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 불황기 맞아 이용자 급감...카카오뱅크&토스와 격차 더 벌어져
업비트 이용자 더해도 月 270만...자본시장 침체로 시총 반토막
KT 그룹사의 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가 기업공개(IPO) 행보를 공식화했지만, 시장의 반응은 냉랭하다. 올초까지 치솟던 장외 몸값은 이제 고점대비 반토막 수준까지 밀린 상태다. 업계에선 카카오뱅크-토스와의 모바일 이용자 격차가 매달 벌어지고 있는데다, 금리인상기를 맞아 가상자산 시너지도 당분간 기대하기 어려워 IPO 홍보 포인트도 크지 않다고 입을 모은다.
11일 비상장 거래플랫폼 증권플러스 비상장에 따르면 케이뱅크의 추정 시가총액은 약 5.8조원으로 평균 주당 거래가는 1만5000원선에 형성되고 있다. 불과 석달새 반토막 수준까지 기업가치가 빠진 셈이다.
카카오뱅크와 더불어 인터넷전문은행 시장을 연 케이뱅크는 이달 중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에 상장 예비 심사를 청구할 것으로 점쳐진다. 지난해 케이뱅크 연간 순이자이익은 1980억원으로 2020년 464억원 대비 327% 급증했다. 비이자이익 역시 제휴 활성화 등에 힘입어 2020년 102억원 손실에서 지난해엔 196억원 흑자로 돌아섰다. 어느정도 내실을 다지는데 성공한 셈. 이에 지난 2월, 상장 대표 주관사로 NH투자증권·씨티증권·JP모건, 공동주관사로 삼성증권을 선정한 바 있다.
문제는 결국 IPO 흥행 여부다. 경쟁사로 분류되는 카카오뱅크 경우 공모가를 하회하며 몸값이 18조원 수준까지 밀린 상황. 케이뱅크의 추정 몸값으로 5조~10조원선이 물망에 오르지만, 시장의 분위기가 녹록치 않다. 이는 금리인상기에 접어들며 성장주 밸류에이션이 급격히 무너진 탓이다. 실제 원스토어와 SK쉴더스 등이 IPO 중도포기를 선언했고 컬리와 쏘카, 현대오일뱅크, 카카오모빌리티, CJ올리브영 등의 상황도 쉽지 않다는 게 투자업계의 중론이다. 여기에 미국의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월보다 무려 8.6% 급등, 당분간 과감한 금리인상 기조가 불가피해 자본시장 내 돈줄이 막힐 공산이 커진 상태다.
특히 관련업계에선 케이뱅크 자체의 경쟁력에 대해 의구심을 제기한다. 실제 모바일 빅데이터 플랫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 5월 케이뱅크의 월간순이용자는 270만명으로 1년전과 비교해 절반 수준까지 내려 앉았다. 경쟁사인 카카오뱅크가 1300만명에 달하는 이용자를 지켜내고 있는 상황에서 또다른 경쟁사인 토스뱅크가 토스의 '원앱 전략'에 힘입어 케이뱅크의 이용자 규모를 추월한 상태다. 토스가 케이뱅크의 이용자를 대거 가져간 셈.
그런데 1370만명의 월간순이용자를 보유, 증권까지 품은 토스(비바리퍼블리카)의 기업가치는 10조원 수준에 머물고 있다. 이때문에 투자업계에선 케이뱅크의 '시총 10조 꿈' 자체가 공염불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인터넷 전문은행 중 유일하게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와의 제휴로, 이용자를 크게 늘렸으나, 이 역시 가상자산 시장이 침체에 빠지며 힘을 잃은지 오래다.
업계 한 관계자는 "순이용자 규모가 연일 빠지고 있는데다, 경쟁사들이 속속 가상자산 사업을 내놓을 것으로 보여 이 역시 경쟁력이라고 보기 어려워진 상황"이라며 "코인 이용자를 제외하면 실제 케이뱅크의 월간순이용자 규모가 크지 않아, 차별화된 상품이 절실한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이수호 기자 lsh5998688@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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