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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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의 금융자회사 네이버파이낸셜이 기존 금융업과 거리를 두면서도 자생에 성공, 그 배경에 이목이 쏠린다. 직접 리테일 시장에 뛰어든 카카오뱅크·토스와 달리 네이버쇼핑의 이커머스 전초기지 역할을 톡톡히하며 뱅킹커머스의 핵심 브레인 역할을 맡고 있는 모습이다.

11일 네이버에 따르면 올 상반기 네이버의 간편결제 결제액은 17.5조원 규모로 전년동기대비 51% 급증했다. 올 3분기 역시 이같은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어 올해 네이버파이낸셜의 연결순이익은 1000억원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2019년 11월, 네이버에서 분할·설립된 네이버파이낸셜은 지난해 550억원에 달하는 연결순이익을 기록, 불과 1년만에 흑자기업으로 발돋움했다. 

카카오뱅크와 토스 등 인터넷전문은행이 대출 서비스 확장에 공을 들이며 리테일 시장을 직접 겨냥한 것과 달리, 네이버파이낸셜은 언번들링과 제휴라는 방식으로 성장해왔다. 기존 금융사업자를 자극하지 않고, 오히려 네이버쇼핑 내 소상공인의 인프라를 지원하는 방식으로 성장해온 것

스마트스토어 대출을 통해 SOHO 금융에도 참여, 출시 6개월만에 500억원 규모의 약정대출을 진행 중이다. 자체 신용평가시스템을 갖춰 경쟁력이 있는 중소사업자를 직접 육성하고 있는 것이다. 이를 통해 국내 1위 쇼핑 플랫폼 네이버쇼핑의 시장 영향력을 공고히하고 있다. 중소 상공인 진흥에 주력하고 있는 정부의 기조와도 궤가 같아, 골목상권 진출 등의 여론에서도 자유롭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최근에는 미국 아마존처럼 소비자 대상의 간접 금융서비스도 속속 내놓고 있다. 대표적으로 올 4월부터 '네이버페이 후불결제'를 시범운영 중이다. 후불결제는 상품/서비스를 먼저 구입한 후 결제일이 되면 등록된 계좌에서 자동으로 출금되는 시스템이다. 신용카드와 비슷한 기능으로 사용자 입장에서는 신용카드와 차별성이 없다. 만약 연체 시 대손비용이 발생하기 때문에 서비스 신청시 기존 금융정보 및 네이버의 데이터를 결합한 대안신용평가시스템 (ACSS)을 통과한 고객에게 발행한다. 현재 30만원을 한도로 발행되지만, 사업이 자리를 잡게 되면 점차 규모가 확대될 전망이다.

구경회 SK증권 연구원은 "네이버파이낸셜은 미래에셋과의 전략적 제휴로 금융 관련 고객 층을 확대하고 있는 중"이라며 "후불결제를 비롯, 스마트스토어 대출을 통한 소호 금융 등으로 사업을 확장해나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수호 기자 lsh5998688@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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