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인도, 유럽 등 스마트폰 전략시장에서 잇따라 샤오미에 선두 자리를 내주며 고전하고 있다. 어느덧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2위 자리에 오른 샤오미는 '대륙의 실수'를 넘어 삼성전자의 가장 위협적인 경쟁자로 성장했다.
'전략시장' 인도에서 샤오미와 격차 벌어져
4일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올 2분기 인도 스마트폰 시장에서 샤오미는 28.4%의 점유율로 1위를 차지했다. 삼성전자는 17.7%로 뒤를 이었다.
지난해 2분기에는 샤오미가 28.5%, 삼성이 25.7%로 2.8%p 차이로 접전을 펼쳤으나, 올해는 격차가 8%p 까지 벌어졌다. 삼성전자가 2분기 코로나19 여파로 부품 공급 부족과 해외 생산공장 가동 차질 등을 겪으며 주춤했던 게 뼈아팠다.
삼성전자가 주춤한 사이, 중국 제조사들은 공세를 펼쳤다. 2분기 인도 시장에서 샤오미, 비보, 리얼미, 오포 등 중국 브랜드가 차지하는 비중은 79%에 달했다. 비보와 리얼미는 각각 전년 동기 대비 61%, 140% 성장하며 존재감을 키웠다.
이 중에서도 샤오미는 ▲레드미 9A ▲레드미 9 파워 ▲레드미 노트 10 ▲레드미 9 등 4개 모델을 가장 많이 팔린 5개 모델 안에 올리며 두각을 나타냈다. 샤오미는 상위 3개 모델을 100만대 이상 출하했을 뿐만 아니라, 퀄컴 '스냅드래곤 888' 칩셋이 탑재된 플래그십 'Mi 11 울트라' 모델을 출시하며 프리미엄 시장에서도 7% 점유율을 차지했다.
삼성전자도 가만히 보고만 있었던 건 아니다. 삼성은 온라인 전용 모델인 '갤럭시 M'과 '갤럭시 F' 시리즈를 필두로 비대면 채널을 활용해 전년 동기 대비 25% 성장을 거뒀다. 특히 M과 F 시리즈가 2분기 출하량의 66%를 차지하며 시장 공략이 계획대로 이뤄졌다. 허나 성장세가 다른 중국 제조사에 미치지 못하면서 비보와 리얼미에게도 바짝 추격 당하는 위치가 됐다.
유럽에서도 선두 내줘...글로벌 시장에서도 '박빙'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샤오미는 2분기 유럽 스마트폰 시장에서 출하량을 전년 동기 대비 67% 늘리며 시장점유율 12.7%로 1위를 차지했다. 같은 기간 삼성전자 출하량은 전년 동기 대비 7% 감소한 1200만대에 그쳐 12% 점유율을 기록했다.
샤오미를 비롯한 중국 제조사들은 유럽시장에서 화웨이의 빈자리를 꿰차며 삼성전자를 압박하고 있다. 샤오미, 삼성, 애플, 오포, 리얼미 등 2분기 유럽 출하량 상위 5개사 중 삼성전자만 유일하게 역성장을 거뒀다. 오포는 180%, 리얼미는 1800% 성장을 거뒀고, 애플도 15.7% 출하량을 늘렸다.
글로벌 시장에서도 샤오미는 삼성전자를 바짝 추격 중이다. 카운터포인트에 따르면 2분기 삼성전자는 19% 점유율로 선두를 지키긴 했으나, 17%를 차지한 샤오미에 2%p 차이로 쫓기고 있다. 특히 6월만 놓고 보면 이미 샤오미가 역대 최대 판매량를 기록하며 사상 첫 1위 자리에 오른 상황이다.
키움증권 김지산 연구원은 "상반기 스마트폰 시장의 승자는 단연 샤오미"라며 "삼성전자의 하락, 중국 시장의 회복, 유럽 등 중국 외 시장 약진 등에 기인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갤럭시 언팩' 하루 전 신제품 공개로 견제
삼성전자는 오는 11일 열릴 '갤럭시 언팩' 행사를 통해 3세대 폴더블폰을 선보이며 분위기 전환을 노린다는 계획이다. 기존 바(bar)형 스마트폰에서 차별화를 만들기 어려운 상황에 중국 제조사들의 중저가폰 공세와 플래그십 스마트폰 도전을 버티기 어려워지자, 폴더블폰으로 폼팩터 전환을 통해 '새판'을 짜겠다는 전략이다.
하지만 이런 시도에도 샤오미는 지난 3월 '갤럭시 폴드'와 판박이인 '미믹스 폴드'를 선보이며 맞불을 놓고 있다. 이도 모자라 샤오미는 갤럭시 언팩 전날인 오는 10일에는 레이쥔 최고경영자(CEO)가 직접 나서 신제품을 공개한다며 노골적인 견제에 나선 상황이다. 이날 공개할 신제품으론 최신 스마트폰 '미믹스 4'가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미믹스 4는 삼성전자가 '갤럭시 Z 폴드3'에 최초로 도입할 것으로 예상되는 '언더 디스플레이 카메라(UDC)'를 탑재하고, 퀄컴의 최신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 '스냅드래곤 888+'를 최초로 장착할 것으로 알려졌다.
남도영 기자 hyun@techm.kr
관련기사
- 샤오미도 '폴더블폰' 내놨다…100만원대 가격에 세계 최초 '액체렌즈' 탑재
- 폴더블폰에도 '초격차'가 필요해
- 샤오미 '스마트폰+AIoT' 약진…1분기 역대 최대 매출 달성
- 한국에 없는 '갓성비' 갤럭시 신제품, 인도에는 다 있네
- 사과 제친 '좁쌀' 샤오미, 다음은 '삼성' 노린다
- [폴더블 에볼루션] ①진화하지 못하면 멸종뿐…삼성 '폴더블'에 명운 건다
- [폴더블 에볼루션] ③"애플, 샤오미 비켜!" 삼성 '폴더블 대세화'로 리더십 되찾는다
- [카드뉴스] '폴더블'이 이제 대세가 된다...삼성의 놀라운 '혁신 본능'
- '신제품 부재' 2분기 국내 스마트폰 시장 '주춤'…삼성전자 점유율 73% 압도적 1위
- 언팩 전날 '미믹스4' 선보인 샤오미…삼성 '3세대 폴더블'로 응수
- 삼성전자, 베트남 스마트폰 시장 1위 '수성'…급속히 몸 불리는 샤오미 '위협'
- 삼성전자 안방 노리는 샤오미…5G폰 '레드미노트 10' 국내 정식 출시
- [글로벌] '도난 방지' 내세웠던 샤오미, 결국 기능 삭제...中 당국 허가 못 받았다
- 中 샤오미, 삼성 제치고 2분기 유럽 스마트폰 시장 1위 올라
- 스마트폰 '왕좌' 노리는 샤오미? 계속되는 도발에 삼성전자가 내놓은 '이것'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