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브와 합작법인 설립으로 겨우 해외 진출 성공한 두나무
법에도 없는 '그림자 규제'로 기업의 해외 진출 막아선 안된다
디지털자산 기본법으로 디지털자산 기업들의 불확실성 줄여주길...
#5년전 글로벌 사업에 도전했던 두나무
#해외 송금 '그림자 규제'에 막혀 한숨만
#지금도 글로벌 외치는 두나무...훼방은 이제 그만
지난 2018년, 두나무가 업비트 개발자 콘퍼런스(UDC)를 처음 개최했습니다. 당시 UDC 직전에 기자들과 만난 이석우 두나무 대표는 깜짝 놀랄만한 말을 했습니다. 두나무가 가상자산 거래소 사업을 하고 있기 때문에 해외에 법인을 세울때 자금을 송금할 수 없다는 얘기였죠.
기업이 해외에 진출해보겠다고 나서는데 송금을 막다니...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가상자산 기업은 해외에 송금을 하면 안된다는 법 조항도 없었는데 말이죠. 막을 근거가 없는데도 못하게 하는 이른바 '그림자 규제' 때문에 두나무의 해외진출이 막혔습니다.
두나무는 우여곡절 끝에 해외법인장 개인 돈으로 법인을 설립하고 해외에 거래소 설립을 추진했지만, 제대로 된 투자를 하지 못한 해외법인이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을리 만무했습니다. 그렇게 두나무는 해외 진출의 꿈을 접어야 했죠.
5년이 지난 지금도 두나무는 해외 송금을 못한다
벌써 5년전 일입니다. 두나무의 UDC는 올해로 5회째입니다. 지난 22일과 23일 부산 부산항국제전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UDC 2022는 3000여명의 블록체인 개발자들로 북적였습니다. 글로벌 블록체인 프로젝트인 폴리곤, 솔라나, 트론, 갈라게임즈 등이 부산을 찾아 한국 기업과의 협력을 타진했죠. 블록체인 특구인 부산시는 해외 거래소인 바이낸스, FTX, 후오비 등과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부산에 가상자산 거래소 설립을 도모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사실 국내 거래소 시장은 포화상태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입니다. 업비트와 빗썸, 코인원, 코빗, 고팍스 등이 시장에서 경쟁하고 있습니다. 실명확인 가상계좌가 없어 원화마켓을 운영하지 못하고 있는 거래소들도 20여곳이 넘는다고 합니다. 여기에 글로벌 거래소인 바이낸스나 FTX가 들어와서 작은 시장 파이를 나눠가지겠다니...과연 바람직한 모습일지 잘 모르겠습니다.
그렇다면 답은 하나입니다. 더 큰 시장인 해외로 나가야 합니다. 하지만 정부는 5년 동안 변한 것이 없습니다. 여전히 두나무는 해외로 자금을 송금할 수 없습니다. 해외로 진출할 수 있는 길이 사실상 막혀 있는 셈입니다. 그래도 두나무는 어떻게든 해외로 나가야 합니다. 결국 두나무는 하이브와의 합작법인 설립을 통해 해외에 법인을 세우는 고육지책을 썼습니다. 다행히 합작법인으로는 송금이 가능했다고 합니다.
합작법인으로 해외 공략 나서는 두나무...'훼방'은 이제 그만
5년전에도 두나무는 글로벌을 외쳤습니다. 하지만 정부가 훼방꾼이 됐죠. 5년이 지난 지금도 두나무는 글로벌을 외칩니다. 송치형 두나무 회장이 직접 하이브와의 합작법인 레벨스 사업을 진두지휘하고 있습니다. 방탄소년단(BTS)이나 아리아나 그란데 같은 글로벌 아티스트들의 대체불가능한토큰(NFT)을 글로벌 시장에 선보이겠다는 각오입니다.
이석우 대표는 "글로벌로 나가서 해외 무대를 마음껏 누빌 수 있는 사업이 되지 않을까 싶다"라고 했습니다. '마음껏 누빌 수 있는'이라는 말에서 그동안 해외를 나가고 싶어도 나가지 못했던, 아쉬움과 함께 기대감이 느껴졌습니다.
이제는 더이상 정부가 기업의 발목을 잡아서는 안됩니다. 더 큰 시장에서 글로벌 사업자들과 경쟁할 수 있도록 지원해주지는 못할 망정, 법에도 없는 그림자 규제로 사업자를 방해해서야 되겠습니까. '회색지대'가 있다면 법과 규정을 더 꼼꼼하게 만들어서 우려를 없애면 될 일입니다.
최근 국회에서 디지털자산기본법에 대한 논의가 이뤄지고 있습니다. 이 법을 통해 더이상 디지털자산 기업이 사업을 하는데 불확실성을 느끼지 않았으면 합니다. 5년이나 방치했으면, 이제 바로잡을때도 됐습니다. 소 잃었다고 외양간을 고치지 않으면 다시 소를 키울 수 없습니다. 이제라도 제대로 외양간을 고쳐주길 바랍니다.
허준 기자 joon@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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