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최대 규모 백화점 '더현대 서울'이 지난 26일 문을 열었다. 서울에 새 백화점이 문을 여는 것은 지난 2011년 롯데백화점 김포공항점 이후 무려 10년만이다. 이를 시작으로 롯데·신세계 등 국내 백화점 '빅3' 모두 올 한 해 신규 개점을 공격적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주목할 점은 백화점이 볼거리와 즐길 거리를 갖춘 '놀이터'로 변신한다는 것이다. 최근 네이버·쿠팡 등 온라인 쇼핑이 가파르게 성장함에 따라 오프라인 백화점은 상대적으로 밀려나는 추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은 온라인쇼핑을 선택이 아닌 필수로 만들어버렸다.
이같은 상황에서 백화점의 놀이터 변신은 생존을 위한 필연적인 선택이다. '빅3'는 대규모 투자로 공간 변화를 꾀했다. 물건을 사러 오던 백화점이 아니라, 놀러 오는 공간이라는 패러다임 전환을 통해 다시 한번 재도약을 꾀하는 것이다.
'더현대 서울'이어 '롯데·신세계'도 온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더현대 서울'을 시작으로 롯데와 신세계 역시 대규모 신규 점포를 연이어 개점한다. 롯데는 오는 6월 동탄에 신규 매장을 오픈한다. 신세계는 대전에 '대전신세계 엑스포점'을 개장할 예정이다.
롯데백화점 동탄점은 경기 남부권 최대 규모 백화점이 될 전망이다. 영업 면적만 7만6000㎡으로 역세권에 위치할 예정이다. 수도권 젊은 소비자들을 끌어들이는 구심지가 될 것이란 기대감이 상당하다.
롯데백화점은 명품관 매장들과 통로를 개방해 '야외 명품 거리' 느낌의 공간 구성을 택했다. 또한 복합문화공간과 중층 테라스 공원도 선보인다. 프리미엄 식품관도 들어선다. 마치 '야외 스트리트'를 거니는 듯한 느낌을 소비자에게 선사한다는 계획이다.
신세계백화점은 올 하반기 '대전신세계 엑스포점' 문을 연다. 지하 5층~지상 43층 규모로 백화점 외 다양한 시설도 함께 입점할 계획이다. 전망대, 영화관, 아쿠아리움 등 문화시설도 함께 들어선다.
또 암벽등반, 스크린 야구 등 다양한 여가 활동을 즐길 수 있는 실내 테마파크도 선보인다. 카이스트와 공동으로 만드는 교육 체험 공간인 '신세계 과학관'도 입점해 다양한 즐길거리를 선사할 예정이다.
백화점, '힙'해야 살아남는다
백화점 업계가 복합 놀이시설로 변하는 것은 이커머스 시장 성장세와 연관이 깊다. 네이버·쿠팡 등 온라인 쇼핑 업계가 가파르게 성장함에 따라 '상품 판매'만으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없게 된 것이다. 특히 가격 경쟁력을 가지기 어려운 만큼, 가격이 아닌 다른 이점을 소비자에게 줘야 살아남을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조상리 동의대학교 유통물류학 교수는 "온라인 쇼핑과 비교했을 때 백화점은 '가격 경쟁력'에서 밀릴 수밖에 없다"며 "단순 상품 입점이 아닌 새로운 유인책으로 고객을 끌어들이는 전략이 필요하고, 새로운 즐길거리를 채워넣으며 공간 구성을 변화시키는 것도 그러한 이유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백화점의 '놀이터화' 전략은 새로운 트랜드로 자리잡게될 전망이다. 백화점의 기존 모객 방법이 '명품' 입점에만 한정됐다면, 이제는 '명품'에 '경험'을 더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정소연 교보증권 연구원은 "백화점의 핵심 성장동력은 '경험' 및 '명품' 중심의 포지셔닝이라고 판단한다"며 "소비자는 경험을 구매하고자 하며, 이러한 경향은 코로나19를 기점으로 더욱 강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향후 백화점은 차별화 경험을 제공하고 고객 체류시간을 증가시키는 것이 선행돼야 한다"며 "여기에 명품 중심 MD가 더해질 때 매출 기여까지 연결되며, 이 구조를 성공적으로 정립하는 것이 핵심 전략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영아 기자 twenty_ah@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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