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봄 시장의 정보불균형, 플랫폼으로 푼다"

#시니어 헬스케어 플랫폼 꿈꾸는 '케어닥'

#세금 문제 등 정부의 돌봄 영역 한계, 민간서 찾아야

#'데이터' 분석해 예방, 회복하는 돌봄 서비스 될 것


"간병 서비스를 하면서 느꼈던 점은 잘 케어하니까 낫는다는 점이였다. '부모님이 아픈데 어떻게 하지?'라는 문제에서 시작했지만, 앞으로 데이터화·정보화를 통해 '예방-회복'하는 돌봄에 집중하며 시니어 헬스케어 산업 패러다임을 바꾸는 것이 최종 목표다." 

최근 서울 강남구 한 사무실에서 만난 박재병 케어닥 대표의 말이다. 케어닥은 지난 2018년 설립된 전국 요양 시설과 노인 돌봄 서비스 전문가를 중개하는 사용자 맞춤형 플랫폼이다. 


어머니 간병으로 경험한 노인 돌봄...돌봄 시장의 '정보 불균형' 포착

박재병 대표는 오랜 기간 가족 간병을 하신 어머니의 영향으로 노인 돌봄 산업을 일찍부터 접해왔다. 지난 2012년 부산대학교 경영학과 졸업 후 지난 2016년부터 독거노인 봉사단체를 운영하며 국내 노인 돌봄 시장의 정보 불균형 문제와 질적 개선이 필요하다는 것을 깨닫고 노인 돌봄 산업에 뛰어 들었다. 

박 대표는 "한국 노인 인구가 급격히 늘어나면서, 고령 사회로 넘어간다고 하지만 아무도 관심을 가지지 않고 있다"며 "독거노인 봉사활동을 하면서 사비로 매달 100, 200원씩 썼지만 결과적으로 노인 분들의 삶이 드라마틱하게 변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박재병 케어닥 대표. /사진=케어닥 제공
박재병 케어닥 대표. /사진=케어닥 제공

현재 케어닥의 주요 서비스로는 ▲전국 요양 시설 정보 플랫폼과 ▲어르신 돌보미 중개 서비스가 있다. 요양시설 찾기는 앱에서 모든 전국의 모든 요양 시설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요양 시설 등급 추이와 인원 평균 정보, 이용 후기 등이 투명하게 공개되는게 특징이다. 어르신 돌보미 매칭 서비스는 보호자, 종사자가 모두 사용할 수 있으며 앱으로 간병인과 요양보호사를 찾을 수 있는 서비스다. 

노인 돌봄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해 박 대표가 가장 먼저 구축한 서비스는 요양병원이나 노인장기요양시설의 평가 등급을 공개하는 것이었다. 그는 "전국의 요양원 사업자 갯수가 약 4만개 정도 되는데, 이는 중국집보다 많은 수치"라며 "간병, 요양 서비스 이용비가 한달에 200만원 이상이 들지만 전국 요양원과 요양병원의 정보는 베일에 쌓인 듯 일반일들이 찾기 힘든 구조로 되어 있었고, 급하게 간병을 받아야 한다는 문제점들이 있었다"고 밝혔다. 


증가하는 노인 인구에 '돌봄 공백' 커진다...정부 규제 완화해야

현재 해외 일부 국가에서는 시니어 돌봄 일자리가 경력 인정과 경력에 따른 급여체계가 변경되는 등 체계적으로 운영된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절대 임금으로 수평적으로 책정되어 있는 구조로, 질적으로 좋은 서비스 제공이 어려운 상황이다. 또 갈수록 증가하는 국내 노인 인구 대비 간병 요양 공급은 턱없이 부족하다. 박 대표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시니어 일자리를 정부가 적극 관리해야 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간병 요양 일자리만큼 시니어분들에게 맞는 일자리, 양질의 고임금 일자리가 한국에서는 많이 없다"며 "간병 요양 등의 시니어 돌봄 일자리가 한국에서 발전하기 위해서는 일본이나 미국, 유럽의 사례처럼 인식개선이나 처우개선이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재병 케어닥 대표. /사진=케어닥 제공
박재병 케어닥 대표. /사진=케어닥 제공

또 박 대표는 노인 돌봄 사업에 대한 정부의 규제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박 대표는 "그동안 한국은 고령사회를 제대로 준비하지 못했다. 노인 돌봄은 오늘, 내일 당장 필요한 분야지만 규제, 복지 시설이기 때문에 민간이 운영 시 정부 절차를 밟아야 한다"며 "돌봄은 공공성이 중요하기 때문에 시장에 전적으로 맡겨둘 수 없지만, 정부 예산으로만 대비를 하는 쪽도 현실적이지는 않다. 이제는 돌봄 영역을 민간의 영역에게도 열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그는 기존 노인 돌봄이 공급자 위주 시장였으면, 이제는 소비자 위주의 돌봄 사업을 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구체적 방법으로는 돌봄 공백을 막기 위해 해외 간병인 등을 유치할 수 있도록 규제를  푸는 것이 있다. 단, 이 경우 정부가 관리와 모니터링을 철저히 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노인이 아프지 않고 건강한 삶 살도록..."시니어 헬스케어로 확장

케어닥은 돌봄 서비스 자체 수익을 넘어 향후 '시니어 헬스케어' 부문에도 진출할 계획이다. 노인이 아프지 않고 건강하게 살 수 있도록 예방하며 돈을 버는 것이 그의 꿈이다. 

헬스케어 서비스를 위해 케어닥에서는 '데이터'를 활용한다는 전략이다. 박재병 대표는 간병인, 요양보호사들이 환자를 돌보는 과정에서 기록한 환자의 상태와 생활 습관 등을 데이터하 시키고, 이를 분석해 향후 특정 질환을 예측하는데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케어닥 로고. /사진=케어닥 제공
케어닥 로고. /사진=케어닥 제공

박 대표는 "결국 자녀의 비용 부담, 국가의 비용 부담, 보호자 비용 부담을 줄이고 노인이 환자로 지내는 기간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은 '예방' 밖에 없다. 기존 케어 방식에서 헬스케어로 넘어가 데이터와 모니터링이 축적되면 만성 질환 등은 관리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현재 케어닥에 등록된 시설은 4만3588개이며, 누적 돌봄 시간은 98만7791시간이다. 케어닥 애플리케이션(앱) 가입자 수는 약 5만명에 달한다. 


김경영 기자 management@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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