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노닉스' 나희주(왼쪽)와 '로키' 박정영/사진=이소라 기자
'이노닉스' 나희주(왼쪽)와 '로키' 박정영/사진=이소라 기자

얼마만에 국제대회에서 1위인지 모르겠습니다. 중간 순위이긴 하지만 최근 한국이 국제대회에서 1위에 오른 적이 거의 없었기 때문에 이마저도 반갑게 느껴지는 듯 합니다. 

한국은 16일 서울 마포구 상암 아프리카 콜로세움에서 펼쳐진 2023 펍지 네이션스컵(PNC) 2일차 경기에서 치열한 접전 끝에 마지막 매치에서 치킨을 획득, 1위를 기록했습니다. 

더욱 놀라운 것은, 4위까지 8점 차이밖에 나지 않은 상황에서 끝까지 집중력을 발휘해 1위를 지켜냈다는 것입니다. 만약 침착하지 못했다면 치킨을 가져가지 못하고, 더 아래순위까지 내려갈 수 있었지만 한국은 결국 1위를 수성하는데 성공했습니다.

이번 대회에서 메인오더를 맡은 '이노닉스' 나희주는 1위를 하고 나서도 기뻐하지 않았습니다. 인터뷰를 하러 돌아오는 길에, 박수를 치는 스태프들에게 "박수는 내일 받겠습니다"라고 말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오늘 1위를 해서 기분이 좋긴 하지만, 2019년이 떠오르기 때문에 웃을 수만은 없습니다. 2019년에도 2일차까지 1위였는데 마지막날 마지막 순간 러시아에게 따라잡히면서 아쉽게 2위를 기록했거든요.

그 기억이 너무 강렬해서 그런지 마음이 편하지만은 않습니다. 우승을 눈앞에서 놓친 상황이었기 때문에 다시는 그런 경험을 하고 싶지 않아 더 열심히 노력하고자 합니다."

최근 폼이 가장 좋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로키' 박정영은 솔직함을 무기로 최종 우승에 대한 의지를 다졌습니다. 너무 솔직한 이야기였기 때문에 인터뷰 현장이 웃음바다가 되기도 했습니다.

"저에게 가장 큰 동기부여를 주는 것은 상금입니다(웃음). 내일 우승하면 큰 상금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꼭 우승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겁니다.

개인적인 목표는 '페이커' 이상혁 선수가 가져간 상금 기록을 넘어서는 것입니다. 이 목표를 이룰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고, 당장 내일 우승이 첫걸음이라고 생각합니다."

오더가 처음은 아니지만, 오랜만에 메인오더를 맡은 만큼 '이노닉스'는 어느 때보다 부담감이 심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어려움을 극복하고 좋은 결과를 냈지만 이상하게도 '이노닉스'는 겸손한 모습이었습니다..

"처음 해본 메인오더가 아니기 때문에 긴장이 되지는 않지만 전략을 완전히 바꾼 상황에서 오더를 맡은 것이라 걱정이 됐어요. '서울' 선수와 피드백을 통해 어떻게 맞춰 나갈 것인지 의논하며 맞춰가고 있습니다.

그래도 이틀의 경기를 통해 많이 안정된 느낌입니다. 제가 잘해서라기 보다는 감독님께서 워낙 질 좋은 피드백을 주고 계시고 세명의 선수가 좋은 정보를 주고 있기 때문에 결과가 좋지 않았나 싶습니다."

'로키'도 오늘 경기에서 맹활약하는 모습을 자주 보였는데, 그 역시 자신이 잘해서가 아닌 동료들에게 모든 공을 돌렸습니다. 한국대표팀의 팀워크가 달리 좋은 것이 아닌 것 같습니다.

"그저 하던대로 했을 뿐인데 배틀그라운드 특성상 유리한 라인에서 교전을 많이 하다 보니 눈에 띄는 것 같습니다. 모든 공을 '오더'에게 돌리고 싶네요."

'이노닉스'의 말대로 2일차에서 1위를 했지만 아직 완전한 1위는 아닙니다. 마지막날까지 잘해야 웃는 자가 되기에 두 선수는 방심하지 않는 모습이었습니다.

"절대 방심하지 않을 것입니다. 두번의 PNC를 거치면서 마지막날 점수를 많이 가져가는 팀이 우승한다는 것을 경험했기 때문에 마지막날에 좋은 성적 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개인적으로는 항상 이긴다고 생각하고 경기에 임합니다. 그래야 100% 자신감을 가지고 좋은 경기를 할 수 있기 때문이죠. '이노닉스' 선수를 비롯해 다른 동료들과 합을 잘 맞춰 우승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이소라 기자 sora@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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