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브 샌드박스 박인수/사진=넥슨 제공
리브 샌드박스 박인수/사진=넥슨 제공

이상하게 리브 샌드박스(샌드박스)는 8강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면, 포스트시즌에서 흔들리는 모습을 보입니다. 이번 시즌도 예외가 없었습니다. 8강 풀리그에서 7전 전승을 거두던 샌드박스는 여지없이 결승진출전에서 블레이즈에게 0대2로 완패하고 말았습니다.

누구도 샌드박스가 플레이오프를 치를 것이라 예상하지 못했기에, 아마 플레이오프에 진출한 아프리카 프릭스(아프리카)도 당황했을 것 같습니다. 2021 신한은행 헤이영 카트라이더 리그 시즌2 플레이오프는 그렇게 혼란 속에서 치러졌습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박인수가 있었습니다. 유영혁과의 에이스 결정전을 치러야 했던 박인수. 2020년 에이스 결정전 5연패를 기록하면서 그는 '에결 트라우마'를 겪고 있었습니다. 반면 유영혁은 최근 락스 게이밍 이재혁을 에이스 결정전에서 잡아내며 '구관이 명관'이라는 평가를 이끌어냈죠.

결승 진출이 달린 에이스 결정전. 그리고 가장 중요한 순간 박인수는 1년 동안 자신을 괴롭혔던 에이스 결정전 징크스에서 벗어났습니다. 유영혁의 추격을 따돌리고 드디어 승리를 따낸 것입니다.

"솔직히 2대0으로 이겼으면 했어요. 하지만 아이템전에서 아프리카가 워낙 강한 모습을 보였기에 에이스 결정전을 갈 것 같았고, 그래서 열심히 준비해 좋은 결과가 나온 것 같아요."

8강에서 전승을 거뒀다고 해도, 박인수는 불안한 마음이 컸습니다. 지난 2020년에도 샌드박스는 계속 플레이오프에서 패하며 결승에 오르지 못한 상황이었기 때문이죠. 이번에도 같은 패턴이 될지 염려스러운 것은 당연한 일이었습니다.

"그래서인지 오늘 승리하고 정말 기분이 너무 좋았던 것 같아요. 우승하지 못해도 이번 경기가 정말 기억에 많이 남을 것 같아요. 에이스 결정전 징스크도 떨치고, 못오를 것만 같았던 결승전에도 오르고 나니 정말 기분이 좋네요."

몇년 동안 팀의 운명을 책임지고 있는 에이스로서 박인수의 어깨는 어느 때보다 무거울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이제 그는 이를 숙명으로 받아들이고, 즐기고 있습니다. 결승전이 기대되는 이유도 이 때문입니다.

"팬들 덕분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응원해 주신 분들에게 보답을 하기 위해서라도 반드시 승리를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최선을 다할테니 앞으로도 응원 많이 해주세요."

이소라 기자 sora@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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