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메이드 '미르4' 덕에 글로벌 P2E 수요 확인
관련주 상당수가 고점과 거리 멀어...오히려 해외게임사 대비 PER 낮아
韓 사업자 두각, 대중화 가능성 커...'AR-VR' 테마주와 비교불가

장현국 위메이드 대표/사진=이소라 기자
장현국 위메이드 대표/사진=이소라 기자

 

국내 게임사들이 너도나도 대체불가능토큰(NFT·Non-Fungible Token)과 블록체인 기반의 돈 버는 게임(Play to Earn, P2E) 개발에 뛰어들고 있는 가운데, 과도한 주가급등이라며 버블 가능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그러나 투자시장에선 과거의 가상·증강현실(VR-AR) 테마주와 같은 사례와는 다르다고 선을 긋고 있다. 게임산업의 게임체인저가 될 공산이 큰데다, 이미 실제 구현한 사례가 속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테마주로 활용됐지만 대중화로 이어지지 못한 VR-AR과는 격이 다르다는 것. 무엇보다 국내 게임사들이 보유한 지식재산권(IP) 상당수가 이미 글로벌 시장에 안착한 만큼, 시장판도 변화를 주도할 가능성에 더 주목하는 모습이다. 


亞 넘어 美-아프리카도 미르4에 빠졌다...NFT+P2E는 이미 현실! 

15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위메이드는 지난 8월 출시한 블록체인 기반 모바일 MMORPG 게임 '미르4 글로벌'의 운영서버를 207개로 늘렸다. 출시 당시 11개에 불과했던 서버가 무려 20배 가량 급증한 셈. 이젠 아시아를 넘어 남미와 북미, 인도, 중동 권역에서도 미르4 글로벌의 이용자가 급증하고 있다. 동시 접속자 수는 이미 130만명을 넘어섰다. 국내 MMORPG 이용자는 일간 50만명 수준으로 추산된다. 이미 내수를 벗어나 게임한류의 중심축으로 거듭난 셈.

그렇다고 오로지 사행성과 가상사잔 급등으로 인지도를 쌓은 것은 아니다. 미르4 글로벌은 해외 게임 플랫폼 '스팀'에서 동시 접속자 수 10만명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스팀 버전의 경우, 가상자산 콘텐츠가 제외됐지만 게임 자체의 경쟁력이 쌓이며 이용자 수가 기하급수 늘어나는 모습이다. 게임 자체가 재미있다는 얘기다. 

특히 미르4 글로벌의 흥행 덕에 위믹스 기반의 블록체인 게임 기대감도 더욱 높아지고 있다. 실제 이날 위메이드는 조이시티와 블록체인 사업, 게임 개발 및 출시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NHN과 액션스퀘어에 이어 3번째 '위믹스' 플랫폼 입점사를 유치한 것. 앞서 위메이드는 2022년말까지 위믹스 토큰을 기축 통화로 사용하는 게임을 100개 서비스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사진=위메이드
사진=위메이드

 

'서머너즈 워' 시리즈로 글로벌 게임사로 거듭난 컴투스-게임빌 역시 현실과 가상의 경계를 허무는 메타버스와 P2E로 대표되는 블록체인 게임을 주요 성장 동력으로 삼고 있다. 이미 컴투스-게임빌은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인 '코인원'의 2대주주다. 컴투스-게임빌은 히트 IP에 블록체인을 접목하는 한편, 자체코인 발행 계획도 밝힌 상태다. 북미를 중심으로 서머너즈 워의 충성이용자만 1억명에 달하는 만큼, 시장의 파급력이 적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P2E를 위한 인프라를 모두 갖고 있어 이르면 올 1분기 중 관련 사업이 구체화될 공산이 크다. 

'블레이드' 시리즈로 아시아권에서 인지도를 쌓은 액션스퀘어 역시 위믹스 기반의 블록체인 액션게임 개발이 한창이다. 최근 위메이드-넷마블 등으로부터 300억원의 자금을 유치한 이후 위믹스 기반의 가상자산 발행도 추진하고 있다. 게임업계에선 액션스퀘어의 모회사인 와이제이엠게임즈가 꾸준히 블록체인 투자사업에 주력해온 만큼, 연내 관련 사업모델을 공개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미 자체 가상자산 '보라'을 보유한 카카오게임즈 역시 '위믹스'를 상대할 다크호스로 꼽힌다. 카카오게임즈는 최근 유럽법인을 통해 캐시카우 '오딘:발할라 라이징'의 개발사 라이온하트스튜디오를 인수했다. 업계에선 카카오게임즈가 국내 규제를 피해 해외법인으로 오딘 개발사를 인수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해외에서 P2E 사업을 펼칠 것이라는 얘기다. 모회사 카카오가 지분 20%를 보유한 업비트가 태국 등에서 이미 사업을 영위하고 있어 관련 시너지에 대한 기대감도 크다.  

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주요 게임사 상당수가 이미 P2E 서비스 안착을 위한 막바지 작업이 끝난 상태"라며 "위메이드는 미르4 글로벌을 잇는 장르별 흥행 사례를 만들어내기 위해 분주하고, 내년 관련 사업을 공표한 엔씨소프트에 이어 넷마블 등 대형게임사들이 줄줄이 글로벌 P2E 시장에 도전장을 낼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래픽=테크M
그래픽=테크M

 


VR-AR 테마주와 다른 이유...증권가 "현 주가는 여전히 적정 수준"

앞선 언급된 사례 덕에 NFT-P2E 시장에 자금이 몰리면서 관련주 폭등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위메이드와 컴투스, 게임빌, 엔씨소프트 등이 수혜를 누린 기업으로 분류된다.

그러나 증권가에선 이들 상당수가 기존 체급 수준에서 기업가치가 형성되고 있어 크게 우려할 일은 아니라는 반응이다. 증권가의 한 관계자는 "엔씨소프트는 리니지W, 위메이드는 미르4 글로벌의 흥행 성과가 더해지며 주가 상승 폭이 컸지만 개척자로 불리는 위메이드를 제외하면 수혜주 상당수가 여전히 올해 고점과 괴리가 크다"며 "텐센트와 블리자드 등 해외 게임사 PER이 20~30배 수준에 올라와있다는 것을 고려하면 시장의 자금 유입은 지금부터로 봐야한다"고 말했다.

강석오 흥국증권 연구원 역시 위메이드의 목표주가를 기존보다 40% 높게잡은 주당 27만원으로 설정하고 "위메이드는 경쟁사 대비 2년 이상의 시간/기술 격차를 만들어냈고, 불과 1년만에 사업포트폴리오 다각화를 이뤄냈다"며 "경쟁사들이 플랫폼을 준비해서 출시하려는 시점에는, 이미 위믹스 오픈 SDK가 배포된 후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그는 "목표주가는 2023년 EPS에 목표 PER 30배를 적용했으며, 목표 PER은 글로벌 게임 플랫폼 Peer 알파벳, 애플, 텐센트의 PER 평균으로 블록체인 게임 플랫폼인 위믹스는 기존의 구글 플레이스토어, 애플 iOS 앱스토어와 경쟁관계가 아니고, 시장 자체가 성장을 시작하는 단계이기 때문에 무리한 목표 PER 설정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쉽게 말해 NFT 게임주 다수가 거품이라 부르기 어려울 정도로 해외에서 큰 반향을 얻고 있는데다, 미르4 글로벌을 계기로 시장대중화 가능성이 커 시장 판도가 바뀔 가능성에 더 주목해야한다는 얘기다. 투자업계의 또다른 관계자 역시도 "최근 위믹스 관련주로 편입된 NHN과 액션스퀘어, 조이시티 등의 경우 여전히 전고점과는 괴리가 상당하다"며 "미르4 글로벌이 MMORPG로 성공한 만큼, 컴투스의 아케이드 게임, NHN의 웹보드 장르, 액션스퀘어의 액션 게임이 NFT-가상자산과 만나 빠르게 세를 불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수호 기자 lsh5998688@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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