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카카오뱅크
사진 = 카카오뱅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산업 패러다임 변화가 빨라지면서 한국 경제 역시 새로운 격변기를 맞은 모습이다. '뉴머니'인 신규 금융사가 가파르게 몸집을 불리며 전통 금융사인 '올드머니'를 추월하는 모양새가 연출되고 있다. 

상장 레이스에 돌입한 카카오뱅크와 카카오페이를 포함해 토스의 비바리퍼블리카, 케이뱅크, 업비트의 두나무 등 뉴머니 대표 주자들의 추정 몸값은 도합 100조원에 육박한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는 국내 4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 시가총액 규모를 훌쩍 넘어서는 것이다.


뉴머니 몸값 100조 시대...전통 금융지주 앞질렀다

2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뱅크, 카카오페이, 비바리퍼블리카, 케이뱅크, 두나무 등 뉴머니 대표 주자들의 추정 몸값은 각각 수십조에 달한다. 이 기업들의 가치 총합은 최대 100조원에 이른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는 국내 4대 금융지주 시가총액 규모보다 크다. 지난 18일 종가 기준 4대 금융지주의 시가총액은 KB(23조6179억원)·신한(21조2322억원)·하나(13조6010억원)·우리(8조3783억원) 등 도합 65조원 가량이다.

카카오뱅크의 기업가치는 40조원 남짓으로 추정된다. 비상장 주식거래 플랫폼 증권플러스 비상장에 따르면 카카오뱅크 주식은 장외 시장에서 주당 9만4500원에 거래되며 약 40조원에 달하는 시가총액을 기록 중이다. 토스 운영사 비바리퍼블리카 주식은 주당 8만3500원에 거래되며 12조7580억원에 달하는 몸값을 보이고 있다. 실제 이 회사는 KDB산업은행과 해외 투자자 중심으로 기업가치를 7조원 넘게 인정받아 4500억원의 투자를 유치한 바 있다.

사진=케이뱅크
사진=케이뱅크

케이뱅크 역시 10조원 남짓으로 기업가치가 평가된다. 현대차증권은 보고서를 통해 "카카오뱅크가 최소 시가총액 20조원을 바라보고 있고 케이뱅크는 최소 카뱅 시총의 30~40%는 마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힌 바 있다. 카카오뱅크가 최소 20조원에서 최대 40조원까지 기업가치를 평가받는 것을 감안하면, 케이뱅크 기업가치는 최소 6조원에서 최대 16조원까지는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카카오페이의 기업가치도 최소 10조원 이상에서 최대 20조원으로 거론된다. 카카오페이의 거래액은 올해 100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된다. 예상 거래액에 0.1~0.3배수를 적용해 기업가치를 산정하는 것을 감안할 때 카카오페이 기업가치는 최소 10조원 이상으로 추산된다. 이베스트증권은 예상 거래액 100조원에 배수 0.18을 적용해 기업가치를 18조원으로 평가했다.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 기업가치도 10조원 이상으로 추정된다. 현재 38커뮤니케이션, 엔젤리그 등 장외시장에서 두나무 보통주 1주 시세는 50만원 선으로 형성돼 있다. 최성환 리서치알음 수석연구원은 "코인베이스의 기업가치 산정 방식을 감안했을 때 두나무도 충분히 10조원 수준의 가치평가(밸류에이션)가 가능하다고 판단한다"고 분석했다.

사진 = 토스증권
사진 = 토스증권

 


코로나19 이후 급증한 비대면 수요...뉴머니 키웠다

이처럼 '뉴머니' 대표주자들이 신바람을 내고 있는 것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촉발된 비대면 거래 수요와 늘어난 유동성이 금융 패러다임 변화에 불씨를 던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월드뱅크그룹과 캠브리지 대안금융센터에 따르면 지난 1년 동안 디지털 금융 서비스의 거래 규모는 코로나19 영향으로 약 11% 증가했다. 지난해 국내 은행의 인터넷뱅킹 일 평균 이용금액은 58조6579억원으로 전년 대비 20.6% 급증했다.

카카오뱅크는 이에 올 1분기에 분기 사상 최대 성적인 467억원의 순익을 거뒀고, 2019년 3월 출시한 '증권사 주식계좌 개설' 서비스가 2년여 만인 이달 400만 계좌를 돌파했다. 증권 업계 3위인 한국투자증권이 15년 만인 올 3월 400만 계좌를 돌파한 것과 비교하면 엄청난 속도다. 카카오페이는 지난해 거래액이 67조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40% 증가, 가입자 수도 3500만명을 넘어섰다. 증권가가 추정하는 카카오페이 올해 거래액은 100조원 수준이다.

사진 = 두나무
사진 = 두나무

또 코로나19 충격 방어를 위해 전 세계가 유례없이 돈을 풀면서 시작된 '유동성 바람'을 타고 주식거래와 가상자산 거래 열풍이 분 것도 호재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단례로,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와 제휴를 맺은 케이뱅크의 5월말 수신 잔액은 12조9600억원으로, 지난해 6월말 수신 잔액이 1조8500억원이었던 점과 비교하면 10배 이상 증가했다. 또 업비트의 경우 24시간 일거래액이 19조원 규모까지 올라가기도 했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뉴머니 대표 주자들은 결제와 송금 등 지급결제 분야에서 대출, 보험가입, 금융투자 등 전통적인 금융영역까지 사업을 확대하며 몸집을 더욱 불릴 채비 중이다. 카카오뱅크와 카카오페이는 상장 레이스에 돌입했다. 이를 통해 카카오뱅크는 올해 중금리·중저신용자 대출을 확대하고 공급 규모를 늘릴 계획이다. 이후 비대면 주택담보대출, 기업 대출 등 사업 영역을 확대할 전망이다. 

디지털 손해보험사 예비허가를 승인받은 카카오페이는 연내 본허가를 목표로 사업 준비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카카오페이가 본허가 신청 일정을 2~3개월 이내로 당길 경우 이르면 올해 하반기, 늦어도 내년 상반기에는 본격적인 보험 영업 활동이 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 은행업 본인가를 따낸 토스뱅크 역시 이르면 오는 9월부터 영업을 시작할 예정이다. 개점 후 특히 중금리대출 확대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영아 기자 twenty_ah@techm.kr

관련기사

키워드

Top #뉴머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