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총괄(GIO)/캐리커쳐=디미닛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총괄(GIO)/캐리커쳐=디미닛

 

네이버의 창업주인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 투자총괄(GIO)이 결국 국정감사장에 모습을 드러낸다. 체면치레가 필요했던 국회 입장에선 소원성취한 셈이다. 

20일 국회 및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날 이 GIO는 오는 21일 열릴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 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 참석하겠다는 의사를 과방위 측에 전달했다. 네이버 관계자 역시 "이 GIO가 국정감사에 출석하기로 했다"며 이 GIO의 국회 출석 의사를 밝혔다. 이 GIO가 국감장에 등장하는 것은 지난 2018년 이후 3년만이다. 당시 이 GIO는 포털 뉴스 알고리즘과 관련해 여야의 질타를 받은 바 있다.

사실 최근까지 일본에서 직접 투자와 신사업을 진두지휘해온 이 GIO는 네이버의 창업주지만, 실제 보유 지분율은 3% 수준에 불과하다. 이때문에 한성숙 네이버 대표가 상임위 국감 대부분을 소화했지만, 야당 측의 강한 요청에 따라 이 GIO의 국감장 출석이 이뤄지게 됐다. 창업주가 직접 여러 논란을 해소해야한다는 것이 정치권이 내세운 명분이다. 

앞서 지난 1일, 과방위 야당 간사 김성중 의원을 비롯한 몇몇 의원들은 "민주당이 이해진의 증인채택을 끝까지 막고 있다"며 이 GIO의 국회 출석을 강하게 요구해왔다. 일부 의원은 "정무위에도 채택된 김범수와 이해진을 주무부처인 과방위에서 채택하지 않는 건 본분을 망각한 것"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특히 김 의원은 국감장에서 "네이버 출신 과방위 위원이 비호하면서 증인채택을 막는다는 말이 돌고 있다"며 같은 과방위 소속 의원을 공개적으로 비방하기도 했다. 이런 증인 채택과 관련한 정치 공세에 네이버 부사장 출신 윤영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사과를 요구하며 강한 유감을 표명하기도 했다.

다만 업계에선 네이버와 카카오 모두, 국회 대부분의 상임위에 출석하며 공개 질타가 이어지고 있어, 정치권의 면박주기에 대한 불만이 상당하다. 

실제 카카오의 경우, 무려 7개 상임위에 출석하거나 출석이 예정돼 있어 역대 최대 기록을 갈아치울 태세다. 네이버 역시 환노위, 산자위, 농해수위, 문체위 등 4개 상임위에 한성숙 대표가 증인으로 채택돼 질타를 받았다.

업계에선 최근 강대국의 기술패권 다툼으로 혁신기업들의 생존과 국내 IT 기업 경쟁력이 흔들리고 있는 가운데, 정치권이 건설적인 대안을 제시하긴 커녕 선거철을 앞두고 보여주기식 기업인 면박주기만 반복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같은 기업을 여러 상임위에서 불러 같은 질문을 하고 같은 답변을 반복하게 하는 건 기업 망신주기이자 공공기관 감사하는 취지에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수호 기자 lsh5998688@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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