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치료제 스타트업 '이모코그'

#치매 환자의 시작부터 끝까지 함께한다

#'코그테라'로 글로벌 시장 정조준


"치매에 걸리면, 환자는 굉장한 두려움을 느껴요. 사랑하는 사람에 대한 기억이 소멸된다는 점에서 가족들도 괴로움을 느끼죠. 이모코그는 치매 전단계인 경도인지장애 환자의 시작부터 끝까지 함께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노유헌 이모코그 공동대표)

인공지능(AI)과 정보통신기술(ICT)를 접목해 치매 환자를 조기 선별하고 치료하는 곳이 있다. '디지털 치료제'를 활용해 치매 전 단계인 경도인지장애를 가진 환자들을 진단, 예방하는 기업 '이모코그'다. 지난달 28일 서울 용산구 한 카페에서 노유헌 이모코그 공동대표를 만나 이모코그 창업 배경과 그가 꿈꾸는 미래를 들어봤다. 


의대 교수 출신 공동 대표, 치매 공포 줄이는 사업 '도전장'

노유헌 이모코그 공동 대표는 중앙대학교의과대학 해부학 교수 출신이다. 이준영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교수, 윤정혜 차의대학교 교수와 함께 오랜 기간 치매 관련 연구를 해오다 지난해 초 창업전선에 뛰어들었다. 노 대표가 창업한 이모코그는 '감정(emotion)'과 '인지(cognition)'의 합성어로, 사람의 감성과 인지를 평가하고 관리하는 디지털바이오 기업이다. 

노유헌 이모코그 공동 대표. /사진=이모코그 제공
노유헌 이모코그 공동 대표. /사진=이모코그 제공

노 대표가 처음부터 사업에 뜻이 있었던 것은 아니다. 그는 "그동안 줄기세포로 치매나 파킨슨병을 치료하는 연구 등 기능적인 부분을 연구해왔는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연구와 수업이 온라인으로 전환되면서 시간적 여유가 생겼다"며 "노약자나 어린이 등 디지털 케어에서 소외된 계층들을 대상으로 한 의료기기 등을 개발해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노 대표는 이모코그가 가진 디지털바이오 기술의 첫 적용 분야가 '치매 디지털치료제'라고 했다. 노 대표는 "이모코그의 디지털 치료제는 경도인지장애(초기 치매) 단계에서 악화를 막아, 환자가 일상 생활이 가능하도록 도와준다"고 강조했다. 그는 "사실 치매는 사각지대에 있다. 가난하고, 외롭고, 못 배운 사람들이 많이 걸린다"며 "조금 더 복지의 개념에서 우리 사업이 접근됐으면 좋겠다. 사회에서 노인들을 위한 제도나 노력이 계속 필요하다. 이모코그도 이에 기여하기 위해 설립됐다"고 말했다. 


다양한 방법 중 왜 '디지털 치료제'였을까

그는 치매 예방을 위해 디지털 치료제를 선택한 이유에 대해서 "실제 치매 약은 많은 부작용과 위험한 부분이 있다"며 "반면, 디지털 치료제는 값이 저렴하고 접근성이 용이하다는 점, 다른 약과 함께 병행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라고 말했다. 

현재 디지털 치료제는 전세계적으로 많은 기업들이 연구개발을 진행 중이다. 스마트폰이 출시된 이후 등장한 디지털 치료제는 지난 2016년부터 개념이 확립되기 시작, 관련 법령이 만들어지기 시작했다. 아직까지 디지털 치료기기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몇가지 조건이 붙는데, 이모코그의 디지털 치료제 '코그테라'는 15년간 축적한 연구 데이터로 지난달 23일 식약처로부터 의료 기기임을 공식적으로 인정받았다. 

노 대표는 "실제 노인들은 새로 세포가 생성되지 않는다. '해마'라고 하는 기억을 담당하는 기관이 있는데, 그 기관은 개선되거나 좋아지지 않는다. 단지 그 주변에 네트워크를 개선시키는 것"이라며 "자체 개발한 디지털 치료제가 5편의 임상논문을 통해 환자의 신경망이 강화되는걸 확인했다"고 밝혔다. 

코그테라는 AI를 활용해 개인 맞춤형으로 인지치료의 난이도를 조정할 수 있다. 또 사람의 개입 없이도 인지 훈련 효능을 입증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노 대표는 "초기 치매 환자들은 디지털 치료제로 매일 아침, 저녁으로 25분씩 맞춤형 훈련을 받는다"며 "외부에서 들어오는 자극을 최소화 해, 노인들이 조기에 치매를 선별하고 관리할 수 있도록 돕는다"고 설명했다. 


"사각지대 놓인 글로벌 치매 환자 돕는게 목표죠"

이모코그는 오는 6월까지 총 3가지 서비스 제품화를 앞두고 있다. 경도인지장애 디지털 치료 프로그램인 '코그테라', 치매 진단 프로그램 '코그스크린', 디지털 신경심리검사 '코그노시스' 등이다. 서비스 비용은 아직 미정이다. 

이모코그의 치매 디지털 치료제 '코그테라'. /사진=이모코그 홈페이지
이모코그의 치매 디지털 치료제 '코그테라'. /사진=이모코그 홈페이지

노 대표는 "글로벌 제약사와 함께 월 구독료 가격을 논의 중"이라며 "현재 치매 환자가 병원에서 인지 훈련을 받는데 약 3만5000~5만5000원 정도의 비용이 드는데, 월 구독료는 약 1만원 선에서 책정될 것이다. 보험이 가능하기 때문에 개인 부담금은 월 몇천원 수준으로 낮아질 것"이라고 했다. 

이모코그는 글로벌 시장이 타깃이다. 국적이나 문화에 따라 맞춤형 인지 치료를 접목, 누구나 치매와 관련된 디지털 치료제를 쉽고,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게 하는 것이 목표다. 노 대표는 "전세계에서 '인지'가 형성되는 방식은 동일하다"며 "세계 각국의 노인들에게 임상 실험을 진행하며 각 나라별 시대 뉴스를 들려주고 그 시대를 추억, 기억, 회상하는 인지 훈련 콘텐츠들을 개발하고 있다. 이달 미국과 독일 등에 진출하기 위해 지사를 설립 중"이라고 말했다. 


김경영 기자 management@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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