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연 리브애니웨어 대표 인터뷰

/사진=리브애니웨어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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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슬로건이 '어디서든 살아보는 세상을 만든다'이다. '바다전망', '숲세권' 등 취향과 상황에 맞는 장기 숙박 숙소를 공들여 모았다."

김지연 리브애니웨어 대표의 말이다. 리브애니웨어는 장기 숙박 숙소를 추천하는 플랫폼이다. 클릭 한 번이면 누구나 '한달살기' 등 꿈을 실현할 수 있다. 제주, 강릉, 남해 등 국내는 물론이고 태국 치앙마이, 베트남 다낭 등 해외까지 숙소를 확보했다. 특색있는 장기 숙박 숙소를 만날 수 있다.

라이프스타일의 변화와 함께 성장하는 곳. '주거의 여행화' 사람들이 추구하는 삶의 패턴이 변화하고 있다는 게 김 대표의 생각이다. 에어비엔비, 야놀자와 여기어때 등 기존 숙박 플랫폼이 속시원히 해결해주지 못했던 장기 숙박에 집중하는 것을 시작으로 이같은 변화의 물결을 주도하겠다는 포부다.   


장기 숙박으로 세분화된 여행 수요 공략

장기 숙박 시장은 높은 수요 대비 제대로 된 서비스가 부재한 '깜깜이' 시장이었다. 객단가가 100만원 이상으로 높고, 주로 직거래가 이뤄졌다. 목돈의 계약금을 보낸 뒤 체크인 시점에 숙소에 가면 집주인이 연락이 안되거나 아예 숙소가 없는 곳인 경우가 비일비재했다. 이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리브애니웨어는 직접 발품 팔아 숙소를 모으기 시작했다. 전자임대차계약 시스템을 도입했고, 실제로 체크인이 확인돼야 정산이 이뤄지게 했다.

"기존 숙박 앱들과 차별화를 위해 한 달 이상 사는 숙소만 집중적으로 공략했다. 패키지 여행에서 자유 여행으로 넘어오는 시기에 '아고다', '스카이스캐너' 등 서비스가 시장에 나왔다. 다음 단계로 현지 여행 콘텐츠가 발전했는데, '에어비엔비', '마이리얼트립' 등 서비스가 주목받았다. 이후 시장이 바로 장기 숙박이라고 봤다. 최소 몇 주, 길게는 몇 년까지 현지 여행 수요가 생겨나고 있는데 이와 관련한 서비스가 향후 떠오를 것이라고 생각했다."

김지연 리브애니웨어 대표
김지연 리브애니웨어 대표

리브애니웨어는 창립 2년 만에 8000여채 숙소를 확보했다. 국내 기준 63개 지역의 숙소를 만나볼 수 있고, 최근엔 태국 치앙마이, 베트남 다낭 등 서비스도 오픈했다. 초반에는 직접 제주, 강원도 등 지역을 찾아다니면서 매물을 모았다. '장롱면허'였지만, 팀 내에서 유일하게 운전면허가 있는 탓에 김 대표가 직접 운전대를 잡았다. 하루 10시간 이상 운전하다 보니 지금은 회사에서 가장 뛰어난 운전 실력을 보유하게 됐다는 에피소드가 전해질 정도다. 

"이제는 서비스가 많이 알려져서 직접 플랫폼 입점을 문의하는 사례가 많아졌다. 늘 좋은 숙소를 확보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고객의 여행 수요 파악에 가장 공을 들이고 있다. 의견을 취합하기 위해 카카오톡 채널로 상담도 진행해봤다. 여러 고객분들의 의견을 들어보니 '바다전망의 숙소', '도심 속 휴양', '워케이션 하기 좋은 곳', '주변에 예쁜 카페가 많은 곳' 등 세분화된 취향과 목적을 충족하는 게 핵심이라는 생각을 했다."

리브애니웨어는 고객들이 원하는 숙소를 찾을 수 있도록 카테고리를 세심하게 나눴다. '반려동물과 함께 하는 마당 있는 집', '워케이션 하기 좋은 집', '테라스 일몰맛집', '오션뷰' 등 숙소의 특징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는 키워드를 내세웠다. 주변 편의시설과 실생활 정보도 함께 제공한다. 일상 생활을 장기간 이어나갈 공간이기에 조리, 세탁 등 여러 옵션이 숙소에 포함되기 때문이다. 장기 할인과 공과금 시스템을 통해 호스트의 운영 부담도 줄였다.


'주거의 여행화' 이끄는 리브애니웨어

리브애니웨어는 창립한 지 2년 만에 앱(애플리케이션) 다운로드가 누적 110만 회를 넘었다. 전체 고객의 10% 이상이 2회 이상 구매할 정도로 고객 충성도도 높다. 매출 규모 또한 빠르게 커지고 있다. 리브애니웨어는 지난 2020년, 서비스 시작 한 달 만에 매출을 올리는 등 안정적인 수익모델(BM)을 구축했다. 전대를 통한 단기임대사업이 주력 수익 모델이다. 이에 기반한 매출 성장세는 가파른데, 올해 상반기 매출은 지난해 전체 매출의 2배 수준이다. 

"지금은 추가적인 BM 발굴에 매달리기 보다는, 주력 사업의 규모를 키우는 '스케일업'에 집중하고 있다. 핵심은 좋은 집을 많이 찾아내 고객들에게 소개하는 일이다. 여행의 주거화, 주거의 여행화가 장기적인 흐름이라고 생각한다. 강원도에서 살다가 제주도로 가거나, 더 넓게는 뉴욕 등 해외로 일상의 공간을 옮기는 일 말이다. 이 트렌드가 지금은 '한달살기'라는 키워드로 떠올랐지만, 경험의 성숙도가 올라갈 수록 '평생살기'도 가능할 것으로 본다."

/사진=리브애니웨어 제공
/사진=리브애니웨어 제공

리브애니웨어는 해외 시장 확장도 진행하고 있다. 지금은 태국과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 국가 위주로 사업을 확장했지만, 향후 장기 숙박 시장이 커지면 미주, 유럽 등 나라까지 진출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국제 학교 수요가 몰리는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뉴요커라는 낭만을 실현해주는 미국 뉴욕, 상대적으로 저렴한 물가에 볼거리가 풍부한 유럽의 체코와 프라하 등 사람들이 꿈꾸는 라이프스타일에 맞춰 좋은 도시와 숙소를 발굴하는 것이 목표다.

"우리의 비전은 이름 그래도 어디서든 살아보는 세상을 만드는 것이다. 추운 겨울엔 발리에서 3개월 생활하다, 다시 제주로 돌아와 2개월 지내는 등 원하는 곳에서 원할때 살 수 있는 라이프 스타일을 만들고 싶다. 일상의 공간이 변하면 삶의 경험 또한 풍부해진다고 생각한다. 내가 살고 싶은 공간에서 꿈꾸던 일상을 누릴 수 있도록 시장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기업이 되고 싶다. 좋은 가치와 경험을 주는 일을 한다는 보람있다. 더 좋은 서비스를 만들겠다."

이영아 기자 twenty_ah@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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