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한한 넷플릭스의 최고경영자(CEO)가 오늘부터 공식 일정에 나선다. 지난 4월 윤석열 대통령이 미국에 국빈 방문했을 때 한국 콘텐츠에 25억달러(약 3조 2000억원)를 투자하겠다고 밝힌 만큼, 그의 행보에 관심이 집중된다. 업계에서는 ▲콘텐츠 투자 ▲제작환경 선진화 ▲망사용료 등을 화두로 꼽는다.
2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테드 서랜도스 넷플릭스 공동 CEO는 20일부터 22일까지 2박3일 일정으로 방한했다. 오늘 서랜도스 CEO는 박찬욱 감독과 영화·영상 콘텐츠 학과 대학생들과 함께 한국 영화 이야기 등을 나누고, 국내 콘텐츠 제작자들과도 만난다.
내일은 '넷플릭스와 한국 콘텐츠 이야기' 행사에 참석해 국내 미디어와 콘텐츠 창작자들을 만날 예정이다. 김민영 아시아태평양(인도 제외) 콘텐츠 총괄 부사장(VP), 강동한 한국 콘텐츠 총괄 VP, 이성규 한국 및 동남아·대만 프로덕션 총괄 시니어 디렉터 등 넷플릭스 콘텐츠 관련 주요 임원들과 함께한다.
또 서랜도스 CEO는 한덕수 국무총리와 만나 동영상서비스(OTT) 시장 활성화와 한미 양국의 콘텐츠 산업 협력 확대 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다.
넷플릭스 CEO 어떤 이야기 할까?...3가지 화두 물망
서랜도스 CEO가 2016년 6월 넷플릭스 최고콘텐츠책임자(CCO)로 방한한 이후 7년 만에 한국을 찾은 만큼, 세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콘텐츠 투자 ▲제작환경 선진화 ▲망사용료 ▲계정공유 유료화 정책 등 여러 사안이 논의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먼저 가장 강조될 것으로 보이는 것은 콘텐츠 투자 관련 논의다. 서랜도스 CEO의 방한 공식 일정은 상당부분 국내 콘텐츠 제작자와 직접 만남을 가지는 것에 할애돼있다. 한국 및 아시아 콘텐츠를 발굴·투자한 임원들이 대거 동행하는 것도 이러한 행보의 연장선으로 읽힌다.
김민영 VP는 넷플릭스 역사상 가장 큰 흥행을 기록한 '오징어게임'을 비롯해, '지금 우리 학교는',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등 뛰어난 한국 콘텐츠를 전 세계 시청자들에게 선보이며 주목받았다. 강동한 VP는 넷플릭스 서울 오피스의 콘텐츠 팀을 이끌며 K콘텐츠 발굴 업무를 총괄하고 있다.
또 넷플릭스가 한국 콘텐츠 투자만큼이나 강조해온 제작환경 선진화 노력도 언급될 가능성이 있다. 넷플릭스는 영화와 시리즈, 예능 등 장르에 따라 콘텐츠 완성도와 제작 효율을 높일 수 있는 프로덕션 기술을 국내 창작자와 공유하고 있다. 작품 후반 제작 과정을 총괄하는 '포스트 슈퍼바이저' 직무도 국내에 처음으로 소개, 체계적으로 전문화한 것으로 유명하다. 또 망원동에 '예능 편집실'을 두는 등 창작 환경 개선 및 고도화를 위한 지원을 지속해왔다.
이성규 한국 및 동남아·대만 프로덕션 총괄 시니어 디렉터는 이러한 업무를 총괄해왔는데, 이번 서랜도스 CEO 방한에 함께한다. 또 '오징어게임' 제작사 퍼스트맨스튜디오, '지옥·정이·D.P.' 등으로 호흡을 맞춘 클라이맥스스튜디오 등도 자리를 빛낼 예정이다. 창작 환경 관련 언급 등이 예상되는 배경이다.
국내 통신 업계(ISP)는 '망 사용료' 관련 발언이 나올지 주시하고 있다. 국내 통신 업계는 콘텐츠사업자(CP)로 인해 데이터 통신량이 폭증하고 있다며 망 사용료를 요구하고 있다. 콘텐츠사업자는 소비자들이 구독료를 통해 이미 통신 업계에 망 사용료를 내고 있다며 맞서고 있다.
이 밖에도 넷플릭스 계정 공유 유료화 정책에 대한 언급이 있을지도 관심사이다. 넷플릭스는 지난해부터 구독자가 같이 살지 않는 사람과의 계정을 공유하려면 일정액의 수수료를 내야 하는 유료화 정책을 일부 지역에서 시행하고 있는데, 한국에는 아직 도입하지 않고 있다.
이영아 기자 twenty_ah@techm.kr
관련기사
- 넷플릭스, 올해 'K-콘텐츠'에 5500억 투자한다
- 김민영 넷플릭스 총괄 "국내 OTT 시장, 아직 파이 키울 때"
- 넷플릭스, 亞 6명 승진명단에 韓 담당자 전진배치...강동한·김민영 VP
- 尹 만난 넷플릭스 CEO "한국에 4년간 3.3조원 투자"…지난 6년치 '2배'
- [글로벌] 넷플릭스 광고 요금제, 6개월 만에 500만명…"아쉽다"
- 한국 찾은 넷플릭스 CEO..."창작 자유 지원할 수 있어 영광"
- 넷플릭스 CEO "지금까지 투자, 韓 잠재력 비하면 겉핥기"
- "추가 수익 배분?"...韓 창작자 질문에 넷플릭스 CEO "시장 최고 수준 보상, 시즌2는 특히 더"
- 넷플릭스 CEO, '망 사용료' 논란에..."CP-ISP, 소비자 위해 협력해야"
- 스위트홈 괴수 깜짝 등장...넷플릭스 CEO, 韓 기술에 '감탄'
- '3조 투자 약속' 넷플릭스 CEO "韓 콘텐츠 미래 함께한다"(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