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쿠팡
사진 = 쿠팡

 

쿠팡이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 상장을 선언한 가운데, 쿠팡 IPO 수혜주에 대한 관심도 뜨겁다. 포털에선 포장지 업체부터 쿠팡이 스친 곳곳에 수혜주라는 이름의 키워드가 맴돌지만, 확실한 수혜주는 네이버쇼핑과 국내 OTT 업체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증권가의 대체적 시각이다.


쿠팡 덕에 웃는 네이버…글로벌 얹은 네이버쇼핑 가치 'UP'

지난 12일 쿠팡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클래스A 보통주 상장을 위한 신고서를 제출했다. 미국 뉴욕 증시 상장을 공식화한 것. 상장될 보통주 수량 및 공모가격 범위는 결정되지 않았지만 추정 기업가치는 무려 40조원에 달하고, 쿠팡이 조달할 자금 또한 조단위를 훌쩍 넘어서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같은 상황을 반기는 것은 쿠팡 임직원 뿐만이 아니다. 쿠팡과 함께 국내 온라인 커머스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네이버쇼핑 또한 리레이팅이 빨라지는 모습이다. 쿠팡 IPO 흥행 여부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증권가에선 대체적으로 네이버쇼핑의 기업가치를 20조~30조원 규모로 추산한다.

국내시장에 국한된 쿠팡의 지난해 추정 거래액은 20조~30조원, 매출은 13조원, 영업손실은 5000억원 규모다. 네이버쇼핑 또한 연간거래액이 20~30조원 규모로 구체적인 이익지표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지난해 네이버가 거둔 1.2조원 규모의 영업이익 중 상당수가 커머스 관련 수익으로 추정된다. 

 

사진 = 네이버파이낸셜
사진 = 네이버파이낸셜

 

네이버쇼핑은 직매입과 168개 물류센터를 앞세운 쿠팡 대비 배송 인프라가 취약하지만 CJ대한통운 지분확보와 더불어 네이버파이낸셜을 통한 입점업체 자금지원 및 모바일 플랫폼의 강점을 앞세워 대등한 거래액을 유지 중이다. 무엇보다 국내 온라인 쇼핑시장 규모는 약 130조원. 양사가 출혈 경쟁을 하지 않아도 여전히 나눠먹을 땅은 충분하다. 

네이버쇼핑 기업가치 리레이팅의 또다른 근거는 바로 일본이다. 네이버는 자회사 라인을 앞세워 야후재팬과 통합법인을 출범, 올해 글로벌 커머스 사업을 본격화한다. 지난해 4분기 야후재팬의 이커머스 취급고는 무려 9182억엔 규모로 사상최대치를 경신했다. 내수에 그친 쿠팡과 달리 네이버쇼핑은 일본의 국민메신저 라인과 야후재팬을 통해 일본으로 손쉽게 건너갈 수 있다.  

 

사진 = 쿠팡플레이
사진 = 쿠팡플레이

 


로켓와우 결속 노리는 쿠팡…OTT '쇼박스·NEW' 같이 웃는다?

증권가에선 쿠팡이 IPO 이후, 조단위에 이르는 자금을 로켓와우로 대표되는 '플랫폼 락인'에 투입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최근 3개월간 쿠팡에서 한 가지 이상의 제품을 산 이는 1485만명에 달한다. 말 그대로 어마어마한 플랫폼 파워다.

이를 가능하게 하는 것은 바로 쿠팡의 멤버십 서비스 로켓와우다. 월 2900원을 내면 무료로 쿠팡의 익일 배송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최근에는 신선식품 서비스인 로켓프레쉬를 추가한 데 이어 OTT 서비스 쿠팡플레이를 론칭, 로켓와우 회원에게 별도의 비용없이 다양한 영상을 즐길 수 있게 했다. 

증권가의 한 관계자는 "향후 3년간 쿠팡은 네이버와 동반성장 관계를 유지할 것으로 보이지만 모바일 서비스에 기초를 두고 있는 만큼, 아마존이 영위하고 있는 모든 서비스에 쿠팡이 진입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이어 그는 "멤버십 이용자의 충성도 확보를 위해 라이브커머스 역량을 끌어올리는 한편, 영상서비스(OTT) 확보와 엔터-금융 콘텐츠에 역량을 결집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는 쿠팡이 당장은 네이버와 직접적인 경쟁없이 성장세를 이어갈 수 있지만, 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를 경우 멤버십 회원들의 충성도 여부에 따라 승패가 갈릴 것이라는 얘기다. 실제 쿠팡은 지난해 말 자체 OTT 서비스 쿠팡플레이를 론칭, 영상 배급사 쇼박스-뉴(NEW)와 콘텐츠 공급계약을 체결하며 모바일 인프라 확장에 신경을 쓰는 모습이다. 

쿠팡플레이는 넷플릭스, 웨이브, 티빙 등의 OTT 경쟁자에 비해 콘텐츠 부족이 문제로 지적되지만, 출발 자체가 기존 회원을 위한 추가 서비스 개념이다. 조단위 자금을 손에 쥔 쿠팡이 OTT 업체들에게 오리지널 콘텐츠를 위탁 생산한다면, 로켓와우 회원들의 충성도는 더욱 공고해질 전망이다. 

투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쿠팡이 OTT와 금융 등 여러 방식으로 로켓와우 서비스를 확장한다면, 기존 고객 충성도가 향상되고 자연스레 구매 빈도수 상승 및 추가적인 신규 고객 확보도 용이해질 것"이라며 "물동량 증가는 170개에 달하는 물류센터의 효율과 더불어 택배 단가 하락까지 기대할 수 있게 되며 장기적으로 네이버쇼핑 이용자의 이탈 또한 기대할 수 있게 된다"고 분석했다.

 

이수호 기자 lsh5998688@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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