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CJ ENM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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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 ENM이 국내 최대 규모의 제작 인프라를 갖춘 '스튜디오 센터'를 파주에 구축했다. 실내 스튜디오, 야외 오픈세트, 버추얼 프로덕션 등의 시설이 한곳에 모여있다. 장르 불문, 모든 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는 'K콘텐츠 메카'인 셈이다. 이곳을 한국 콘텐츠의 글로벌화를 이끄는 아시아의 허브로 키우겠다는 게 CJ ENM의 전략이다.


2년 공사, 2000억원 투자...K콘텐츠 메카로 만든다

5일 방문한 파주의 'CJ ENM 스튜디오 센터'는 축구장 32개와 맞먹는 21만2883㎡ 규모다. 콘텐츠 촬영·전시·제작 공간 총 13개 동의 스튜디오를 갖췄다. 부지 매입 비용을 포함해 스튜디오 센터 구축에 들인 비용만 2000억원 수준이다. 

실내 스튜디오, 야외 오픈세트, 버추얼 프로덕션 시설 등이 한 곳에 모여있다. 이곳에서는 실내와 야외를 아우르며 '원스톱'으로 촬영이 가능하다. 야외 촬영을 할 수 있는 오픈 세트장 규모만해도 4만9586㎡에 달한다. 자연 산지와 평지를 갖춰 시대극 촬영 등 작품에 따라 유연하게 활용할 수 있다. 폭 20m, 길이 280m로 다양한 차량 촬영이 가능한 다용도 도로인 '멀티 로드(Multi Road)'도 눈길을 사로잡았다.

멀티 로드 /사진=CJ ENM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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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13개의 실내 스튜디오에서 인기 콘텐츠인 '환혼', '작은 아씨들', '조선 정신과 의사 유세풍' 등 6개의 콘텐츠가 제작되고 있다. 그 중 '스테이지 5(Stage 5)'는 국내 최대 규모의 드라마 스튜디오다. 1600평의 넓은 면적 뿐 아니라 높이도 23미터에 달해 영화나 공연에도 활용할 수 있다. 다양한 무대 및 화면 연출이 필요한 K팝 프로그램 제작도 가능하다. 지난 연말 진행된 글로벌 음악 시상식 '마마(MAMA)'가 이미 '스테이지 5'에서 진행된 바 있다.

CJ ENM은 매년 수십편에 달하는 제작 수요를 고려, 파주에 스튜디오를 추가로 구축하고, 외부 개방도 검토할 계획이다. 현재는 스튜디오드래곤 등 CJ ENM 자체 콘텐츠 제작에만 활용되고 있다. 김상엽 CJ ENM 콘텐츠 연구개발(R&D) 센터장은 "현재 스튜디오 센터가 수용할 수 있는 콘텐츠 제작 편수를 연간 20편으로 보고 있다"며 "향후 추가 부지 확보와 확증 계획이 이뤄진 후에 외부에도 센터 이용을 개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공간은 CJ ENM의 '멀티 스튜디오' 체제에도 힘을 보탠다. CJ ENM은  2016년 설립한 '스튜디오드래곤', 올해 인수작업을 끝낸 美 '엔데버 콘텐트', 최근 설립한 '스튜디오스' 등 장르별로 특화한 스튜디오를 갖췄다. 스튜디오 센터는 현재는 스튜디오드래곤의 콘텐츠가 중심이 되지만, 내년부터는 스튜디오스 역시 이 곳에서 콘텐츠 제작에 나선다. 스튜디오드래곤이 드라마에 집중한다면, 스튜디오스는 영화 애니메이션 예능 등 다양한 장르를 소화한다.

/사진=CJ ENM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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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 더해 제작 효율 높인다...버추얼 스튜디오 '눈길'

CJ ENM의 기술력이 집약된 '버추얼 스튜디오'도 파주에 둥지를 틀었다. 'VP스테이지'는 지름 20m·높이 7.3m 삼성전자 마이크로 LED 월을 활용해 벽면 360도와 천장을 모두 스크린으로 구축했다. 김상엽 센터장은 "버추얼 스튜디오의 해상도는 일반 월 대비 2배 이상 좋고, 32K 화질로 배경을 LED에 송출한다"고 언급했다.

필요한 배경만 확보하면 현지 촬영 없이도 시·공간적 제약이 적고 별도 세트를 구축할 필요 없이 '원스톱' 촬영이 가능한 인프라를 제공한다. 예컨대, 촬영 시기가 여름이어도 광활한 눈산과 단풍나무를 배경으로 촬영할 수도 있다. 버추얼 프로덕션 시설을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VP 스튜디오는 가을풍경·해질녘·뉴욕 고층빌딩과 거리 등을 생생하게 재현했다.

/사진=CJ ENM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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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나 제작진들이 상상을 통해 연기하고 촬영해야 했던 부분을 LED 화면에 구현했기 때문에 충분히 몰입이 가능한 환경을 갖췄다. 또 최종 작업에서 합성해야 하는 배경을 미리 LED 환경에 띄워둔 채로 최종 영상을 확보할 수 있어 효율성을 높였다. 서정필 CJ ENM 테크&아트 사업부장은 "작품 후반 작업 시 배경 합성이 마음에 들지 않을 경우 CG 작업이나 재촬영을 해야하는데 이런 점까지 고려하면 제작비 절감효과가 크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CJ ENM은 드라마나 영화 촬영 외에도 버추얼 스튜디오를 다양하게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확장현실(XR), 광고, 홈쇼핑 등의 선택지가 열려있다. 몰입형 XR 스테이지, 메타버스 등 최첨단 실감 기술을 활용한 비주얼 제작이 가능해 한층 진화한 형식의 콘텐츠 제작도 가능하다. 김상엽 센터장은 "이 공간을 활용하면, 몰입감을 높이는 콘텐츠의 완성도 확보, 시공간의 제약으로부터 자유로움, 날씨·팬데믹 등 통제 불가능한 환경 극복 등이 가능하다"고 했다.

이영아 기자 twenty_ah@techm.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