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4일 취임이 유력한 네이버의 최수연 대표(CEO) 내정자가 적극적인 내부소통 행보에 나서고 있다. 공식 선임 전, 최 내정자는 외부 소통 대신 내부 다잡기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임직원들과 직접 교류하며 물밑 소통 행보를 활발하게 이어가고 있다.
3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최수연 대표 내정자와 김남선 최고재무책임자(CFO) 내정자는 직원 면담에 주력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소규모 사내 미팅을 통해 임직원들과 소통에 적극 나서고 있다. 여지껏 만난 임직원들만 400여명으로, 허심탄회한 이야기를 나눴다는 후문이다. 네이버 관계자는 "전사 재택 상황으로 온라인 미팅 위주로 진행됐다고 알고 있다"면서 "두 내정자가 무엇인가를 발표하고, 말하기보다는 직원들의 의견을 듣고자 하는 목적이다. 최 내정자가 직접 직원들의 이야기를 경청하는데 무게를 뒀다"고 설명했다.
이는 취임 전 내부 결속을 다지겠단 행보로 풀이된다. 최 내정자가 소규모 미팅을 하며 회사 구석구석을 파악하고, 격의없는 소통을 통해 직원들을 다독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네이버는 벤처기업으로 출발했지만 커머스나 콘텐츠, 클라우드, 연구개발(R&D) 등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조직이 커지면서 사내 분위기가 경직되고 관료화됐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이는 2021년 초 성과급 논란과 직장 내 괴롭힘 문제로 수면위로 떠올랐다. 이에 따라 네이버의 조직개편과 경영진 세대교체의 필요성이 강하게 제기되기도 했다.
네이버는 지난해 말 1981년생 최수연 내정자와 1978년생 김남선 내정자를 내세워 경영체계 개편을 발표했다. 두 내정자는 위기를 타개할 세대교체 카드로서 주목받았다. 두 내정자는 네이버에 머문 시간이 길지 않은 책임리더 급 '젊은피'로 꼽힌다. 이 점에서 두 내정자가 보다 객관적인 시각으로 네이버의 쇄신을 이끌고, 투자 전문성을 살려 과감하고 신속한 의사결정을 이어갈 것이란 기대를 모으고 있다. 40대 MZ세대로서 젊은 세대와의 소통을 강화하면서도 중용된 내부 리더로서 조직을 안정화하는 데 최적의 인사라는 평가다.
네이버는 오는 14일 이사회를 열고, 최수연 신임 대표 선임 안건을 통과시킬 것으로 보인다. 최 내정자는 성과주의 원칙을 명확히하고 젊은 세대와의 소통을 강화하는데 임기 초반을 할애할 공산이 크다. '네이버 트랜지션 태스크포스(NAVER Transition TF)'라는 이름의 새 조직을 가동, 글로벌 경영 본격화와 조직문화 개선을 위한 새로운 리더십 구축과 조직개편에 착수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기존 경영체제도 상당수 변화가 불가피하다. 최 내정자가 글로벌통 인재인 만큼 수평적 문화와 실리콘밸리 인터넷 기업의 조직문화를 대거 반영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더불어 최 내정자는 '글로벌 네이버'라는 목표의식 하에 검색·콘텐츠·커머스·인공지능(AI)·클라우드 등 네이버의 신사업을 키워 글로벌 시장을 공략하고 미래 먹거리를 발굴에 주력할 전망이다. 두 내정자를 통해 네이버의 글로벌 확장 기조가 본격화될 것이라는 게 업계 중론이다. 최 내정자와 김 내정자가 하버드 로스쿨 출신의 법률가 경력을 바탕으로 인수합병(M&A) 등 투자 분야에서 전문성을 쌓아온 탓이다.
네이버 내부사정에 정통한 업계 관계자는 "두 사람은 네이버에 머문 시간이 길지 않은 '새 인물'로 외부의 시각으로 네이버를 더욱 객관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은 것으로 추정된다"며 "글로벌 전략통이라는 점과 젊다는 점에서 분명 과거와는 다른 방식으로 네이버가 성장해나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영아 기자 twenty_ah@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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