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너 장병규' 2018년 文 인도 방문 수행...잠재력 직접 확인
누적 투자액만 1000억? 게임 외 핀테크-e스포츠 등 IT 전분야 투자 집중

장병규 크래프톤 이사회 의장/캐리커쳐=디미닛
장병규 크래프톤 이사회 의장/캐리커쳐=디미닛

 

크래프톤이 국내 게임사 중 유일하게 인도시장 개척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어 주목된다. 핵심 캐시카우인 배틀그라운드 지식재산권(IP)이 인도에서 흥행을 잇고 있는데다, 오너인 장병규 크래프톤 이사회 의장이 인도 시장 자체의 성장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기 때문이다. 핀테크부터 소셜 인프라, e스포츠까지 전방위 투자를 통해 인도 시장 내 지배력을 높이는 모습이다. 

21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최근 크래프톤은 인도 소셜 플랫폼 '프렌드'에 59억원을 투자했다. 이번 투자에는 인디아쿼션트, 엘리베이션캐피탈 등이 참여했으며 크래프톤은 리드 투자자로서 총 650만달러(약 77억원)규모의 투자를 주도했다.

프렌드는 인도어 기반 소셜 플랫폼으로 게임과 데이트를 접목한 콘텐츠를 제공한다. 음성 채팅으로 연결된 남녀가 함께 캐주얼 및 보드게임을 하며 서로를 알아가는 방식이다. 각자 다른 10개의 인도어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프렌드는 이번 투자 자금을 통해 지원 언어를 더욱 확장하고 알고리즘 기술을 강화할 계획이다.

앞서 크래프톤은 지난 3월 인도 e스포츠 기업 노드윈게이밍을 시작으로 ▲게임 스트리밍 플랫폼 로코 ▲웹소설 플랫폼 프라틸리피 ▲인도 얼리 스테이지 VC펀드 쓰리원포 등에도 투자를 진행한 바 있다. 이번 프렌드 투자까지 더하면 올해 크래프톤이 인도 IT기업에 투자한 금액은 8000만달러(약 949억원)에 달한다. 국내 시장과 견주어봐도 결코 작은 숫자가 아니다. 

사실 크래프톤은 지난해 11월, 인도의 게임 산업 발전 가능성에 초점을 맞추고, 시장 확대를 위해 인도 법인을 설립했다. 아시아-태평양을 연결해 글로벌 법인을 두는 국내 주요 게임사와 달리 아예 인도시장을 직접 타깃으로 둔 것. 이는 크래프톤의 인도 이용자가 크게 급증한 데다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인도'의 현지 흥행에 성공한 덕이다. 지난 7월 론칭한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인도는 출시 44일만에 누적 다운로드 5000만을 돌파한 데 이어 3분기말 기준 4200만명 이상의 월간활성이용자를 확보했다.

기존 배틀그라운드 모바일의 개발사가 텐센트인 탓에 리뉴얼 오픈 방식으로 인도-중국 간 갈등을 피해낸 것. 덕분에 크래프톤의 기업가치를 고스란히 지탱했다. 최근에는 신작 '배틀그라운드: 뉴 스테이트'의 사전등록자 모집에도 인도시장을 타깃으로 한 별도 마케팅도 큰 주목을 받았다.

이같은 인도 내 배틀그라운드 IP 인기와 별도로 오너인 장병규 크래프톤 이사회 의장의 남다른 '인도 개척론' 역시 크래프톤 인도 공략의 또다른 배경으로 지목된다. 장 의장은 지난 2018년 4차산업혁명위원장을 지내며 문재인 대통령의 인도 방문을 수행, 인도의 잠재력을 눈으로 직접 확인했다.

당시 장 의장은 "인도의 잠재력은 예상보다 훨씬 크다"면서 "청년 비중이 높아, 언젠가 중국을 위협하는 거대한 시장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때문에 장 의장은 최근 3년새 꾸준히 인도 시장에 직간접 투자를 늘리고 있다. 지난해에는 자신이 주도하고 있는 벤처캐피탈 '본엔젤스'를 통해 지난해 인도 진출 핀테크 스타트업 '밸런스히어로' 투자를 주도하기도 했다. 이같은 인도 시장 직접 투자는 향후에도 꾸준히 늘어날 전망이다. 

크래프톤 관계자는 "인도는 최근 빠르게 경제가 성장하고 있고, 2020년 기준 스마트폰 침투율이 약 48%에 불과해 향후 게임 시장내에서 높은 성장률을 보이며 주요 시장으로 부상할 것"이라며 "인도 법인을 중동 및 동남아시아 사업의 허브로 삼아 현지 성장 동력 발굴과 전략적 사업 확대를 위한 주요 조직을 구축, 신흥 시장 지역에서 글로벌 게임 제작사로서의 사업 영향력을 더욱 키워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수호 기자 lsh5998688@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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