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가 올 1분기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들었지만, 일본 내 콘텐츠 매출은 여전히 고공행진을 잇고 있어 주목된다.
4일 카카오에 따르면 올 1분기 카카오 픽코마의 매출액은 1281억원 규모로 전체 스토리 부문 매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전분기대비로는 무려 100억원 가량 매출이 늘어난 것이다. 경기침체 국면에서도 전년동기대비 4% 가량의 매출 성장세를 기록했다. 전체 스토리 부문 매출이 1년새 5% 가량 빠졌지만, 나홀로 순증세를 잇고 있는 것.
카카오픽코마는 일본 1위 디지털 만화 플랫폼 '픽코마'를 운영하고 있다. 픽코마의 월간 활성사용자(MAU)는 1000만명 이상이다. 일본 앱 만화 시장 점유율은 50%가 넘는다. 김범수 카카오 창업주가 의장직을 내려놓고 글로벌 사업을 직접 챙기겠다고 밝히며 카카오픽코마를 핵심 기지로 낙점한 배경이다.
실제 카카오픽코마는 지난해에도 연간 335억원 규모에 달하는 당기순이익을 올렸다. 3년 연속 흑자를 기록한 것. 같은 기간, 카카오가 지분 8.3%를 들고 있는 일본의 종합 콘텐츠 기업 카도카와는 1353억원의 당기 순이익을 기록했다. 1년 만에 34% 가량 상승했다. 카카오의 일본 사업이 순항하고 있는 것이다.
사실 일본의 만화 시장은 약 6조원 규모로, 2, 3위인 미국과 중국보다 무려 4~5배 크다. 특히 디지털 시장은 50%에 불과, 여전히 시장 확대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 받는다. 이에 앱(애플리케이션) 시장을 장악한 카카오픽코마는 웹 서비스 강화를 통해 남은 절반의 시장 점유율 공략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해 큰 폭의 매출 상승을 이룬 카도카와 역시 만화·애니메이션·영화·잡지·게임 등 각종 문화사업을 하는 종합 콘텐츠 기업이다. 일본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모았던 애니메이션 '너의 이름은'의 소설판과 만화판을 배급했고, 인기소설 '이누가미 일족'을 영화화해 국내시장에서도 큰 주목을 받았다.
카도카와 기업가치는 꾸준한 상승세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 상반기 약 2200억엔(약 2조1000억원)으로 집계되던 기업가치는 현재 3769억엔(약 3조7476억원)으로 훌쩍 뛰었다. 지난해 출시한 '엘든링'이 글로벌 시장에서 고무적인 성과를 내놓으면서 프리미엄이 붙은 결과로 보인다.
이에 업계에서는 카카오픽코마와 카도카와의 콘텐츠 협력 가능성에 무게를 싣는다. 카카오의 카도카와 투자가 단순히 '보유 가치 상승' 외에 일본 내 콘텐츠 유통망 확대 측면에서 이뤄진 결과라는 분석을 더하면서다. 일본 언론에서는 "카도카와는 지난 2018년부터 카카오재팬(현 카카오픽코마)과 비즈니스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며 "카카오재팬과 장기적 협력관계를 공고히 할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을 여러차레 내놓은 바 있다.
배재현 카카오 공동체 투자총괄대표 역시 앞서 "(카도카와 투자는) 픽코마와 엔터테인먼트를 포함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 높은 콘텐츠 지식재산권(IP)에 대한 수급 능력을 강화하기 위해서였다"며 "카도카와와의 사업적인 협력을 긴밀히 추진하면서, 글로벌 IP 얼라이언스를 구축해가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수호 기자 lsh5998688@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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