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SMC /사진=디디다 컴퍼니 제공
TSMC /사진=디디다 컴퍼니 제공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인 대만 TSMC가 일본 내 반도체 시설의 확장을 검토 중입니다. 미중 리스크를 해소하려는 TSMC와 과거 반도체 위상을 되찾으려는 일본의 수요가 맞물린 것으로 풀이됩니다.

현지시간 19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TSMC가 현재 건설 중인 일본 구마모토현에 위치한 반도체 공장의 시설 확장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습니다. 당초 해당 공장에서는 기술 수준이 높지 않은, 12나노(nm·10억분의 1m) 공정의 반도체가 생산될 예정이었습니다. 만약 TSMC가 시설 확장을 단행할 경우 첨단 반도체가 생산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이에 일본 정부는 TSMC의 시설 확장을 고대하고 있지만, TSMC는 아직 최종 결정이 내리지 않고 타당성을 살펴보는 중인 것으로 전해집니다. 

이같은 TSMC의 행보 근간에는 미중 리스크가 자리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미국은 최근 중국 기술 통제에 속도를 올리고 있습니다. 지난 7일 상무부는 수출통제 조치를 발표해 미국 기업들이 14nm 시스템 반도체 등 여러 반도체 제품을 중국에 수출하는 것을 차단했습니다. 이에 중국 반도체 기업 창장메모리(YMTC)는 "회사의 미래가 위험에 빠질 수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애플은 아이폰에 YMTC의 낸드플래시를 탑재하려던 계획을 보류하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TSMC는 일본을 새로운 기지로 꼽았습니다. 지난 4월 TSMC는 구마모토현 반도체 공장을 착공했습니다. 일본 매체 NHK에 따르면, TSMC는 지난 4월 1조엔(약 9조5000억원)을 투자해 구마모토현 기쿠요마치에 반도체 공장을 착공했습니다. 2024년 12월에 생산을 개시하고 생산된 반도체는 도요타를 비롯한 일본 자동차 회사들에 우선 공급될 것으로 예상됐습니다. 

일본 정부 역시 TSMC의 자국 투자를 적극 지원사격하고 있습니다. 올해 6월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일본 경제산업성은 TSMC의 구마모토현 반도체 공장 계획을 승인했습니다. 또한 해당 공장에 일본 정부는 최대 4760억엔(약 4조5000억원)을 지원하기로 했습니다. 즉 공장 건설에 투입되는 투자금의 절반 가까이를 일본 정부가 지원하는 것입니다.

한편 TSMC와 일본의 협력 관계가 일본의 반도체 점유율 확대로 이어질지 시선이 쏠립니다. 시장조사기관 디지타임스가 발표한 '2022년 반도체 산업 보고서'에 따르면 일본 내 반도체 총매출은 총 367억달러로, 세계 점유율 5위에 그쳤기 때문입니다. 

자료=미디어뱀부
정리=김현기 기자 khk@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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