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가 올해 1월 들어 콘텐츠 분야에만 1조원이라는 뭉칫돈을 투입, 공격적인 행보에 나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지난한해 중소상공인을 앞세운 스마트스토어와 기업들의 브랜드스토어를 통해 커머스 시장에서 자리를 잡은 만큼, 올해는 글로벌 시장 진격과 미래세대 확보를 위해 콘텐츠 사업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무엇보다 글로벌 영상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유튜브에 대응하기 위해 확실한 흥행 IP를 탑재, 차별화에 공을 들이는 모습이다.
27일 네이버는 빅히트엔터테인먼트와 제휴를 체결, 빅히트 자회사인 비엔엑스에 4100억원 규모의 투자를 단행했다고 공시했다. 비엔엑스는 빅히트의 엔터플랫폼 위버스의 운영사로, 이번 투자유치를 계기로 사명 또한 '위버스컴퍼니'로 바꾸게 된다.
아울러 네이버로부터 자금을 수혈한 빅히트는 비엔엑스와 더불어 YG엔터테인먼트의 자회사 YG플러스에 7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진행했다. 이미 네이버와 피를 섞은 YG엔터테인먼트와 손을 잡아 네이버-YG-빅히트 3각 동맹을 맺은 것이다.
앞서 네이버는 지난 20일, 6500억원이라는 거액을 투자해 캐나다의 웹툰업체 왓패드를 통째로 인수했다. 캐나다에 거점을 둔 왓패드는 매월 9000만명 이상의 북미 사용자가 230억분을 사용하는 세계 최대 소셜 스토리텔링 플랫폼이다. '애프터' 등 1500여편의 작품이 출판과 영상물로 제작된 바 있다.
이로써 네이버웹툰과 왓패드의 월간 이용자수를 더하면 무려 1억6000만명에 이른다. 명실상부 아시아와 북미를 잇는 글로벌 최대 스토리텔링 플랫폼 사업자로 발돋움하게 되는 것이다. 네이버는 북미·유럽 등 다양한 문화권에 있는 9000만명의 왓패드 사용자 기반과 500만명의 창작자들이 남긴 10억편에 달하는 스토리 콘텐츠를 통해 네이버의 글로벌 콘텐츠 비즈니스를 보다 안정적이고 효과적으로 확대해나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처럼 네이버가 연초부터 콘텐츠 시장 확보에 팔을 걷고 나선 이유는 엔터 콘텐츠가 플랫폼 락인의 핵심 요소로 거듭났기 때문이다. 실제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지난 2019년 국내 콘텐츠산업 매출액은 전년대비 4.9% 증가한 125조4000억원에 달한다. 이는 지난 5년간 전 산업 매출액 연평균 성장치인 3.8%를 훌쩍 뛰어넘는 수치다.
무엇보다 콘텐츠 산업 수출액은 전년동기대비 8.1% 증가한 약 103억9000만 달러(약 12조 3692조)까지 성장했다. 특히 지난 2020년은 코로나19로 인해 집콕족이 늘면서 한류 콘텐츠에 대한 소비량이 더욱 늘어난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네이버의 경우 일본의 국민메신저인 라인을 보유하고 있고, 일본의 1위 포털 야후재팬과도 한가족이 되면서 콘텐츠 배급력이 더욱 강해졌다는 평가다.
업계 한 관계자는 "기생충과 스위트홈, 방탄소년단의 사례를 통해 한류 콘텐츠가 전세계 어느 곳에서도 통할 수 있다는 것을 입증한 상황"이라며 "온라인 플랫폼인 네이버가 글로벌에서 통할 수 있는 흥행 IP를 갖추게 되면 전세계 모바일 이용자의 시간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수호 기자 lsh5998688@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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