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두나무
사진=두나무

국내 최대 블록체인 개발자 축제, 어느덧 올해 5회를 맞는 업비트개발자회의(UDC 2022)가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지난 22일 부산항 컨벤션센터에서 개막해 23일까지, 이틀간 진행된 UDC는 두나무의 다년간 경험 덕에 이제 아시아를 넘어 글로벌 최대 블록체인 행사로 거듭났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무엇보다 전세계 블록체인 기술 트렌드를 조망하며, 국내 IT 청년들의 새로운 먹거리를 발굴했다는 측면에서도 의의가 크다는 분석이다.  


부스팔이 NO...스폰서십 없는 UDC, 순수 기술 발굴 주력 

23일 성료한 UDC 2022는 지난 이틀간 순수 기술 발굴에 주력했다. 첫째날(22일)에는 ▲레이어2 ▲스마트 콘트랙트 ▲다오(DAO, 탈중앙화자율조직) ▲온체인 분석 등 4개 주제로 진행됐고 둘째 날(23일)은 ▲대체불가능토큰(NFT) ▲메타버스/게임 ▲웹3 등이 다뤄졌다. 

특히 올해는 멜 멕캔 카르다노 재단 개발총괄, 세바스찬 보르제 더샌드박스 공동설립자, 제이슨 브링크 갈라 게임즈 블록체인 사업총괄, 알렉산드레 드레이푸스 칠리즈 창업자 겸 대표 등이 직접 세션을 맡아 차세대 블록체인 기술을 세심하게 조망했다. 아울러 코인 대중화에 앞서 글로벌 규제 트렌드를 분석하기 위해 미국 최대 코인거래소 코인베이스를 필두로 FTX, 크립토닷컴 주요 경영진이 직접 UDC를 찾아 큰 주목을 받았다. 

무엇보다 올해 행사를 비롯 지난 5년간 열린 UDC가 타 블록체인 행사와 다른 점은 수익을 목적으로 하지 않는 순수 컨퍼런스라는 점이다. 두나무는 차세대 성장 동력인 블록체인의 무한한 가능성을 탐색하는 기회를 더 많은 이들에게 오롯이 제공하기 위해 UDC 행사 기획과 진행에 있어 행사 스폰서십을 받지 않는다는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이러한 원칙 준수를 통해 UDC는 특정 스폰서의 요구 사항에 좌우되지 않고 블록체인 기술에 대한 다양한 인사이트와 트렌드, 견해를 자유롭게 토론하고 공유할 수 있는 기회의 장으로 거듭났다는 평가다. 행사를 통해 수익을 창출하는 기존 블록체인 행사와는 확연한 차이다. 

덕분에 UDC는 명실상부, 개발자·비개발자 구분 없이 블록체인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꼭 가야하는 행사로 인정을 받았다는 평가다. 미래 블록체인 꿈나무를 위한 student 요금제 도입 또한 큰 주목을 받았고, 학생들도 글로벌 최고 수준의 강연을 합리적인 가격으로 즐겼다. 더불어 UDC 내부의 전시 부스 또한 별도 비용을 받지 않고 무료로 제공한 덕에 부스마다 문전성시를 이뤘다. 참가자들 또한 "믿고 오는 UDC"라 부르며 행사 내내 높은 만족도를 보였다.

행사에 참여한 업계 한 관계자는 "이제 UDC는 애플 '세계개발자콘퍼런스(WWDC)'나, '구글 I/O(Input/Output)'와 같은 글로벌 무대의 개발자 축제로 성장했다"며 "올해 기술 트렌드가 내년에 어떻게 발현될 지 UDC를 계속 지켜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사진=두나무
사진=두나무

 


코인 대중화 알린 두나무 송치형 "블록체인 세대 곧 뜬다"

올해 UDC에선 블록체인 기술 트렌드 조망 외에도 '블록체인 세대의 등장'이라는 시대적 키워드가 주목을 받았다. 행사 첫날인 지난 22일, 기조연설을 맡은 두나무 창업주 송치형 회장은 "우리는 SNS, 메신저보다 월렛이 더 익숙하고, 토큰을 통해 본인의 아이덴티티(정체성)를 관리하는 것이 일상인 블록체인 세대를 맞이하게 될지 모른다"고 강조했다.

수년간의 침체기를 딛고 최근 코인 대중화를 알리는 주요 기업의 서비스가 빠르게 늘어나고 있는데다, 이를 뒷받침할 규제환경도 최근 3년새 눈에 띄게 달리지고 있기 때문이다.

송 회장은 "사용성 및 접근성 역시 많이 개선되고 있으며, 서비스 개발 환경 역시 이전에 비해 놀라울 정도로 향상됐다"며 "토큰의 개념이 NFT로 확장됨에 따라 초기 금융 및 핀테크 기업 중심으로 이루어진 블록체인 프로젝트 참여가 브랜드, 커머스, 콘텐츠 등의 다양한 분야로 확대되고 있는 점도 긍정적"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세션을 맡은 하이브와 마스터카드 등 국내외 주요 대기업 또한 한목소리로 웹 3.0를 통한 토큰이코노미의 필요성을 언급하며, 코인 대중화 시대의 개막을 알렸다. 대기업 고위 인사의 입을 통해 팬덤 플랫폼 활용성부터, 코인 비즈니스의 기초, 디지털 자산과 에셋 구매를 위한 기술 지원까지 폭넓게 다뤄졌다. 

 

사진=두나무
사진=두나무

 


수익 대신 기술 알린 두나무...코인 대중화+韓 청년 살리기 매진

올해 UDC 연단에 선 국내·외 연사만 50여명, 참가 인원 3000여명에 달했다. 직간접적인 지원 인력을 더하면 이를 훨씬 상회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같은 규모 탓에 업계와 지자체에선 두나무가 UDC 개최로 적잖은 자금을 투입했을 것으로 추정한다. 이같은 규모의 행사가 이틀간 진행될 경우, 많게는 수십억원 규모의 재원이 소모되는 탓이다. 두나무는 행사 내내 수십여곳의 간이매점과 놀이공간, 휴식공간을 무료로 제공했다. 참여한 이들 중 상당수가 학생인 만큼, 럭키 드로우 등의 재미난 행사를 통해 고가의 선물 이벤트도 큰 주목을 받았다. 

사실 민간 기업인 두나무가 수익 사업 대신, 막대한 비용이 드는 행사를 열고 기술 공유에 소매를 걷고 나선 이유는 결국 일자리 창출과 산업 진흥을 위해서다. 두나무 경영진 입장에서 기업의 사회적 역할을 고용으로 잡은 셈. 두나무가 국내 대표 블록체인 사업자로 자리잡은 만큼, 시장 활성을 넘어 밑바탕이 될 개발자 양성에 적극 나서겠다는 의미다. 영역은 다르지만, 네이버-카카오가 벤처 생태계 육성에 적지 않은 돈을 쓰고 있다는 것을 고려해보면, 두나무 경영진의 생각을 이해할 수 있다. 

 

이석우 두나무 대표/사진=이성우 기자
이석우 두나무 대표/사진=이성우 기자

 

실제 두나무는 최근 5000억원이라는 거액을 투입, 약 1만명의 일자리를 창출해내겠다는 비전을 내놓은 공식화했다. 특히 지역 거점 오피스를 설립하고 총 1000여개의 일자리 발굴 계획을 내놨다. 수도권 뿐 아니라, 각 지역 거점에서 인력을 직접 키워보겠다는 것이다. 아울러 유망 스타트업 500곳을 육성해 약 8000여개의 신규 일자리도 만들어내겠다는 청사진도 함께 내놓은 상태다. 이는 두나무 전사 직원의 약 수십여배에 달하는 규모로, 네이버-카카오와 같은 테크 대기업을 한 곳 더 만들어내겠다는 의미다. 무엇보다 경기침체를 우려해 일자리 창출에 소극적 행보를 보이고 있는 기존 재벌 대기업과는 정반대의 행보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두나무는 고용 환경 악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청년들을 위해 최근 '넥스트 스테퍼즈(Next Steppers)' 희망 기금을 조성, 취약 계층 청년들의 자립을 적극 돕고 있다. 더불어 자립준비 청년들의 안정적인 자립을 위해 향후 5년간 총 30억원을 지원하고, 약 1000명을 대상으로 사회적 기업들과 협력해 일자리 체험형 인턴십 제도도 구축할 예정이다. 

아울러 두나무는 최근 'UP 스타트 인큐베이터'라는 컨설팅 전략을 내놓고 스타트업 발굴에 혼신의 힘을 기울이고 있다. 기술 도입에 어려움을 겪는 초기 웹 3.0 스타트업에 컨설팅을 제공하고, 블록체인 생태계 밖의 스타트업에도 전문 컨설팅을 통해 웹 3.0 산업 진출을 도와주는 프로그램이다. 블록체인 기술력을 갖춘 두나무 자회사, 투자사 등과 스타트업을 연결해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겠다는 각오다. 이 역시 청년들을 위한 제반 마련책의 일환이다. 이석우 대표가 직접 UDC 행사를 통해 "청년 지원을 다각도로 검토하고, 아끼지 않겠다"며 재차 지원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특별취재팀(부산)=이수호 기자(팀장), 허준 기자, 이성우 기자, 김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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