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위믹스 유튜브 갈무리
/ 사진=위믹스 유튜브 갈무리

위메이드와 컴투스그룹이 자체 블록체인 메인넷 구축에 힘을 쏟고 있어 주목된다. 양사는 이달 테스트넷을 가동, 오는 8월 자체 메인넷을 출시할 계획이다. 이더리움처럼 다양한 프로젝트를 거느릴 수 있는 플랫폼이 되겠다는 것. 또 자체 기술력 확보와 리스크 관리 측면에서도 자체 메인넷 구축이 도움이 될 전망이다.

다만 위메이드아 컴투스그룹 등이 자체 메인넷을 성공적으로 운영하기 위해선 넘어야 할 산이 있다. 이미 압도적인 영향력을 가진 이더리움은 물론 솔라나, 아발란체, 클레이튼 등 쟁쟁한 경쟁자들이 상당하다. 게임에 특화된 메인넷인 위메이드와 컴투스그룹의 메인넷이 경쟁자들과 차별화된 포인트를 내세워 영향력을 확대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레이어1 꿈꾸는 위믹스

2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위메이드는 자체 메인넷 위믹스 테스트넷을 운영중이다. 위믹스 3.0이라고 이름 붙여진 이 메인넷은 게임, 디파이(DeFi) 등 블록체인 서비스가 유연하게 네트워크에 통합될 수 있는 퍼블릭 체인을 목표로 개발중이다. 테스트넷을 통해 안전성이 확보되면 본격 상용 서비스에 돌입할 예정이다. 정식 출시일은 8월1일로 예정돼 있다.

/ 사진=위믹스 3.0 홈페이지
/ 사진=위믹스 3.0 홈페이지

위메이드의 이같은 행보는 그간 카카오의 블록체인 '클레이튼'을 기반으로 레이어2에 머물던 위믹스를 레이어1으로 만들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레이어1은 합의 알고리즘을 규정하는 레이어 블록 생성·승인을 규제하는 프로토콜로 블록체인상에서 각종 서비스가 구동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는 플랫폼을 말한다. 

즉 위믹스 메인넷이 레이어1이 된다면, 위믹스가 클레이튼 기반으로 사업을 진행했던 것처럼 다양한 프로젝트들이 위믹스 메인넷에 사이드 체인인 레이어2를 만들 수 있게 된다. 개별 게임을 입점(온보딩)시키는 것에서 나아가 더 큰 프로젝트를 품을 수 있게 되는 셈이다. 위메이드 역시 레이어1 구축의 이유 중 하나로 더 큰 협력사 유치를 언급한 바 있다. 레이어2에서 메인넷을 구축하고 싶어하는 프로젝트나 기업들을 흡수하겠다는 것이다


노선 바꾼 C2X...자체 메인넷으로 리스크 줄인다

아울러 컴투스그룹도 축적한 블록체인 기술력과 내재화한 노하우를 활용해 8월까지 독자적 메인넷인 'C2X 메인넷' 구축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원래 C2X는 테라 메인넷의 레이어2 프로젝트였지만, 테라 루나 사태로 인해 테라 메인넷이 사실상 붕괴된 만큼 자체 메인넷 구축으로 노선을 변경한 것. 

C2X 메인넷 구축에는 여러 블록체인 메인넷의 기반 기술로 활용되는 텐더민트 블록체인 엔진이 사용될 것으로 알려졌다. 오랜 기간 검증된 안정성과 다양한 분산 응용 프로그램에 유용하다는 장점이 있으며 이더리움, 솔라나 등 개별 블록체인과 연결할 수 있는 인터 체인 특성도 갖고 있다.

CI=컴투스홀딩스
CI=컴투스홀딩스

이번 결정은 외부적인 영향은 최소화하고 안정적이고 독립적인 블록체인 생태계를 활성화시키겠다는 컴투스 그룹의 의지다. 통제가 불가능했던 테라 루나 사태를 겪으면서 자체 블록체인 메인넷을 구축하는 것이 오히려 리스크를 줄이는 방법이라고 판단한 것. 

컴투스그룹의 독자적 메인넷이 구축되면 레이어1 블록체인 아래 서비스 및 블록체인이 추가될 때마다 C2X의 활용 가치 더욱 높아진다. 컴투스 그룹은 독자적 메인넷 구축을 계기로 블록체인 게임 외에도 대체불가능한토큰(NFT), 메타버스 등 블록체인 서비스 영역을 더욱 확장시켜 나간다는 방침이다. 


웹 3.0 시대 대세는 플랫폼...경쟁력은?

위메이드와 컴투스 외에도 두나무 자회사 람다256은 자체 메인넷 '더밸런스'를 공개했다. 블록체인 전문기업 아이콘루프는 다른 기업들의 메인넷 구축을 돕는 '파라메타'를 선보이기도 했다.

이처럼 많은 기업들이 블록체인 메인넷에 공을 들이는 것은 결국 플랫폼을 지향하기 때문이다. 자체 메인넷에 들어오는 프로젝트가 많아지면 많아질수록 플랫폼 영향력은 물론이고 자체 가상자산 역시 가치가 높아질 가능성이 높다. 이더리움이 트랜잭션 속도가 느리고 수수료가 비쌈에도 불구하고 지배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이유도 거느린 프로젝트들의 수가 엄청나기 때문이다.

김형중 고려대학교 정보보호대학원 교수는 "남의 플랫폼에 올라가 있으면 영향력이 줄어들 수 밖에 없다'며 "역량이 된다면 레이어1 블록체인을 갖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그는 "또 남의 플랫폼을 사용하는 경우 블록체인 메인넷에 오류가 생기면 할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다"며 "리스크를 줄이고 주도권을 확보하는 측면에서도 자체 메인넷이 좋다"고 말했다.

다만 레이어1을 운영하는 것이 쉽지 않을 것이란 분석도 있다. 인호 고려대학교 컴퓨터학과 교수는 "이더리움이 지배적 위치를 차지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이더리움 개발자는 전세계에 퍼져 있어 단일 회사가 이를 넘어서긴 어려울 것"이라고 언급했다.

게다가 오는 9월 이더리움 지분증명(PoS) 전환이 예고돼 있다. 이더리움이 작업증명(PoW)에서 PoS로 전환되면 트랜잭션 속도와 수수료 문제가 개선돼 이더리움의 지배력이 더 강력해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성우 기자 voiceactor@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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