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범수 카카오 미래이니셔티브센터 센터장/캐리커쳐=디미닛
김범수 카카오 미래이니셔티브센터 센터장/캐리커쳐=디미닛

 

'기술과 사람이 만드는 더 나은 세상'

카카오 기업소개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가장 먼저 보이는 문구다. 카카오는 '카카오스러움'을 세상을 선하게 바꾸려고 노력한다는 것으로 정의한다. 사회를 지속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는 가장 효율적인 조직은 기업이며, 기업은 건강한 생태계를 만들어야하는 책임이 있다는 의미다. 

카카오는 서비스 하나에도 이런 생각과 노력들을 담아내기 위해 고군분투 해왔다. 창업주인 김범수 카카오 미래이니셔티브센터 센터장은 재산 환원에 이어 이달 들어서도 중증 장애인을 위해 100억원이라는 목돈을 내놨다. 그런데 개인의 지원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 김 센터장의 생각이다. 그는 메신저를 통해 한국인의 일상을 바꾼 것처럼, 카카오를 통해 세상에 의미있는 변화를 만들어내기 위한 '소셜 임팩트' 사업을 여럿 전개해왔다. 카카오스러운 소셜 임팩트 사업은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이라는 거대한 항해를 시작하기 이전부터 닻을 올린 것이다. 이에 테크M은 ESG에 총력전을 선언한 카카오를 집중 분석해봤다. 


공동체의 선한 영향력...'카카오임팩트' 힘찬 항해

카카오는 구성원을 크루(Krew)라고 지칭한다. 크루는 카카오라는 한 배를 탄 선원(Crew)이자 가보지 않은 길을 함께 항해하는 동료들을 상징하는 표현이다. 카카오는 인간 중심 철학을 기반으로 오늘날 우리 사회가 가진 수많은 문제들을 기술로 해결하겠다는 목표로 항해를 시작했다. 이는 2018년 4월 사회공헌재단 '카카오임팩트'를 설립하며 본격화됐다. ESG라는 수식어가 대중들에 자리잡기 전부터 준비가 됐던 것. 창업주의 의지에서 출발한 카카오임팩트는 곧 카카오 크루의 목표로 확산됐다. 

가장 먼저 카카오임팩트는 '사람'에 주목했다. 누구나 스스로 참여해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서비스에 주력했다. 2018년 '크리에이터스 스튜디오', '크리에이터스데이' 등 창작자 지원 사업을 진행했고, 2019년에는 문제 정의 플랫폼 '백업(100up)', 생활습관 변화를 통해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프로젝트100' 등 긍정적인 사회 변화를 불러 일으킬 수 있는 이용자 참여형 플랫폼을 차례로 선보였다.

이어 카카오임팩트는 사람에 직접 투자하기 시작했다. 사람에 대한 투자를 통해 소셜임팩트를 창출하는 것을 목표로 소셜벤처, 미디어, 비영리단체, 활동가, 연구자 등 다양한 '사회혁신가'를 지원하는 프로젝트를 시작한 것. 이른바 '펠로우십'이다. 펠로우십은 2019년 11월 카카오임팩트 이사회의 발의로 시작돼 2020년 본격적으로 기획을 시작하고 선정 절차를 밟았다. 지난해 24명의 사회혁신가를 배출하며 활동을 시작했다. 카카오는 향후 5년 이내 총 100명 이상의 혁신가를 선정해 지원할 예정이다.

카카오 내부 사정에 정통한 업계의 한 관계자는 "다음과 카카오가 합병한 직후, 김 창업주는 줄곧 소셜임팩트를 주목하며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해왔다"면서 "카카오 공동체의 선한 영향력이 극대화하는 방식으로 이뤄질 것으로 본다"고 했다.

 

사진=카카오
사진=카카오

 


카카오식 '소셜임팩트'...카카오메이커스로 향해

인간, 기술, 가치의 연결을 통한 카카오식(式) 소셜임팩트는 서비스 곳곳으로 확산됐다. 특히 이용자 상호작용이 활발하게 일어나는 커머스(상거래) 사업에도 소셜임팩트가 자리잡기 이르렀다. 카카오메이커스가 대표적 사례다. 카카오메이커스는 '공동 주문' 모델을 통해 일상 속 불편함을 해결해주는 아이디어 상품을 소개하는 등 제조사 및 창작자와 소비자를 연결해주는 플랫폼이다. 카카오는 이를 통해 다양한 소셜임팩트 사업을 전개하기 시작했다.

카카오는 카카오메이커스의 특성을 살려 나눔의 가치를 전할 수 있는 행사를 진행해왔다.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소비 둔화와 경기 침체로 판로 확대에 어려움을 겪는 지역 농가를 돕기 위해 지역 협약을 통한 농특산물 재고 소진 행사를 진행했다. 총 7차례의 농특산물 공동 주문을 진행했으며, 강원도의 경우 업무 협약 체결을 통해 화천 애호박과 토마토, 고랭지 무, 영월 고춧가루 등 총 5 차례의 판매 행사를 기획했다. 

카카오메이커스는 구매를 통해 기부를 실천할 수 있는 다양한 자체 제작 상품도 꾸준히 기획해 출시하고 있다. 제품을 구매하는 것이 곧 기부로 이어지는 경험을 통해 누구든 쉽게 기부에 관심을 갖고 나눔에 참여할 수 있도록 고객 참여형 기부 캠페인을 지속해 나가고 있다. 대표적으로, 지난 11월 연말을 맞아 사회복지모금회 '사랑의열매'와 협업해 출시한 '춘식이와 함께해열매' 기부 배지의 경우 준비 수량 5000여 개가 모두 판매됐다. 판매 수익금 전액을 기부하는 캠페인으로, 약 8만6000여 명의 고객이 투표를 통해 디자인 선정 단계 부터 참여했으며 배지 판매는 주문 시작 6시간 만에 조기 마감됐다.

또 판로 확대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역 창업자를 위한 맞춤형 커리큘럼도 제공했다. 예비·초기 지역 창업자, 소상공인이 카카오의 다양한 서비스 플랫폼 활용 노하우를 교육 받을 수 있는 동반성장 교육 프로그램도 운영한 것. 지난해 제주와 경남, 대구, 인천, 전남, 충북 등 전국 6개 지역의 창조경제혁신센터와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전국 단위 참가자 모집과 교육을 진행했다. 중소기업벤처부 선정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은 입점시 우대 혜택을 지원받는다.

 

남궁훈 카카오 대표/캐리커쳐=디미닛
남궁훈 카카오 대표/캐리커쳐=디미닛

 


ESG 항해 시작한 카카오...'소셜임팩트' 키운다

카카오식 소셜임팩트는 올해 더욱 뻗어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창업주의 복심, 남궁훈 대표를 내세워 리더십을 정비한 카카오는 ESG 경영을 핵심 키워드로 꺼내들었다. 카카오는 ESG 총괄 조직을 '공동체얼라인먼트센터(CAC)' 산하로 신설했다. CAC는 공동체 전체가 사회적 책임 성장을 이룰 수 있도록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 컨트롤타워다. ESG 총괄 조직 산하에는 소셜임팩트실, ESG지원실, ESG 워킹그룹 등으로 구성돼 있다. 올해 관련 전담 인력도 대폭 늘렸다.

ESG 총괄 조직은 홍은택 카카오 CAC 센터장이 겸직한다. 홍 센터장은 1963년생으로, 카카오 공동체의 맏형 역할을 하고 있다. 그는 카카오가 주요 키워드로 내건 '상생'을 구현하기 위한 최적의 인물로 꼽힌다. 업계에선 카카오 주문제작 이커머스 플랫폼 '카카오메이커스'를 운영해온 홍 센터장이 카카오식 소셜임팩트를 실현하기 적합하다는 평가다. 업계 한 관계자는 "남궁훈 대표 를 지원하며 공동체 조율 등에 힘을 보탤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사회 산하 'ESG 위원회'도 신설했다. ESG위원회는 연 2회 위원회에서 ESG 전반, 비재무적 리스크, 환경경영, 정보보안, 공정거래 등 ESG 관련 안건을 논의한다. 다양한 파트너들과 함께하며 더욱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선순환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함이다.

 

이영아 기자 twenty_ah@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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