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욕 프리미엄 티 브랜드 '타바론' 창업자

# 인적 자원 데이터 분석 플랫폼 '베플'로 12번째 창업

# 커리어 관리부터 인사관리와 채용까지 한번에


"저 퇴사하겠습니다." , "언제 또 사람 뽑아서 가르치냐.."

국내 노동 시장의 최대 이슈는 '구인구직'이다. 이직과 퇴사가 흔해지다보니, 사업주 입장에서는 회사와 성향이 맞는 인재를 찾기가 쉽지 않고, 구직자 입장에서도 '평생 직장'으로 다닐만한 나와 맞는 기업정보를 찾아보기 힘들다. 기업들은 점점 적극적인 투자나 인재 선발을 하는데 두려움을 느끼게 되고, 구직자는 채용공고를 확인하는 순간부터 퇴사하는 순간에 이르기까지 제대로 된 커리어 한 줄 남기지 못하고 시간을 낭비하게 된다.

8일 서울 강동구 한 카페에서 만난 이창선(존-폴 리, John-Paul Lee) 대표는 "우리나라는 구직자도, 사업자도 노사관계에 있어 서로 신뢰가 없다"며 "기술을 접목한 솔루션으로 기업의 건강한 노사문화를 지원하고, 더 좋은 사회를 만드는데 기여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존-폴 리(John-Paul Lee) 베플 대표. /사진=김경영 기자
존-폴 리(John-Paul Lee) 베플 대표. /사진=김경영 기자

'타바론' 만든 존-폴 리 대표..."나는 사업을 즐기는 사람"

그에게는 사업가의 피가 흐른다. 대학교를 졸업한 뒤 컨설팅 회사에 다니다 영국으로 파견을 가게 됐고, 여러 비즈니스 아이디어들을 훑어보던 중 티(Tea)를 접하게 됐다. 그는 "세계에서 물 다음으로 많이 마시는 음료가 티였다"며 "타바론 론칭 당시 차는 몸이 아플 때 마시는 것, 할머니들이 좋아하는 것이라는 인식이 있었다. 어떻게 하면 좋은 차를 접근성 좋게 고퀄리티로 만들 수 있을까 고민하다 타바론을 시작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창업 당시 아이디어는 있었지만, 투자를 해준다는 곳은 없었다. 이 대표는 전재산을 털어 차 사업에 모든 것을 걸었다. 그는 "나는 '티(Tea)'의 '티(T)'자도 몰랐던 사람이었지만, 티 소믈리에는 고용하면 된다"며 "나는 사업을 즐기는 사람이다. 개발을 몰라도 좋은 개발자와 함께 사업에 열중하면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17년이 지난 지금, '타바론(TAVALON)'은 세계적인 프리미엄 티 브랜드로 급성장했다. 전세계 13개국가에 진출했으며, 커피를 사랑하는 뉴요커들에게 차를 마시는 행위가 건강하고 세련된 라이프 스타일로 인식되도록 만드는데 성공했다. 이후에도 그는 베이커리와 카페, 정보통신(IT) 등 여러 분야에서 10개가 넘는 사업체를 키워냈다. 

그는 "창업을 할 때마다 아이디어를 내면, 사람들이 실패할 것이라는 부정적인 시선으로 많이 바라봤다"며 "하지만 그것은 내게 휘발유 같은 것이다. 반드시 사업을 성공시키겠다는 집념과 오기로 버텼다"고 전했다. 


인적 자원 데이터 분석 플랫폼 '베플', 국내 노사문화 문제를 IT로 해결한다

매일 작은 성공과 실패를 겪으며, 성공한 사업가로 불리는 이 대표는 인적 자원 데이터 분석 플랫폼 '베플(Bepl)'로 12번째 창업에 도전장을 던진다. 이번 사업 아이템은 기업에게 더 나은 인재를 연결하고, 인재에게는 더 나은 기업과 함께할 수 있도록 한국의 '노사문화'를 변화시키고자 하는 아이디어에서 출발했다. 

그는 "한국에서 시간을 보내면서 느꼈던 것은, 우리나라의 구직자와 사업자가 노사관계에 있어서 불신이 많고, 레퍼런스 체크 문화도 보편적으로 잘 되어있지 않다"며 "기본적으로 노사관계는 상부상조의 관계인데, 서로 불신을 가지고 시작하니 채용 후 실망을 하거나 곤란했던 경험이 생기거나 해고절차도 까다롭다"고 설명했다. 

/사진=베플
/사진=베플

이에 베플은 사업주와 구직자를 위한 솔루션을 생각해냈다. 베플의 대표적인 사업주 솔루션으로는 ▲채용 전 이력서와 자소서, 면접으로 알 수 없는 레퍼런스 체크 ▲구직자의 세부 사항을 원하는 사업주들을 위한 전자 정보조회 ▲구직자의 세부 사항을 원하는 사업주들을 위한 심리검사, 인적성검사 ▲노동분쟁 발생 시, 클릭 한번으로 노동청에 전송하는 노동분쟁 지원 ▲인공지능(AI)으로 실시간 분석 및 결과를 확인하는 AI 비대면 면접 등이 있다. 

구직자 솔루션으로는 AI추천기업을 비롯한 기업정보, 커리어 관리, 근로 관계 서류(전자근로계약서, 자격증, 근태기록, 경위서 등)을 한번에 관리할 수 있는 서비스가 있다. 이밖에도 구직자가 다른 곳으로 이직을 하거나 구직활동을 할 때 궁금해하는 모든 분야의 기업리뷰를 한곳에서 찾아볼 수 있게 했다.  

이 대표는 "베플은 구직자 입장에서는 커리어 관리 솔루션이고, 사업체 입장에서는 인사관리와 채용이 결합된 솔루션"이라며 "베플에 쌓이는 데이터 양이 많아질수록, 구직자와 사업주 모두 정직하고 투명하게 자신을 검증할 수 있는 문화가 자리잡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양질의 데이터로 HR 문화 바꾼다"

특히 이 대표는 "구글 등 글로벌 기업들이 선제적으로 도입하고 있는 '피플 애널리틱스(People Analytics)'가 어려운 이유는 양질의 데이터가 부족하기 때문"이라며 "베플은 정확한 개인 이력부터 다양한 검사결과, 레퍼런스까지 양질의 개인 커리어 데이터를 수집하고, 딥러닝 및 AI분석을 실시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사진=베플
/사진=베플

이러한 데이터 분석을 기반으로 직원의 퇴사와 이직의 원인 등을 분석할 수 있고, 이직률을 감소시키고 잘못된 고용으로 인한 낭비를 줄일 수 있다는 것이 이 대표의 설명이다. 나아가 그는 데이터를 활용해 우수한 인재 확보를 기대할 수 있으며, 조직의 역량도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처럼 베플은 양질의 인적 자원 데이터를 수집, 분석, 예측해 새로운 인사관리(HR)의 미래를 만들고자 한다"며 "우리나라의 소상공인과 기업이 잘되어야 경제가 돌아가고, 더 좋은 사회가 된다. 예전에는 돈을 번다는 목적으로 사업을 해왔다면, 이제는 사회에 기여를 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밝혔다. 

 

김경영 기자 management@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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