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레트로 프로젝트' 담당 인터뷰
문정식 차장, 황진주 과장, 김무현 대리
#KT, 20여년 전 추억의 '카세트' 판매 나섰다
#서랍 속에 넣어둔 추억의 테이프 '소환'
#'올드'한 회사 넘어 '힙한' 회사 이미지 변신
5000대 사전예약 조기 완판, 국내 정식 판매 넘어 해외 수출까지...KT에서 만든 '카세트 플레이어'의 판매 실적이다. '통신' 기업으로 잘 알려진 KT가 뜬금없이 복고 카세트를 직접 기획, 제작해 소위 '대박'을 냈다.
처음 '카세트' 출시 보도자료를 받았을때, 정말 KT가 보낸 자료가 맞나 싶었다. 다른 회사도 아니고 KT가? 그리고 갑자기 왜 '카세트'인가...KT는 무슨 생각으로 '카세트'를 선보였을까...
지난 15일 광화문 KT 이스트(EAST) 빌딩에서 뉴디바이스 사업팀 문정식 차장(신규 단말 기획), 황진주 과장(신규 유통 채널 발굴, 신규 단말 마케팅), 김무현 단말 디자인팀 대리를 만나 KT의 첫번째 레트로 프로젝트 시리즈 '카세트(KASSETE)'를 만든 이유와 목표를 들어봤다.
MZ세대 타깃 KT '레트로 프로젝트'...어떻게 시작됐나
"KT는 대중적인 이미지가 '딱딱한 통신회사, 오래된 회사' 등 올드한 이미지를 많이 가지고 있었다. KT는 이러한 이미지에서 벗어나 전세대를 아우를 수 있는 신선한 아이템을 고민했고, 'KT가 이런 것도 해?'라는 말을 듣고 싶었다."
KT '레트로 시리즈'의 탄생 배경이다. KT 레트로 시리즈의 첫번째 출시작은 밀레니얼+Z세대(MZ세대)를 타깃으로 한 복고풍 카세트다. '복고' 하면 떠오르는 많은 추억의 물건들 중에서 왜 카세트를 아이템으로 선정하게 됐는지 궁금했다.
핵심은 '콘텐츠'에 있다. KT에서 출시한 레트로 카세트 테이프에는 아날로그 감성과 함께 즐길 수 있는 90년대 음악 8곡이 담겨있다. KT는 MZ세대에게 가깝게 다가가기 위해 '인형', '시작되는 연인들을 위해', '3! 4!' 등의 90년대 노래를 리메이크했다. '엑소(EXO) 백현', '아이즈원' 등 인기 아이돌과 협업한 굿즈도 만들었다. 레트로 제품이 MZ세대의 구매 욕구를 불러 일으킬 수 있었던 이유다.
문정식 KT 뉴디바이스 사업팀 차장은 "MZ세대와 커뮤니케이션을 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콘텐츠'가 필요한데, 그중에서도 전세대를 아우를 수 있는 콘텐츠가 바로 음악"이라며 "그간 응답하라 시리즈, 슬기로운 의사생활 등 90년대 음악을 모티브로 한 콘텐츠는 대부분 성공을 거뒀다"고 했다.
'제품'에 '콘텐츠'를 얹자...2주마다 아이디어 회의 열어
카세트 프로젝트는 지난해 5월 뉴디바이스 사업팀 내부에서 아이디어 제안이 나와 점점 구체화되기 시작했다. 지난해 10월 개발에 들어가 올해 3월 세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카세트 프로젝트가 출시될 수 있었던 배경 중 하나는 2주마다 하는 KT 뉴디바이스 사업팀의 아이디어 회의다. 문 차장은 "KT 카세트 플레이어 개발 당시 가장 힘들었던 부분이 카세트 플레이어를 생산할 수 있는 제조사 찾기, 부품 구하기였다"고 전했다.
황진주 KT 뉴디바이스 사업팀 과장은 "카세트 프로젝트 회의 때 구성원들 간의 특별한 이견은 없었다"며 "다만 카세트 플레이어에 '오토리버스(녹음테이프가 끝까지 감겼을 때 자동적으로 되돌아 감기는 기능)'가 있어야 한다는 내부 공감대가 있었고, 관련 부품을 구하는게 매우 힘든 과정이었다"고 말했다.
특히 KT는 카세트 플레이어 제작 시 '디자인'에도 공들였다. 김무현 KT 단말 디자인팀 대리는 "예전 카세트 플레이어는 도어에 작은 창을 주로 가지고 있었는데, 지금은 카세트 플레이어와 기계식 구조도 독특하고 훌륭한 조형요소가 될 수 있다"며 "KT 카세트 플레이어 제작 시에도 전면 도어 전체를 투명하게 만들었고, 그것들을 디자인의 일부로 끌어들였다"고 밝혔다.
1년에 1개씩 출시 목표...두번째 아이템은 'LP판?' '비디오테이프?'
카세트 출시 후 반응은 예상했던 것보다 뜨거웠다. 사전 판매에서 준비해둔 5000여개 물량은 완판됐고, 이에 힘입어 KT 뉴디바이스 사업팀에서는 카세트 플레이어 정식 출시에 나섰다.
김무현 대리는 "KT 레트로 프로젝트에 참여한 다양한 전문가와 의견을 나누고, 이견을 조율해가는 과정이 있었기 때문에 첫번째 제품인 '카세트 플레이어'가 출시 이후 대중에게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황진주 과장은 "어릴 적 카세트 테이프를 열면 '프로듀서'라고 적힌 이름이 있었는데 이런 건 누가 만들까 궁금했다"며 "KT 카세트 플레이어가 출시되고 가사집 밑에 내 이름이 적힌 것을 보고 뿌듯했던 순간이 기억난다"고 전했다.
KT 레트로 프로젝트는 '카세트 플레이어'에서 끝나지 않는다. KT 뉴디바이스 사업팀에서는 디지털플랫폼기업(디지코)의 방향성에 맞는 새로운 제품 개발을 지속 선보일 계획이다. 나아가 MZ세대와 지속 교감하고, 기존 '통신사' 이미지에서 탈피해 '힙한 회사'라는 이미지로 변신을 예고했다.
두번째 레트로 프로젝트의 구체적인 아이템은 아직 베일에 쌓여있지만, 이들은 내년 초에 출시될 두번째 아이템도 '음악'과 관련된 제품일 것이라고 귀띔했다. (개인적으로 'LP판'이나 '비디오테이프'를 소환하면 정말 '힙'할 것 같다.)
김경영 기자 management@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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