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가 직접 확인할 수 있는 정산 시스템 구축
이벤트 캐시 정산 높여 최소 60% 수익배분율 보장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이하 카카오엔터)가 웹툰·웹소설 작가들이 수익 정산 내역을 직접 확인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한다. 지난 국정감사에서 지적받은 작가들에 대한 '깜깜이 정산'을 투명하게 바꾸겠다는 의지다. 더불어 불공정 계약이라는 비판을 받은 '선투자 계약' 수익 배분율도 개선하고, 신인 작가 육성책 등 추가 상생안도 지속 마련해나갈 계획이다.
"깜깜이 정산·심사, 이제 안녕"...투명한 구조 만든다
카카오엔터는 20일 작가 생태계 개선을 위한 첫번째 개선안을 발표했다. ▲작가들이 정산 현황을 직접 파악할 수 있는 정산 시스템 구축 노력 ▲선투자 작품 기준 이벤트캐시 정산분을 최소 5%이상 보장하는 방안 ▲'기다리면 무료'(기다무) 수혜작 확대 ▲저소득 청년작가 가운데 재능 있는 신진작가를 선발·육성하는 창작 지원책 마련 등이 담겼다.
카카오엔터는 웹툰·웹소설 작가들이 작품을 통해 거둔 매출 규모와 수익 배분 비율 등을 확인할 수 있는 정산 시스템을 구축한다. 지난 문화체육관광부 국정감사에서 "작가는 콘텐츠 제공사(CP)와 플랫폼 사이에서 (저작물에 대한) 계약이 어떻게 이뤄졌는지 알 수 없고, 자세한 정산 내역도 공유받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에 관한 후속 조치다.
이를 위해 카카오엔터는 그동안 CP사에 제공됐던 정산 세부 내역을 작가들도 확인할 수 있도록 시스템화 한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해 가능한 한 빠르게 파트너들과 긴밀한 협의를 시작하고, 내년 상반기 중 시스템 오픈을 목표로 작업에 착수한다.
더불어 카카오엔터는 '기다리면 무료(기다무)'도 개편한다는 계획이다. 기다무 작품으로 선정되면 프로모션 등 혜택을 받을 수 있어 주된 마케팅 수단으로 자리잡아왔다. 그동안 작가들 사이에선 심사 과정에서 대기 시간이 수개월에 달하는 등 지나치게 길다는 문제제기가 있었다. 카카오엔터가 자회사 CP를 통해 계약을 맺은 작품에 대해서만 심사를 신속하게 하는 것 아니냐는 '깜깜이 심사' 지적까지 나왔다.
카카오엔터는 작가들의 요청에 따라 기다무 검토 기간을 더욱 축소, 적용 작품 역시 점진적으로 확대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웹툰·웹소설 심사인력을 보강해 심사 대기 시간을 단축해 더 많은 작가들의 작품이 기다무를 통해 이용자와 접점을 늘리도록 할 계획이다.
"최소 60% 수익배분율 보장"...정산 투명성 높인다
카카오엔터는 작가 수익 확대 방안도 다각도로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먼저 카카오엔터는 국감에서 '불공정 계약' 지적을 받은 '선투자 계약' 역시 보완하겠다고 밝혔다. 선투자 계약은 작품의 예상 수입을 작가에게 미리 지급하는 것이다. 카카오엔터가 위험 부담을 떠안는 대신, 일반 계약보다 더 많은 수수료를 뗀다.
카카오엔터는 창작자들이 더 많은 수익을 올릴 수 있도록 작품별 이벤트 캐시의 5%를 보장한다는 계획이다. 이벤트 캐시의 혜택이 적은 콘텐츠 제공자도 총 60%의 수익배분율을 최소 보장 받도록 개편한 것이다. '카카오-CP-작가' 3중 계약이 주를 이루는 만큼, CP와의 계약서에도 '이벤트 캐시 정산분 5%이상 보장'을 명기할 계획이다.
회사 측에 따르면 선투자 작품의 실제 콘텐츠 결제분 55%에 이벤트 캐시 등의 정산분 14%가 더해진 수익이 CP와 작가에게 제공됐다. 이벤트 캐시는 마케팅을 위해 카카오페이지가 이용자에게 지급하는 무상 캐시다. 카카오엔터는 이를 CP에게 추가 정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결제 수수료가 8%였고, 카카오엔터 몫은 23%였다.
더불어 카카오엔터는 추가적인 상생안 마련과 추진도 약속했다. 이를 위해 문화체육관광부 및 협회 등 다양한 기관과 함께 작가들과의 열린 소통의 장을 마련하고, 적극적으로 소통에 참여하겠다는 의지다. 창작자와 업계 관계자들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실질적인 개선안들을 지속적으로 추진해나갈 예정이다.
가장 빠르게 가시화될 추가 상생안은 '신진 작가 육성안'이 될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엔터 관계자는 "저소득 청년작가 가운데 재능 있는 작가를 선발, 육성하는 창작 지원책 역시 빠른 시일 내에 나올 수 있도록 검토 중"이라며 "또 국내 창작 생태계를 위해 다양한 장르의 웹툰·웹소설이 창작될 환경을 조성하고, 산업의 토양인 신진 작가층을 육성하기 위한 개선안도 차례대로 발표해 나가겠다"고 전했다.
이영아 기자 twenty_ah@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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