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3사 CEO-임혜숙 과기정통부 장관 첫 간담회
"농어촌 5G망 공동 구축, 28㎓ 지하철·실증사업부터"
5G 주파수 배정 당시와 비교, 정책 방향 달라진 것 크게 없어

(사진 왼쪽부터) 구현모 KT 대표, 임혜숙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박정호 SK텔레콤 대표, 황현식 LG유플러스 대표가 간담회에 참석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공
(사진 왼쪽부터) 구현모 KT 대표, 임혜숙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박정호 SK텔레콤 대표, 황현식 LG유플러스 대표가 간담회에 참석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공

올 하반기부터 지하철 2호선 일부 구간과 코엑스, 스포츠 경기장 등에서 초고주파대역(28㎓)을 활용한 5G 서비스 실증이 시작된다. 초고주파 대역은 현재 5G 전국망이 구축되고 있는 3.5㎓ 대역보다 훨씬 빠른 속도 구현이 가능하지만 전파의 회절성이 약하기 때문에 품질을 유지하는 것이 힘들다는 단점이 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보다 촘촘한 기지국 구축이 필요하다.

이에 과기정통부와 통신3사는 28㎓ 대역을 전국망 서비스에 활용하기 보다는 스팟성으로 대규모 트래픽이 필요한 지역에 활용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 

임혜숙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2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박정호 SK텔레콤 대표와 구현모 KT 대표, 황현식 LG유플러스 대표와 '과기정통부 장관-통신3사 CEO 간담회를 가졌다. 이날 간담회에서 임혜숙 장관은 "최근 통신3사가 성장 한계에 봉착해 미디어와 콘텐츠, 커머스 등으로 사업을 다각화하고 있으나 혁신 기반이 되는 네트워크 고도화에도 많은 관심과 투자가 필요하다"고 강조하며 통신사들의 5G 투자를 독려했다.


올 하반기 28㎓ 실증사업...'스포츠경기장·지하철'부터 시작

임혜숙 장관 취임 이후 통신 3사 CEO와의 첫 만남인 이번 간담회는 ▲5세대(5G) 커버리지 확대 및 품질 개선·28㎓ 5G 활성화 방안 ▲디지털 뉴딜 등 정보통신기술(ICT) 전반 등에 관한 이야기로 채워졌다. 

우선 5G와 관련해서 임 장관은 구체적으로 오는 2022년까지 85개시를 중심으로 촘촘하게 5G망 구축, 디지털 격차 해소를 위한 농어촌 지역 투자를 차질없이 추진할 것을 당부했다. 통신3사 CEO도 이에 화답했다. 각사 CEO들은 28㎓ 5G 대역에 대한 활성화 필요성에 대해 공감하며, 우선 28㎓ 5G 시범 프로젝트와 지하철 와이파이 실증사업 등을 차질없이 추진키로 했다. 

구체적으로 28㎓ 5G망은 코엑스와 수원 위즈파크, 부여 정림사지 등 전국 10개 장소에서 시범 운영될 계획이다. 일부 장소에서는 일반인들에게 28㎓ 단말기 체험 기회도 제공될 전망이다. 지하철 와이파이의 경우, 우선 신설동~성수역까지 이어지는 지하철 2호선 지선구간에서 실증을 추진하게 됐다.

허성욱 과기정통부 네트워크정책실장은 "사실 아직까지 28㎓는 제대로 된 유스케이스(use case)가 부족하다"며 "지하철 등이 좋은 모범사례가 될 수 있고, 28㎓ 기술에 대한 특수성 때문에 우선 기술에 대한 실증을 거친 뒤 추가 확산 방안을 검토하겠다는 의견이 있었다"고 했다. 


"28㎓ 기지국 공동구축, 현 단계서 거론할 사안 아냐" 

특히 통신3사가 올해 연말까지 달성해야 하는 28㎓ 기지국 1만5000개 구축 목표에 대해서는 당장 크게 정책 방향을 바꾸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허성욱 네트워크 실장은 "오늘 간담회에서 통신3사 모두 기지국 1만5000개 달성이 어려울 것이라는 말이 거론되지는 않았다"며 "현 단계에서 이 부분에 대해서는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허성욱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네트워크정책실장이 통신3사 CEO 간담회가 끝난 뒤 백브리핑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김경영 기자
허성욱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네트워크정책실장이 통신3사 CEO 간담회가 끝난 뒤 백브리핑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김경영 기자

또 LTE망을 사용하지 않는 5G 단독모드(SA)와 관련해서 정부는 강제할 생각은 없다고 강조했다. 허성욱 네트워크정책실장은 "정부가 현재 5G와 관련해서 드라이브를 거는 부분은 5G 투자와 관련한 측면이고, 이는 사업자들이 투자에 따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한다"며 "또 SA가 투자 부분에서 큰 편익이 있는 것 같지 않기 때문에 오는 8월 발표되는 올해 상반기 5G 품질평가에 있어서도 SA 부분은 (평가) 계획을 가지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날 간담회에서 정부와 통신사는 5G에 대한 '소통'과  '홍보'를 강화해야 한다는데 뜻을 같이 했다. 허성욱 네트워크정책실장은 "5G가 어느 지역이 터지고 안터지는 부분에 대해서 국민들의 불만이 있기 때문에, 이런 부분에 대해서는 5G 서비스를 제대로 알리자는 차원에서 홍보와 소통을 강화하자는 의견이 있었다"고 밝혔다. 

이밖에 통신3사는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 확산을 위해서도 노력하기로 했다. 그 일환으로 올해 7월부터 이동통선 무선국 환경친화 정비사업을 추진해 도시미관 개선 및 안전한 통신환경 조성에 기여할 수 있도록 난립, 노후화된 무선국을 정비해 나갈 예정이다. 

임혜숙 과기정통부 장관은 "28㎓를 비롯한 밀리미터파 기술은 6세대(6G) 등 통신 기술이 진화될수록 중요성과 활용도가 높아질 것"이라며 "이번 28㎓ 시범 프로젝트와 지하철 와이파이 실증사업을 계기로 기술개발과 활용 경험을 축적해 28㎓ 5G를 활성화시키고, 나아가 6G 이후도 우리가 선도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김경영 기자 management@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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