 그 선수를 넘어서는 스타가 탄생하기는 태생적으로 어려운 부분이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지금 상황에서는 이제 키워내기만 하면 됩니다. 물론 끊임없이 문호준과 비교되겠지만 적어도 지금 당장 모든 관계자들이 집중해서 스타를 키울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 졌습니다. 이제는 머리를 맞대고 스타를 키워내는 프로젝트를 시작해야 하지 않을까요?

개인전 두번 우승으로 스타 반열에 오른 이재혁/사진=이소라 기자
개인전 두번 우승으로 스타 반열에 오른 이재혁/사진=이소라 기자

물론 쉽지 않은 일입니다. 하지만 그 쉽지 않은 일을 해내야 리그가 한층 성장할 수 있습니다. 카트라이더 리그가 새롭게 도약하기 위한 좋은 기회라는 생각으로 모두가 힘을 모아야 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너무나 수고한 문호준에게 그동안 고마웠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팬들에게 당부드리고 싶습니다. 지금까지의 관심을 거두지 말고 또 어떤 스타가 탄생하는지, 그들이 만들어내는 명경기가 어떨지 관심을 가지고 지켜봐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이소라 기자 sora@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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