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 하이브 최고경영자(CEO) /그래픽=디미닛 제작
박지원 하이브 최고경영자(CEO) /그래픽=디미닛 제작

 

게임 사업에 뛰어든 하이브가 신작 출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번 신작은 방탄소년단(BTS)이 직접 개발에 참여한 게임으로 눈길을 끈다. '팬심'이 수익으로 연결되는 이른바 팬덤 투 언(F2E) 생태계를 공략하겠다는 것. 하이브의 게임 사업 확장은 넥슨 출신인 박지원 대표(CEO)를 영입했을 때부터 정해진 수순이었다. 박 대표가 지휘봉을 잡고 사업을 면밀히 챙기고 있다는 후문. 하이브는 자체 제작 게임을 선보이고, 향후 게임 퍼블리싱으로 영역을 확장할 계획이다.


BTS가 직접 이름 붙이고, 개발 참여한 게임

하이브는 신규 모바일 게임 '인더섬 with BTS'의 사전 예약이 26일 시작된다고 밝혔다.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는 매치 3 퍼즐 장르로, 아름다운 섬과 귀여운 캐릭터를 표현한 아기자기한 그래픽이 돋보이는 ‘힐링 퍼즐 게임’이라는 설명이다.

이번 신작은 BTS가 직접 개발에 참여한 게임으로 눈길을 끈다. BTS는 게임 캐릭터로서만 등장하는 것이 아니라, 게임 타이틀부터 로고, 캐릭터 디자인과 게임 내 배경음악으로 사용되는 OST 등 팬덤 '아미(ARMY)'와 함께 하고 싶은 게임을 만들기 위해 '인더섬 with BTS' 전반에 다양한 아이디어를 투영했다는 후문이다.

게임은 BTS 등 소속 아티스트의 지식재산권(IP)을 직접 활용할 수 있는 대표적인 분야로, 팬심이 수익으로 이어지는 이른바 '팬덤 투 언(F2E)' 측면에서 핵심 요소로 꼽힌다. 

BTS가 개발에 참여한 '인더섬 with BTS' /사진=하이브 제공
BTS가 개발에 참여한 '인더섬 with BTS' /사진=하이브 제공

 


넥슨 이끌던 박지원, 하이브 게임 사업 키운다

하이브의 게임 사업 진출은 3년 전부터 본격 이뤄졌다. 하이브는 2020년 유가증권시장 상장 당시, 아티스트를 관리하는 엔터테인먼트사를 넘어 플랫폼사로 진화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팬과 꾸준히 소통하는 플랫폼을 구축, 지속적인 수익을 창출하겠다는 구상인 것. 게임은 이런 하이브의 구상을 현실화할 매력적인 콘텐츠 중 하나였다.

하이브는 굴지의 게임사 '넥슨' 출신 박지원 대표를 영입하며 이러한 구상에 힘을 실었다. 박 대표는 넥슨코리아와 넥슨재팬 대표를 지내며 넥슨의 게임콘텐츠를 일본 시장에 안착시킨 주역으로 평가받는다. 일본 게임시장은 한국 게임의 무덤으로 평가받는 시장이다. 박 대표는 2003년 넥슨에 입사했고 7년만에 넥슨재팬의 운영본부장이 됐다. 글로벌사업총괄을 거쳐 2011년 넥슨코리아 대표가 됐다. 2020년에 하이브에 영입됐고, 지난해 대표로 이름을 올렸다.

"(카카오게임즈) 오딘의 성공에서 보듯, 게임 사업은 개발진 역량이 가장 중요하다"는 지론을 밝힌 바 있는 박 대표는 개발자 영입에 가장 공을 들였다는 후문. 정우용 디렉터를 포함해 네오위즈 내에서 블레스 프로젝트를 총괄했던 한재갑 디렉터, 던전앤파이터2 개발자인 이태양 디렉터, 루카스필름 산하의 영화 시각효과 스튜디오에 몸담은 홍정승 아티스트가 대표적인 인사다.

내부에 세팅된 개발조직 '하이브IM(아이엠)'은 70~80명 규모의 게임 개발 인력을 갖추고 있다. 그동안 하이브는 게임사들과의 협업을 통해 게임사업을 진행해온 바 있다. 이전의 가장 두드러지는 협력관계는 넷마블이다. 방준혁 넷마블 의장과 방시혁 하이브 의장이 친인척 관계이고, 넷마블이 하이브 지분도 보유 중이다. 넷마블은 BTS IP를 활용한 'BTS월드'를 출시하기도 했다. 또 하이브는 개발사 넷마블몬스터, 넷마블네오, 그램퍼스 등과도 협력했고, 게임 자회사 수퍼브도 흡수합병했다.

박 대표는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자체적으로 게임 조직을 구축했다. 그는 "하이브 IM은 업계 탑티어 제작자 80명으로 이뤄진 조직"이라며 "자체 게임 개발, 조직, 서비스할 수 있는 역량 갖췄다"고 강조했다. 실제 게임 개발 역량 내제화 통해 기존에 서비스하던 게임 '리듬 하이브'에도 큰 개선이 있었다. 세븐틴 합류, 다이어리 꾸미기 등 새로운 기능이 뜨거운 반응을 얻은 것. 업데이트 이후 일간이용자수(DAU)는 약 두배 증가했고, 리텐셜 레이트(이용자 유지비율)는 약 10배 증가했다.

하이브가 수퍼브를 통해 개발하고 출시한 게임 '리듬 하이브'
하이브가 수퍼브를 통해 개발하고 출시한 게임 '리듬 하이브'

 


자체 개발 넘어 퍼블리싱으로 영역 확장

이번에 출시되는 신작 게임은 캐릭터 매니지먼트가 가미된 캐주얼 모바일 게임으로 대중성을 더했다. 게임 유저(이용자)들은 ‘인더섬 with BTS’에서 퍼즐 플레이를 중심으로 여러 가지 아이템을 이용해 방탄소년단 캐릭터와 게임의 배경인 섬을 다채롭게 꾸며갈 수 있으며, 섬 안에서 다양한 미션을 수행하는 캐릭터들의 귀여운 상호작용을 감상하는 재미를 즐길 수 있다.

이러한 상호작용이 바로 하이브가 말한 F2E이다. 박 대표가 "시시각각 달라지는 트렌드, 세분화된 팬들의 라이프 스타일을 담겠다"고 자신한 이유다. 아티스트와 팬들의 게임을 통해 새로운 상호작용을 이뤄내는 것이 경쟁력이 된다는 것. 무형의 게임과 유저(이용자)인 나, 유저와 유저 사이의 상호작용이 새로운 서사, 룰을 만들어 게임 고유의 세상이 창조되는 것처럼 말이다. 

앞으로도 게임 사업을 향한 하이브의 도전은 계속된다. 박 대표는 "게임 자체 개발 뿐만 아니라, 게임 퍼블리싱 사업도 본격 전개할 예정이다. 게임 개발사에 투자, 외부 개발 스튜디오로부터 유통권 취득해 빠른시간 내 영향력 획득할 것"이라고 했다.

이영아 기자 twenty_ah@techm.kr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