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총괄(GIO)과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오른쪽) / 캐리커쳐 = 디미닛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총괄(GIO)과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오른쪽) / 캐리커쳐 = 디미닛

 

토종 인터넷 양강 '네이버-카카오'가 연일 52주 신고가를 경신, 국내 산업지형을 흔들고 있어 주목된다.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양사는 지난 23일, 각각 전거래일대비 8.2%, 6.6% 주가를 끌어올리며 코스피 3위-4위 자리를 공고히했다. 이날 코스피 시장 전체를 주도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양사 모두 지난 1분기 두자릿 수 이상의 매출 성장세를 유지한 데 이어 2분기에도 '세포분열' 수준의 팽창력을 보이고 있어 양사 합산시총 '200조 시대'도 먼일이 아니라는 분석이 나온다.  


카카오에 3위 뺏긴 네이버...왕좌의 게임은 지금부터! 

최근 카카오에 시총 3위 자리를 내어준 네이버는 내홍을 빠르게 종결, 하루새 8% 가량 주가를 끌어올리며 올들어 가장 높은 신장률을 기록했다. 시가총액은 69조5000억원 규모로 이제 70조원 달성이 코앞이다. 

한동안 주가 정체기에 머물던 네이버의 경우, 여전히 국내 최대 인터넷 포털로서 확고한 위치를 점하고 있다는 평가다. 6월 증권가의 목표주가 평균치는 약 주당 50만원대로 현 주가(42만3500원) 대비 20% 가량 상승여력이 남아있는 상태다. 2분기 추정 매출액은 1조6000억원, 영업이익은 3300억원 규모로 각각 전년동기대비 7%, 13% 늘어날 것으로 추산된다. 

 

최인혁 네이버파이낸셜 대표(왼쪽부터), 한성숙 네이버 대표, 강희석 이마트 대표, 차정호 신세계백화점 대표 / 사진 = 네이버
최인혁 네이버파이낸셜 대표(왼쪽부터), 한성숙 네이버 대표, 강희석 이마트 대표, 차정호 신세계백화점 대표 / 사진 = 네이버

 

핵심 사업인 검색-광고를 비롯해 ▲자사주 스왑으로 연일 거대해지는 네이버 생태계 ▲웹툰으로 대표되는 글로벌 콘텐츠 ▲메가 메타버스 제페토 ▲하반기 본격화될 라인-야후재팬의 일본사업 ▲클라우드를 비롯한 B2B 및 IT 인프라 ▲3분기 출시를 앞둔 신신식품 및 커머스 ▲구체화되고 있는 익일배송 등 모멘텀이 상당하다. 

그럼에도 한동안 주가가 정체를 보이고 있는 것에 대해 증권가에선 "단지 준비단계의 기간일 뿐"이라며 "앞으로 확장될 네이버 생태계에 주목해야한다"고 입을 모은다. 근로체계 재편에 따른 인건비 증대와 더불어 사업확장에 따른 리소스가 꾸준히 유입되고 있기 때문이다. 

김학준 키움증권 연구원은 "인건비를 비롯한 비용적인 부분이 올해 증가할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펀더멘털의 극적인 강화가 어려울 것"이라며 "신선식품을 포함한 커머스 거래액 확대와 사업 벨류 상승을 위한 지표 개선은 하반기 들어 이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한 네이버와 함께 커머스 시장의 자웅을 겨루고 있는 쿠팡이 여전히 80조원에 달하는 시가총액을 유지하고 있어 네이버쇼핑에 대한 벨류에이션은 여전히 저평가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실제 네이버는 카카오와 시총 격차가 5조원대 이상으로 벌어졌지만 여전히 영업이익과 순익 창출면에서 카카오를 2배 이상 압도한다.

정호윤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네이버쇼핑의 구조적 성장이 이어지고 있고, 2분기에도 스마트스토어 판매자가 꾸준히 증가하며 GMV의 높은 성장을 이끌고 있다"면서 "브랜드스토어 또한 300개 이상의 브랜드가 입점하며 네이버쇼핑의 영역이 넓어지고 있는데다 빠른 배송 서비스까지 확대하고 있어 네이버의 시장 지배력은 더 강화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래픽=테크M 편집국
그래픽=테크M 편집국

 


시총 '80조 시대' 앞둔 카카오, 액분도 무색...어디까지 가는거야?

국민메신저 카카오톡을 앞세워 '한국의 테슬라'로 거듭난 카카오는 6월 들어 코스피 대형사 중 가장 높은 주가 신장률을 기록했다. 뚜렷한 조정도 없이 주당 10만원대를 넘어선 이후, 17만원까지 단숨에 와버렸다. 외인과 기관, 개인이 차례를 바꿔가며 매수를 이어가 차익실현 구간 또한 찾기가 힘들 정도다.

실제 증권가에선 잇따라 목표주가를 기존 15만원대에서 20만원대로 올리며 카카오의 폭풍질주를 따라가는데 급급한 모습이다. 무엇보다 카카오의 사업구조가 미래형, 성장형 사업에 집중돼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각각의 시장에서 전통사업자를 무너뜨리고 지배적 위치를 확보, 수익화에 나서는 전략이 전방위로 통하고 있어 앞으로 주가가 어디까지 갈지 쉽게 예측하지 못하고 있다.  

다만 증권가에선 카카오톡의 기업 마케팅 플랫폼으로의 변신에 주목하고 있다. 오동환 삼성증권 연구원은 "카카오의 기업용 계정이 '채널'로 하반기 대대적 개편이 진행될 것"이라며 "채널을 활용한 상품, 콘텐츠 구독 기능을 추가한데 이어, 하반기에는 국내 주요 브랜드의 자체몰을 채널에 입점시켜 카카오톡을 커머스/마케팅 채널로 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네이버와 마찬가지로 카톡을 플랫폼으로 삼기 위해 채널을 도입, 이를 활용해 모든 서비스를 집어삼킬 것이라는 얘기다. 

 

그래픽=테크M 편집국
그래픽=테크M 편집국

 

또한 한국과 일본에서 성공을 증명한 웹툰 등 콘텐츠 비즈니스에 대한 기대감도 상당하다. 카카오는 미국과 동남아, 중국, 일본 등 글로벌 시장으로 사세를 확장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타파스와 래디쉬를 거점으로 한국 콘텐츠를 확대하고, 동남아와 중국에서는 각각 카카오웹툰과 JV를 통해 콘텐츠 비즈니스를 확장시킬 예정이다.

물론 단기적으로는 카카오뱅크와 카카오페이 IPO에 시선이 쏠려있다. 7월 IPO를 공식화할 카카오뱅크의 장외시총은 무려 40조원에 달한다. 카카오페이 또한 10조원 이상의 벨류에이션이 책정돼 있다. 여기에 코어 비즈니스인 광고와 커머스는 카카오에 내재돼 전체적인 벨류에이션을 지탱하고 있다. 

박지원 교보증권 연구원은 "메시지 기반 커머스 및 광고 사업 확대로 카카오톡은 비즈니스 어플로 재탄생할 공산이 크며, 자회사 상장 이후에도 비즈니스 플랫폼으로서의 카카오톡의 가치가 카카오의 주가를 이끌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수호 기자 lsh5998688@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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