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가 주목하는 K팝 팬들을 사로잡기 위한 IT 기업들의 정면승부가 펼쳐진다. 엔씨소프트의 '유니버스'와 네이버-빅히트 연합군의 '위버스'의 맞대결이다. K팝과 다소 거리가 멀었던 엔씨소프트와 네이버의 경쟁이라는 점에서 업계 이목이 쏠린다.

게다가 카카오 역시 엔터테인먼트 분야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K팝을 필두로 한 K콘텐츠 분야가 세계적인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는 만큼, 국내 대표 IT기업들이 이를 통해 글로벌 콘텐츠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하고 있는 것이다.


'유니버스' 내놓는 엔씨, CJENM과도 협력


28일 엔씨소프트는 K팝 팬덤 플랫폼 '유니버스'를 정식 출시했다. '유니버스'는 다양한 온오프라인 팬덤 활동을 모바일에서 즐길 수 있는 올인원 플랫폼이다. 엔씨소프트의 기술력을 활용한 다양한 콘텐츠를 통해 아티스트와 팬을 한층 더 가깝게 연결한다.

K팝 팬덤 플랫폼 '유니버스'가 오는 28일 출시된다. /사진=엔씨소프트 제공
K팝 팬덤 플랫폼 '유니버스'가 28일 출시된다. /사진=엔씨소프트 제공

K팝 팬들은 '유니버스'에서 ▲강다니엘 ▲더보이즈(THE BOYZ) ▲몬스타엑스(MONSTA X) ▲박지훈 ▲씨아이엑스(CIX) ▲아스트로(ASTRO) ▲아이즈원(IZ*ONE) ▲에이비식스(AB6IX) ▲에이티즈(ATEEZ) ▲(여자)아이들 ▲우주소녀 등의 인기 아티스트를 만날 수 있다. 아티스트는 유니버스 출시 후 계속해서 추가될 예정이다.

아울러 엔씨소프트는 CJ ENM과 디지털 플랫폼 분야 사업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도 체결했다. 양사는 연내 합작법인을 설립해 엔씨소프트의 정보기술(IT)과 CJ ENM의 엔터테인먼트 비즈니스 노하우를 접목한 다양한 콘텐츠 사업을 전개할 예정이다.


네이버는 빅히트의 '위버스'에 투자


이에 앞서 네이버는 지난 27일 빅히트엔터테인먼트와 제휴를 체결, 빅히트 자회사인 비엔엑스에 4100억원 규모의 투자를 단행했다고 공시했다. 비엔엑스는 빅히트의 엔터플랫폼 위버스의 운영사로, 이번 투자유치를 계기로 사명 또한 '위버스컴퍼니'로 바꾸게 된다.

빅히트의 글로벌 팬 커뮤니티 플랫폼 '위버스'
빅히트의 글로벌 팬 커뮤니티 플랫폼 '위버스'

'위버스'는 '유니버스'처럼 팬들과 아티스트의 소통을 돕는 플랫폼이다. 글로벌 인기 K팝 아티스트 '방탄소년단(BTS)이 '위버스'를 통해 팬들과 소통하고 있다.

아울러 네이버로부터 자금을 수혈한 빅히트는 비엔엑스와 더불어 YG엔터테인먼트의 자회사 YG플러스에 7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진행했다. 이미 네이버와 피를 섞은 YG엔터테인먼트와 손을 잡아 네이버-YG-빅히트 3각 동맹을 맺은 것이다. 


K팝 플랫폼이 글로벌 공략 '교두보'


엔씨소프트-CJ ENM 연합군과 네이버-빅히트 연합군이 K팝 플랫폼을 두고 치열한 경쟁을 펼치는 구도가 형성된 것이다.

이처럼 K팝 플랫폼에 국내 굴지의 IT기업들이 뛰어든 것은 방탄소년단(BTS)이 전세계적인 인기를 얻으면서 K팝을 글로벌 시장에서 주목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K팝 팬들을 플랫폼으로 모으고, 이 플랫폼에서 이용자들이 즐길거리를 마련하면, 플랫폼을 바탕으로 다양한 콘텐츠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한다. 다양한 굿즈(상품) 판매를 넘어 K팝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한 웹툰이나 드라마, 나아가 영화까지 K팝 IP를 활용한 콘텐츠 산업이 무궁무진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사진 =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사진 =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엔씨소프트의 전공 분야인 게임과의 연계 역시 주목된다. 게임 자체가 가상 공간에서 만들어진 새로운 경제체계 속에서 이용자들간의 교류를 통한 재미를 전달하기 때문에 최근 주목받는 '메타버스'와 결을 같이 한다는 것이다.

네이버 역시 네이버웹툰과 같은 콘텐츠 비즈니스와 K팝 팬덤을 연결할 수 있는 연결고리가 많다. K팝에 열광하는 MZ세대를 사로잡으면 이와 연계한 새로운 서비스를 선보일수도 있다는 것이다.


카카오도 'K콘텐츠' 정조준...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뜬다


비단 엔씨소프트와 네이버 뿐만이 아니다. 또다른 IT공룡 카카오 역시 K팝과 같은 엔터테인먼트 산업에 대한 관심이 높다.

카카오는 웹툰, 웹소설 서비스를 제공하는 자회사 카카오페이지와 국내 굴지의 배우 매니지먼트 7개사와 다양한 음악 색깔을 가진 레이블 4개사, 그리고 다수의 드라마, 영화, 공연 제작사를 산하에 두고 있는 카카오M을 합병해 카카오엔터테인먼트라는 새로운 법인을 오는 3월 출범시킬 예정이다.

이렇게 만들어진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IP 비즈니스 노하우와 역량을 기반으로 엔터테인먼트 전 분야에 걸쳐 콘텐츠 IP 확장과 사업 다각화를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K-콘텐츠에 대한 전세계적인 관심을 발판삼아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비즈니스를 추진한다는 것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해 방탄소년단과 기생충, 그리고 스위트홈까지 K콘텐츠가 전세계 이용자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으면서 국내 대표 IT 기업들이 앞다퉈 K콘텐츠 플랫폼을 글로벌로 확장하고 있다"며 "K콘텐츠를 앞세운 이 기업들의 플랫폼이 유튜브나 넷플릭스와 같은 글로벌 시장을 호령하는 플랫폼이 될 수 있을지 관심"이라고 전했다.

 

허준 기자 joon@techm.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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